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정치권에서 금호타이어의 해외매각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져 큰 부담을 안게 됐다.
채권단은 20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할지를 놓고 표결을 하기로 했는데 정치권의 압박이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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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19일 성명을 통해 “광주·전남 토종기업인 금호타이어에게 불공공정한 매각 추진을 놓고 국민의당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금호타이어 매각 추진은 광주·전남의 자존심을 훼손하고 지역경제와 국민경제는 물론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위험천만한 일”이라며 “중국의 경제보복이 극심한 이때 정작 인수를 강력하게 희망하는 박삼구 개인에게는 컨소시엄 구성을 허락지 않고 중국 더블스타에게만 컨소시엄 구성 등의 특혜를 줘 방산기술과 상표권 등이 고스란히 유출될 수도 있는 위험을 감수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박삼구 개인에게도 우선권자로서 매각 관련 정보는 물론 컨소시엄을 구성할 기회를 줘야 한다”며 “먹튀가 염려된다면 계약조건에서 먹튀 방지책을 마련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은 국회 정무위 등 관련 상임위원회를 소집해 금호타이어 매각 추진과정에서 산업은행의 불공정행위를 따지고 시정을 촉구하기로 했다.
유력 대선주자들도 일제히 금호타이어의 해외매각을 반대한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문재인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금호타이어 매각은 단순히 금액만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다”며 “채권단은 국익과 지역경제,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신중하게 매각을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희정 충남지사 측도 논평을 통해 “방산업체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는 평가기준과 절차상 하자를 고려할 때 재입찰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며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해달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했으나 주주협의회는 이를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며 비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페이스북에서 “제2의 쌍용차 사태를 막아야 한다”며 “정부는 금호타이어 협력업체와 노조가 참여하는 민관합작펀드를 구성해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수 있도록 지원하라”고 촉구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도 19일 대선 출마 출정식을 앞두고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금호타이어의 해외매각을 반대하고 고용승계가 확실히 이뤄져야 한다”며 “하이닉스가 SK그룹에 국내 매각됐듯이 금호타이어도 우리나라 안에서 조정이 이뤄져 타이어산업을 더욱더 발전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20일 박삼구 회장의 요구를 받아들여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인수방안을 허용할지를 놓고 표결에 들어가기로 했다.
박 회장이 최근 금호타이어 매각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까지 예고하고 나서자 채권단도 컨소시엄 구성 관련 안건을 논의하지 않겠다는 기존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의결권 기준 75% 이상이 동의하면 박 회장에게 컨소시엄 구성이 허용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