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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하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환경단체 회원들이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당진에코파워 석탄발전소 승인 불허 촉구 기자회견에서 '석탄화력 발전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
SK가스가 조기대선 과정에서 미세먼지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SK가스는 당진에코파워를 통해 충청남도 당진시에 민간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대선후보들이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면서 SK가스가 이 사업을 본궤도에 올리기 힘들어질 가능성도 있다.
◆ 당진에코파워, 대선주자 미세먼지 공약으로 사업승인 미뤄져
16일 업계에 따르면 당진에코파워 발전소의 실시계획을 철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SK가스가 곤혹스런 처지에 몰리고 있다.
당진에코파워는 42만8141㎡의 부지에 580MW(메가와트)급 발전기 2개, 총 1160㎿(메가와트) 규모의 민간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한 뒤 운영하기 위해 동부그룹이 동부발전당진이라는 회사이름으로 2011년에 세운 법인이다.
SK가스는 2014년에 산업은행과 함께 3:1의 비율로 동부건설이 보유한 동부발전당진 지분 60%를 2010억 원에 인수한 뒤 회사이름을 당진에코파워로 바꾸고 민간석탄발전 사업에 뛰어들었다. SK가스는 2015년에 지분 6%를 추가로 취득해 모두 5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49% 지분은 한국동서발전(34%)과 산업은행(15%)이 소유하고 있다.
SK가스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당진에코발전의 실시계획을 승인하면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듯 했다.
하지만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이 석탄화력발전소의 매연이 미세먼지의 원인물질을 만들어낸다며 당진에코발전 실시계획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상황이 조금씩 변하게 됐다.
특히 19대 대통령 선거운동 과정에서 유력 대선후보들이 미세먼지 논쟁에 가담하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미세먼지로부터 안전한 생태국가’ 공약을 발표한 데 이어 탈핵생태특별위원회의 논평을 통해 당진에코파워의 건설계획 승인을 당장 취소할 것을 산업부에 요구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도 당진에코파워 논의에 불을 지폈다. 안 후보는 미세먼지를 줄이는 공약의 하나로 당진에코파워의 실시계획 승인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은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하면서 석탄화력발전소 신규건설을 전면 중단하고 공정률 10% 미만인 9기의 발전소 건설계획을 재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대선후보들이 석탄화력발전소 건립에 사실상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정부도 사업을 더이상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당진에코파워의 실시계획을 승인한 지 2주가 다됐지만 아직 승인고시를 내지 못하고 있다. 통상 일주일 안에 관련업무가 처리되는 점을 감안할 때 다음 정부에서 정책기조의 변경 가능성을 높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SK가스, 당진에코파워 부정적 여론에 당혹
SK가스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당진에코파워를 인수하며 사업다각화의 초석을 다져왔다. 국내 액화석유가스(LPG)을 수입·저장·판매하는 사업을 주력으로 했지만 국내 LPG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시각에서 추진됐다.
하지만 당진에코파워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몰려 사업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법률상 모든 요건을 만족해 사업을 적법하게 추진했는데 대선정국에서 암초를 만난 것이 억울하다는 입장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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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함윤성 SKD&D 대표이사, 이재훈 SK가스 대표이사, 김용진 한국동서발전 대표이사, 정진철 당진에코파워 대표이사가 13일 당진시에 신재생에너지 복합단지를 건설하는데 협력하겠다는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당진에코파워 관계자는 “미세먼지는 석탄화력발전소뿐 아니라 자동차 배기가스, 중국발 오염물질 유입 등 여러 이유가 있다”며 “환경영향평가협회 등으로부터 환경적인 문제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는데도 우리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몰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석탄화력발전소 건립을 위해 그동안 사업허가권 획득과 부지매입비, 기초공사 비용 등으로 2천억 원 넘게 사용했다며 이제 와서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면 모든 비용을 고스란히 손실로 떠안아야 할지도 몰라 걱정하고 있다.
당진에코파워는 석탄화력발전소 건립을 백지화하라고 요구하는 여론을 달래기 위해 당근책도 꺼내고 있다,
당진에코파워는 SK가스, 한국동서발전, SKD&D 등과 함께 13일 당진에서 환경오염물질 배출을 줄이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복합단지를 조성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사업은 당진에코파워의 모회사인 SK가스와 당진 화력발전소 1∼10호기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동서발전이 제안한 것이다. SK가스 관계자는 “이전부터 신재생에너지 복합단지 조성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주민들의 반대여론을 고려해 이번에 제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당진에코파워는 석탄화력발전소의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기 위해 당진에코파워 1, 2호기를 모두 친환경발전소로 짓겠다는 계획까지 내놨다. 회처리장과 비산탄진, 폐수방류가 없는 ‘3무 발전소’로 석탄화력발전소를 지어 기존 화력발전소보다 연간 96만 톤의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주민들은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현재 가동되고 있는 석탄화력발전소 59기 가운데 29기가 충청남도에 위치해 있고, 이 가운데 10기가 당진시에 밀집돼 있다. 당진시 석탄화력발전소의 발전규모는 모두 6040MW로 세계 최대규모다.
주민들은 석탄화력발전소 추가건립이 확정되면 환경오염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 뻔하다며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세워 발전소 건설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