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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중국자본 공격받는 제주도 지킬까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4-09-26 20:3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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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희룡, 중국자본 공격받는 제주도 지킬까  
▲ 원희룡 제주도지사 <뉴시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6월 지방선거에서 5년 안에 제주의 경제규모를 현재의 2배인 25조 원으로 키우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원 제주지사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어 경제규모 25조 원 달성을 위한 ‘제주경제 활성화 정책방향’을 발표했다.

그는 “대규모 개발투자사업에 지역민들의 참여를 최대한 보장할 것”이라며 “관광객 증가와 관광개발투자의 경제효과가 제주경제를 활성화하도록 제도를 갖추고 행정력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원 지사는 시장 맞춤형 명품산업 육성, 제주형 창조산업 육성, 투명한 건설공사 집행, 물류대책 등을 경제활성화 대책으로 내놓았다.

그러나 원 지사의 계획에 대해 제주도민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다. 이달 초 도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25조 원 공약이 실현가능하다는 응답은 32%에 불과했다. 실현 불가능하다는 응답이 40%가 나왔다.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지난 7월 설문조사에서도 공약 실현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이라는 응답은 19.5%로 부정적이라는 응답 47%보다 현저히 적었다.

◆ 중국인 자본, 통제할 수 있을까

제주도민과 전문가들은 원 지사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무분별한 투기성 자본 차단을 꼽고 있다.

제주도는 부동산 투자이민제도 실시 이후 9천억 원이 넘는 외국인 투자가 이뤄졌다. 특히 6월 말 기준으로 도내 외국인 소유 토지 가운데 43.1%가 중국인 소유로 중국인의 투자가 가장 많다. 문제는 중국인들의 자본 가운데 투자와 투기를 구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원 지사에게 중국자본은 꼭 필요하다. 원 지사는 지난 25일 열린 한 포럼에서 “20~30년 뒤 중국경제가 고도성장기를 지나 안정성장기로 접어들 것”이라며 “중국의 요우커를 제주로 불러들인다면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원 지사는 무분별한 개발로 제주도에 피해를 주는 중국 투기자본에 대해 경고했다.

원 지사는 지난 15일 도의회에서 “개방시대에 외국인에게 토지나 이용권을 매각하는 것 자체를 막기 어렵다”면서도 ”제주의 자연과 토지에 대해서 주권보호 차원에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이른 시일 안에 구체적 대책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또 21일 중국 공산당 간부들과 만나 “중국의 투자가 제주도 환경을 파괴하면 도민정서를 해칠 수 있다”며 “제주도의 변화하는 정책에 중국기업과 긴밀하게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기업에 대해 정책이 불리하게 돌아설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원희룡, 중국자본 공격받는 제주도 지킬까  
▲ 원희룡 제주도지사 <뉴시스>
원 지사는 25일 포럼에서 “중국투자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투자를 유도하는 것”이라며 “단순한 분양형 숙박시설 투자가 아닌 콘텐츠가 있는 투명한 투자는 환영”이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전임 지사가 허가한 초고층 드림타워 사업에도 제동을 걸었다.

드림타워는 국내기업인 동화투자개발이 52%, 중국의 녹지그룹이 48%를 투자해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다.

원 지사는 초고층 건축물이 제주의 자연과 문화를 해칠 수 있다며 사업 인허가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원 지사는 “고도 문제 등 도민의 우려를 해소하지 않으면 건축허가를 직권취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사업 재검토는 권한을 남용하거나 투자를 위축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도민들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우범 새정치민주연합 제주도의회 의원은 “건축허가가 이뤄진 사안에 대해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다는 것은 법치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전임자의 결정을 번복하면 제주도의 신뢰를 떨어뜨린다”고 비판했다.

◆ “카지노 투명성 확보하겠다”

원희룡 지사는 정부의 경제활성화 정책에 역행하는 모습도 보였다.

원 지사는 박근혜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한 복합리조트 개발을 심사숙고하고 있다. 정부는 8월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해 제주도 서귀포의 신화역사공원 개발사업의 인허가를 신속히 지원해 관광분야 인프라를 확충하기로 했다.

문제는 이 관광단지 안에 카지노가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원 지사는 카지노에 엄격한 사전심사를 예고했다.

원 지사는 “카지노 건축의 사용목적과 운영계획을 신청단계부터 진실되고 충실하게 제시해야 할 것”이라며 “신청 당시 투명하게 제시하지 않은 내용을 나중에 추가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카지노가 제주도를 난개발해 가치를 떨어뜨릴 것을 우려했다. 그는 “제주도에 카지노를 짓는다고 선전하며 주가를 올리는 것이 보인다”며 “이런 개발에 대해 국제사회와 중앙정부에 명확하게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카지노를 국제기준에 맞게 투명하고 건전한 산업으로 육성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서라도 법과 제도, 감독기구 정비가 우선이라는 게 원 지사의 입장이다.

원 지사는 지난달 14일 “이미 제주도 내 카지노 8곳이 영업중이며 매출액이 2천억 원에 이르지만 투명하지 않게 운영되고 있다”며 “싱가포르나 라스베이거스처럼 엄격한 감독기구와 투명한 운영시스템부터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희룡, 중국자본 공격받는 제주도 지킬까  
▲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도내 카지노 감독기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원 지사의 이런 뜻에 따라 제주도는 카지노산업법을 제정하고 관련 법안을 정비하기로 했다. 또 싱가포르의 ‘카지노 규제청’과 비슷한 감독기구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카지노 감독기구가 설립되면 카지노 회계조사, 전산시스템 검사, 분쟁조정 등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원 지사는 또 신규 카지노를 설립하더라도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국한하고 내국인 카지노는 불허하겠다는 원칙도 고수하고 있다. 원 지사는 도의회에 출석해 “내국인 카지노는 시도 자체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것”이라며 “도민들의 뜻도 동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제주 신공항 유치는 적극적


원희룡 지사가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따로 있다. 제주 신공항 유치다.

국토교통부의 연구에 따르면 제주공항은 2018년께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기존 공항 확장과 신공항 건설을 두고 저울질하고 있다.

원 지사는 지난달 “조속히 제주공항 확충에 나서야 한다”며 “이왕이면 24시간 운영 가능하고 태풍에도 대응할 수 있는 신공항을 짓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예산이 10조 원에 달하지만 제주공항은 그 정도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부가 영남권 신공항을 재추진하기로 하면서 예산이 적게 드는 기존 공항 확장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이에 따라 자칫하면 신공항 건설이 지역적 정치적 논쟁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원 지사는 “영남지역의 동남권 신공항 때문에 제주공항을 뒤로 미루거나 규모를 축소해서 안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 예산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공항 건설에 민자를 유치하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신공항 프로젝트가 복합도시 기능으로 이어진다면 투자하겠다는 국내외 자본이 많다”며 “정부는 민자를 유치하면 운영권에 문제가 생길까 걱정하지만 부대시설 운영권으로 충분하다”고 강조한다.

원 지사는 제주 신공항이 동아시아 국제관광시장을 우리나라로 끌어오는 전략적 유입구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원 지사는 “제주 신공항은 30~50년 후를 내다보는 국가전략 차원에서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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