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MBK '벼랑 끝' 홈플러스 책임론 사실상 외면, 민주당 국민연금 투자금 회수 거론

▲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MBK파트너스-메리츠 경영진 간담회'발언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자금 지원 논의가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 사이 입장 차이만 재확인하고 끝났다.

더불어민주당은 두 회사가 홈플러스 회생보다 청산 과정에서 얻을 이익을 우선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며 국민연금을 통한 MBK 투자금 회수 가능성까지 거론하는 등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MBK는 홈플러스 문제만 잘 해결하면 대한민국에서 사모펀드 영업을 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절대 그렇지 않다"며 확실하게 제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9일 오전 국회는 MBK파트너스 이슈로 바쁘게 돌아갔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주최로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MBK파트너스-메리츠 경영진 간담회'와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간담회가 연달아 열렸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이사는 홈플러스 긴급운영자금 조달 방안을 논의했다. 홈플러스는 3일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받았다. 다만 2천억 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을 조달해 20일까지 즉시항고하면 법원이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간담회 시작 전 “홈플러스는 벼랑 끝에 서 있다”며 “20일까지 항고하지 못하면 협력업체, 입점업체 등 1만3천여 명의 노동자와 그 가족들, 지역 상권까지 합쳐 10만 명에 이르는 민생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이 “1천억 원이 결코 작은 금액은 아니지만 그동안 홈플러스로 얻은 수익과 앞으로 잃게 될 사회적 신뢰를 고려하면 메리츠와 MBK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는 자리가 아니라 해법을 찾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간담회에서도 두 회사의 입장 차이만 다시 확인됐다. MBK파트너스는 메리츠금융이 2천억 원을 집행해야 그 가운데 1천억 원에 대한 보증서를 제출하겠다고 했으며 메리츠금융도 MBK파트너스의 보증 하에 1천억 원에 대해서만 대출을 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민 의원은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1천억 원을 보증한다고 해서 긴급운영자금 2천억 원 가운데 나머지 1천억 원만 해결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MBK파트너스에 보증서류 제출을 요구하니 메리츠금융이 2천억 원 대출을 해줘야 보증서를 내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두 회사가 홈플러스 회생보다 청산 과정에서 얻을 이익을 우선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주가 지나도 자금 마련이 안 되면 일단 먼저 항고를 하고 2심을 진행하면서 2천억 원을 마련하는 방안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MBK는 항고를 안 할 것처럼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1채권자인 메리츠금융을 향해서도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졌다.

민 의원은 “메리츠금융도 홈플러스 회생과 관련해서 단 1원이라도 낸 게 없다. 나중에 청산이 되면 후순위(채권자)들을 위해 이자 감면의 여지가 있다고만 했다"고 했다.  

이어 “메리츠금융이 담보 가치를 보수적으로 책정해 MBK의 추가 대출이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며 “조금이라도 손해 가능성이 있다면 절대 움직이지 않겠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남근 의원도 “메리츠금융은 홈플러스가 정산 절차를 밟으면 '최대한' 지연이자를 받지 않겠다고 했는데 조건이 되면 20%에 이르는 지연이자를 받겠다는 뜻 아니냐”며 "홈플러스 청문회에서 의도적으로 두 회사가 홈플러스를 청산으로 몰고 가려고 했던 점이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현장] MBK '벼랑 끝' 홈플러스 책임론 사실상 외면, 민주당 국민연금 투자금 회수 거론

▲ 9일 오전 9시20분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주최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간담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비즈니스포스트>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국민연금을 통한 압박 카드도 꺼내 들었다. 을지로위원회는 이날 국민연금공단과도 간담회를 열고 MBK파트너스 투자금 회수, 위탁운용사 자격 관리 강화 등을 논의했다.

민 의원은 “국민연금공단의 분명한 입장 표명이 MBK파트너스에 큰 압박이 될 것”이라고 했으며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도 “문제의 심각성과 사안에 대해 상당 부분 동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국민연금과 MBK 사이 위탁계약서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제재를 받을 경우 국민연금이 투자금 회수나 추가 투자 제한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2일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상환전환우선주 조건 변경 과정에서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의 이익을 침해했다고 판단해 직무정지 중징계를 의결했다.

김 의원은 “금감원 제재가 확정되면 국민연금이 MBK파트너스로부터 1조2천억 원을 회수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국민연금에 손실이 나지 않고 다른 출자자들의 동의가 있으면 회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MBK파트너스가 운용하는 사모펀드 11개에 투자했다. 이 가운데 2개는 청산이 완료됐고 2개는 청산 중이며, 나머지 펀드에 남아 있는 투자금은 약 2조2천억 원 규모다.

의원들은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국민연금이 사모펀드 등 대체투자에도 ESG 원칙과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가 수탁자로서 투자 기업이나 위탁운용사의 의사결정을 감시하고, 필요하면 의결권 행사나 대화 등을 통해 장기적 투자자 이익과 사회적 책임을 지키도록 하는 원칙을 말한다.

위탁운용사 선정시 뿐 아니라 자금 운용 과정에서도 사회적 책임과 투자자 보호 여부를 더 철저히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뿐 아니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대해서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며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 활용해 사모펀드의 일탈 및 방종 행위를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사안의 심각성을 들어 국민연금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쿠팡의 김범석 의장과 함께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고 약탈적 경영의 대표적 인물”이라며 “국민연금이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사회적 역할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국민적 동의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