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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성과연봉제, 조기대선 영향으로 임금협상에서 배제

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 2017-03-28 14:5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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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의 성과연봉제 도입이 조기대선의 영향을 받아 사실상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2016년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주요 시중은행의 노사는 각 직군별로 최소 1.7%에서 최대 4% 수준의 임금인상안에 합의했다.

  은행 성과연봉제, 조기대선 영향으로 임금협상에서 배제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제4대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가 꾸려지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산별교섭이 아닌 각 노조의 개별교섭을 통해 임금협상이 이뤄졌는데 성과연봉제 도입과 관련된 의견은 나누지 않았다.

사측은 협상과정에서 성과연봉제와 관련된 사항을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정국과 조기대선 국면에서 성과연봉제 도입의 속도를 조절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임금단체협상에서도 성과연봉제 도입을 포함한 논의는 조기대선을 전후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뒤 금융개혁의 추진동력이 떨어진 데다 주요 대선후보들이 성과연봉제 도입을 재검토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8일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제4대 출범식에서 “노사협의없는 박근혜 정권식 성과평가제에 단호하게 반대한다”며 “충분한 노사협의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성과연봉제 도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성남시장과 심상정 정의당 대표은 성과연봉제 즉각 폐지를 내세웠고 안희정 충남지사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성과연봉제의 평가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노조도 정권교체를 통해 성과연봉제 도입을 막아내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28일 성명서를 내고 “성과연봉제 도입 시도가 파탄낸 금융 산별 노사관계의 재구조화, 강압적 임금체계 변경에 따른 임금피크제 문제, 끊이지 않는 관치와 낙하산인사 등 바로잡아야 할 노동현안이 산적한 상황”이라며 “정권교체라는 시대적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더불어민주당 국민경선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들은 지난해 성과연봉제 도입안을 이사회에서 의결하는 등 사실상 정부의 뜻에 따라 추진했었던 만큼 성과연봉제 도입 여부와 시기를 두고 대선의 향방을 살필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들이 올해 초부터 성과연봉제를 도입하지 않고도 성과주의 문화를 확산시키는 방안을 찾고 있다는 점도 올해 성과연봉제 도입이 중단될 것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신한은행은 ‘신한 아너스클럽’을 만들어 임금피크제와 성과연봉제를 결합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직원 가운데 성과가 좋은 직원을 선호 부서로 보내주거나 자율경영 지역본부제도를 도입하는 등 새로운 성과주의 제도를 도입했다.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성과주의 문화를 도입해야 할 필요성이 높다는 판단 아래 ‘유사 성과연봉제’로 평가되는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표한 ‘은행그룹의 비용구조가 경영성과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인건비 증가율은 총이익 증가율을 웃돌고 있다. 10년 동안(2005년~2015년) 국내은행의 연평균 인건비 증가율은 3.9%로 은행의 이익증가율인 1.9%보다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국철도노동조합 등 5곳의 공공기관 노조가 낸 성과연봉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인 점도 은행권의 성과연봉제 논의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올해 성과연봉제 도입이 중단되면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가 이른 시일 안에 재구성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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