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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승부수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4-09-24 14: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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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랙베리,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승부수  
▲ 존 첸 블랙베리 CEO

“턴어라운드(실적개선) CEO는 응급실 의사와 비슷하다.”

존 첸 블랙베리 CEO의 응급처방이 블랙베리를 살려낼 수 있을까.

존 첸 CEO가 블랙베리의 회생을 위해 최신 스마트폰 ‘패스포트’를 중저가로 내놓는 승부수를 띄웠다.

블랙베리는 5년 전까지만 해도 북미시장 점유율 50%를 자랑했던 캐나다의 스마트폰 회사다. ‘오바마폰’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이제 삼성과 애플 등 스마트폰 공세에 맥을 못추고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블랙베리의 세계시장점유율은 0.6% 정도에 불과하다.

◆ 블랙베리, 새 야심작 ‘패스포트’ 출시

블랙베리가 24일 최신 스마트폰 ‘패스포트’를 출시했다. 미국시장 판매가격은 대당 599달러로 정해졌다.

존 첸 CEO는 “대당 700달러는 받아야 한다”고 제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경쟁제품과 차별화하기 위해 판매가를 낮췄다”고 말했다.

블랙베리는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중저가 전략을 선택했다. 애플의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가 각각 649달러와 749달러, 삼성전자 갤럭시S5의 미국시장 초기 판매가가 650달러 수준이다.

패스포트의 사양은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4.5인치 정사각형 화면에 블랙베리 특유의 쿼티 자판을 채용했다. 배터리가 36시간 지속되는 것도 장점이다. 수신율을 높이기 위한 대형 안테나도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베리가 가장 강점으로 내세우는 것은 보안성이다. 스마트폰 시큐리티 기능이 강화돼 ‘기업용’ 스마트폰으로서 이미지를 더욱 강조했다.

첸 CEO는 “패스포트의 큰 화면은 산업분야에 유용하다”며 “화면이 넓은 정사각형이어서 한 줄에 알파벳 60자까지 입력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패스포트는 캐나다 토론토 등에서 출시행사를 연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시장 출시는 1~2주 후가 될 것이라고 첸 CEO는 설명했다.

◆ 존 첸, 블랙베리 회생시킬까

업계는 블랙베리가 이번 신제품 출시로 스마트폰시장에서 실지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한다.

존 첸 CEO가 지난해 11월초 부임한 이후 사실상 첫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는 블랙베리 회생의 특명을 받은 뒤 대대적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블랙베리,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승부수  
▲ 블랙베리 '패스포트' <블랙베리 홈페이지>
첸 CEO는 일단 하드웨어 비즈니스를 과감하게 접었다. 자체 제조를 포기하는 대신 대만 소재 제조업체 팍스콘과 손을 잡았다.

생산과 재고 운영을 팍스콘에 넘기는 대신 블랙베리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에 집중했다. 모바일 보안 비즈니스가 수익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 7월 블랙베리는 모바일 도청관련 보안업체를 인수하는 등 사업구조를 대폭 조정했다.

첸 CEO는 “보안과 기업생산성이 블랙베리의 전문 분야”라면서 “보안, 사이버보안, 개인 신원보호가 주요 이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가 내놓은 처방이 블랙베리를 회생시키는 데 일조할 수 있을지에 대해 시장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시장조사기관 IDC말레이시아의 다니엘 팽은 “패스포트가 좋은 제품이지만 주류시장을 강타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대다수 소비자들이 안드로이드나 iOS와 같은 플랫폼 기반의 스마트폰을 대부분 보유한 상황”이라고 회의적 전망을 내놨다.

첸 CEO는 브라운대와 캘리포니아공과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공학도 출신 IT 1세대 이민자다.

지멘스, 버로우, 피라미드테크놀로지에서 임원을 거쳐 블랙베리로 영입되기 직전에 사이베이스CEO를 역임했다.

지난해 11월 블랙베리의 주가는 10.89달러로 첸 CEO가 영입되기 전보다 약 68%가량 상승하며 첸 CEO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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