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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실적 불안, 도시바 반도체 인수 더욱 절실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03-02 15: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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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D램 업황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우면서 SK하이닉스가 올해 거둘 실적을 놓고도 증권사의 전망이 계속 엇갈린다.

낸드플래시 경쟁력 확보가 점점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며 일본 도시바가 매각을 추진하는 낸드플래시사업 경영권 확보에 대규모 투자를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도현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2일 “SK하이닉스는 양호한 반도체수요와 기술경쟁력 개선효과로 올해 큰폭의 실적성장이 예상된다”면서도 “2분기부터는 업황악화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 실적 불안, 도시바 반도체 인수 더욱 절실  
▲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도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7조8130억 원에서 6조9840억 원으로 낮춰 잡았다. 목표주가도 6만5천 원에서 5만4천 원으로 하향했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등 글로벌 경쟁업체들이 2분기부터 일제히 D램과 낸드플래시 증설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계속 좋을 것으로 보기 힘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D램의 수요둔화 가능성을 충분히 염두에 두고 있어 올해 증설투자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하지만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의 전략변화에 따라 D램 수요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 연구원은 “오포와 비보 등 중국업체들은 올해도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D램 등 부품구매에 나설 것”이라며 “하지만 성장목표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하반기부터 재고조정에 나서며 물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D램의 최대 수요처인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생산량을 줄이면 D램 공급과잉이 발생하며 평균가격이 크게 하락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이런 현상을 겪어 실적이 크게 후퇴했다.

이 연구원은 “D램의 수요급증을 이끌 자율주행차와 가상현실 등 신산업은 3~5년 뒤에나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며 “당분간은 스마트폰업체의 변화에 반도체업황이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등 반도체기업들은 모두 D램 업황악화 가능성에 대응해 낸드플래시의 매출비중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낸드플래시는 D램과 달리 가격변동이 크지 않고 서버분야 등에서 활용도가 더 높아 꾸준한 수요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역시 낸드플래시 기술력에서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경쟁업체보다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비교적 생산능력이 떨어져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글로벌 낸드플래시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도시바, 웨스턴디지털과 마이크론에 모두 밀려 점유율 5위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일본 도시바가 매각을 추진하는 낸드플래시사업 지분에 SK하이닉스가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경영권을 확보하며 경쟁력 확보에 더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높아지고 있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낸드플래시를 인수하면 단숨에 세계 2위업체로 올라서며 시장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며 “적극적으로 인수에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 연구원은 인수전에 뛰어든 중국 칭화유니그룹과 대만 홍하이그룹 등이 도시바의 경영권을 확보할 경우 대규모 투자로 생산능력을 강화하며 SK하이닉스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더 약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2월 도시바가 20%의 지분매각을 추진하자 인수제안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100%의 지분과 경영권 양도 프리미엄으로 매각조건이 변경되자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실적 불안, 도시바 반도체 인수 더욱 절실  
▲ 일본 요카이치의 도시바 낸드플래시 생산공장.
이 연구원은 “도시바 전체지분 인수에 24~26조 원의 자금이 필요한 만큼 SK하이닉스의 여력에 우려가 나올 수 있다”며 “하지만 인수효과를 고려하면 재무적투자자와 함께 참여하는 등의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의 지분인수에 ‘올인’ 할 경우 D램 미세공정전환 등에 투자를 벌일 여력이 부족해져 경쟁력이 더욱 약화할 수 있다. 결국 낸드플래시 중심기업으로 완전히 변신하는 ‘도박’을 벌이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경쟁업체에 인수기회를 빼앗길 경우 낸드플래시시장에서 지배력 확보가 어려워져 D램에 더욱 오래 의존할 수밖에 없다.

궈타이밍 홍하이그룹 회장은 1일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디스플레이공장 기공식에서 도시바 낸드플래시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하며 공장증설 등 적극적인 사업확대를 예고했다.

궈 회장은 “홍하이그룹은 경영난에 빠진 샤프를 인수해 되살려낸 경험이 있다”며 “충분한 자금력 외에도 글로벌 유통기반 등 도시바가 지분매각을 고려할 만한 여러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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