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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미국 진출로 셀트리온 추격할까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17-04-23 15: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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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에피스가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복제약) ‘렌플렉시스’로 미국에 진출한다.

고한승 사장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나스닥 상장도 준비하고 있는 만큼 렌플렉시스의 미국판매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미국 진출로 셀트리온 추격할까  
▲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
23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르면 올해 10월부터 렌플렉시스를 미국에서 판매할 수 있을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1일 미국식품의약국(FDA)로부터 렌플렉시스 판매허가를 받았다. 다만 미국 ‘바이오의약품 가격경쟁 및 혁신법(BPCIA)’에 따라 바이오시밀러 개발기업은 시판 180일 이전에 오리지널 제조사에게 이를 통보할 의무가 있어 6개월 뒤에 제품판매가 가능하다.

렌플렉시스는 미국 제약사 존슨앤존슨(J&J)의 바이오의약품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로 오리지날보다 저렴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레미케이드는 연매출 9조 원 이상을 내는 제품인데 지난해 12월 미국에 출시된 셀트리온의 ‘램시마’ 역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다.

고 사장은 자체 바이오시밀러의 첫 미국진출을 앞두고  “렌플렉시스의 미국 판매허가는 회사 창립 5년 만에 이룬 쾌거”라며 “이번 승인으로 현재 진행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의 매출확대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렌플렉시스가 미국시장에서 흥행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5월 렌플렉시스(유럽명 플릭사비)를 유럽에 출시했는데 매출 1억 원대라는 초라한 성적을 받았다. 반면 경쟁제품인 램시마는 지난해 유럽에서 40%대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약 6천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매출차이는 램시마가 렌플렉시스보다 약 1년 반 앞서 출시돼 선점효과가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셀트리온이 지난해 램시마 가격을 출시 당시보다 10% 정도 더 낮췄던 것도 렌플렉시스의 유럽진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바이오업계의 한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는 처방이 거듭될수록 임상데이터와 신뢰가 쌓여 선점효과가 큰 시장”이라며 “이 때문에 후발주자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유럽에서 렌플렉시스 판매를 확대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파악했다.

고 사장은 렌플렉시스의 미국출시를 최대한 서둘러 램시마를 추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올해 10월 렌플렉시스를 미국에 출시한다면 지난해 12월부터 판매된 램시마와 출시기일이 10개월 정도로 좁혀진다. 램시마가 유럽과는 달리 미국시장을 아직 장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해 볼만 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미국 진출로 셀트리온 추격할까  
▲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복제약) ‘렌플렉시스’.
고 사장은 렌플렉시스의 시장안착을 위해 미국 바이오업계의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고 사장은 미국교포 출신으로 노스웨스턴대에서 유전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오랫동안 미국 바이오업계에 몸을 담았다. 2000년 미국 바이오기업 다이액스 부사장으로 근무하며 회사의 나스닥 상장을 이끌기도 했다.

2000년 삼성종합기술원 상무로 영입되면서 삼성과 인연을 맺었고 2012년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를 맡고 있다. 신약후보물질(파이프라인) 확보와 연구개발(R&D) 등에서 성과를 내 2015년 12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고 사장은 신약후보물질을 확보할 때도 미국 쪽 네트워크를 이용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고 사장이 미국 바이오업계를 잘 파악하고 있고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는 점은 렌플렉시스의 미국판매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렌플렉시스의 미국판매는 글로벌제약사 머크(미국 MSD)가 담당한다. 고 사장은 제품을 출시한 뒤 머크와 지속적으로 협력하며 램시마와 경쟁하기 위한 초기 마케팅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 사장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나스닥에 상장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기 때문에 렌플렉시스의 성공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몇년 째 나스닥상장을 추진하고 있는데 자금상황과 국내경영 여건, 글로벌 경기침체 등을 이유로 계속해서 연기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6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476억 원, 영업손실 1002억 원을 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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