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명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6년 6월29일 청와대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기업 투자계획 발표 후 손을 잡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정부가 이러한 투자 계획을 주도한 것은 메모리반도체가 석유와 유사한 수준의 전략자산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6월30일(현지시각)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투자자들은 지난 2년에 걸쳐 인공지능 버블 여부를 두고 논쟁을 벌였다”며 “이에 대해 한국이 분명한 답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남에 모두 800조 원 규모의 반도체 산업단지를 구축하겠다는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AI 시장 성장에 확신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포브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반도체가 인공지능 시장 상황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이들의 투자 발표에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분야의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앞으로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점을 다시금 확인해준 셈이기 때문이다.
포브스는 시장에서 우려하는 AI 버블 붕괴가 지금의 시장 흐름과 큰 차이가 있다고 바라봤다.
특정 산업이 ‘버블’ 국면에 접어들면 일반적으로 핵심 인프라 또는 상품의 수요 대비 공급이 빠르게 늘어나는 특징이 있지만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공급 부족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메모리반도체 특성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설비 투자가 단기간에 공급 증가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산업단지 구축은 결국 인공지능 관련 시장의 중장기 성장 전망에 긍정적 신호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포브스는 한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단지 구축을 비롯한 투자 계획을 주도하고 있다는 데도 큰 의미가 있다고 바라봤다.
정부가 메모리반도체 공장과 같은 인공지능 핵심 인프라를 국가의 전략 자산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뚜렷이 보여준다는 것이다.
포브스는 정부 주도 메모리반도체 산업단지 구축이 미국이나 중동의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와 유사한 선상에 있다고 진단했다.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공장.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메모리반도체를 비롯한 인공지능 시대 핵심 기술은 국가들 사이 경쟁에도 중요한 요소인 만큼 이번 산업단지 구축이 한국의 경쟁력에 장기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는 예측도 제시됐다.
포브스는 정부가 메모리반도체를 전략 산업으로 육성한다면 단기적 실적 악화와 같은 이유로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은 낮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포브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투자가 시장에 반드시 메모리반도체 관련주 매수 신호를 보내는 것은 아니라는 경고도 내놓았다.
메모리반도체 산업 특성상 호황과 불황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사이클 효과를 피하기 어렵고 주가도 자연히 업황 변화에 맞춰 큰 변동성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공지능 시장의 최전선에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형 산업단지를 구축하는 것은 중장기 수요에 낙관적 전망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인공지능 버블 붕괴에 따른 반도체 업황 악화 우려는 시장 일부에서 나오는 ‘소음’에 불과하다는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포브스는 “메모리반도체 품귀 현상 장기화와 한국 정부의 반도체 설비 전략자산화, 고객사의 물량 선점 경쟁 등은 모두 인공지능 열풍이 허깨비에 불과하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한다”고 결론지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