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한진만 인텔 파운드리 부활에 긴장, '수율' '가격'으로 2나노 대형 고객사 확보전 우위 지킨다

▲ 인텔이 18A(1.8나노급) 파운드리 양산 수율을 빠르게 끌어올리면서,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이 미국 빅테크 고객사를 유치하기 위해 더 치열한 경쟁 상황을 맞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인텔이 18A(1.8나노급) 공정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수율(완성품 비율)을 빠르게 끌어올리변서,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대형 고객사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인텔은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받고 있는 만큼,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인텔 파운드리를 활용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은 2나노 수율을 서둘러 안정화하는 동시에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테슬라에 이은 추가 파운드리 고객사 확보에 주력할 전망이다.

25일 반도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인텔이 2025년 하반기 양산을 시작한 18A(1.8나노급) 공정의 수율을 빠르게 끌어올리면서,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이 부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8일(현지시각) CNBC의 증시 프로그램 '매드머니'에 출연해 "처음 인텔을 맡았을 때 18A 공정 수율은 좋지 못한 상태였다"며 매월 7~8% 수준의 수율 개선을 이루는 것이 이상적 기준인데, 현재 인텔이 정확히 그 목표를 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율이 안정화되면서 미국 빅테크로부터 수주도 가사화하고 있다. 이미 애플과는 TSMC에서 생산하던 일부 물량을 가져오는 예비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립부 탄 CEO는 "올해 하반기 다수의 외부 고객사들로부터 최종 확약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의 부활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에는 큰 부담이다.

미국에서 테슬라에 이어 2나노 대형 고객사를 찾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미국 정부를 등에 업은 인텔과 수주 경쟁을 벌이는 것이 쉽지 않은 과제다. 인텔은 지난해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을 받는 반대 급부로 지분 10%를 미국 정부에 넘겼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22조7647억 원 규모의 2나노 수주를 따낸 테슬라도 AI 칩 생산 프로젝트 '테라팹'에서는 인텔과 손을 잡았다.

게다가 인텔은 팬서레이크 등 자체 중앙처리장치(CPU)를 1.8나노로 제조하고 있어, 파운드리 양산력 측면에서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텔이 전 세계 PC CPU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1.8나노 CPU 생산 물량을 확대함으로써, 경쟁사보다 더 빠르게 수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이다.

일본 경제 매체 닛케이아시아는 "인텔은 노트북과 PC 제조업체들에게 새로운 18A 프로세서 사용을 확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 한진만 인텔 파운드리 부활에 긴장, '수율' '가격'으로 2나노 대형 고객사 확보전 우위 지킨다

▲ 삼성전자의 2나노 파운드리는 웨이퍼 당 가격이 2만 달러 수준으로, 인텔의 1.8나노와 TSMC의 2나노 대비 가격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한진만 삼성전자 사장도 미국 빅테크 고객사를 추가로 유치하기 위해 파운드리 2나노 수율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삼성 파운드리는 갤럭시S26 시리즈에 들어가는 모바일 프로세서(AP) '엑시노스2600'를 2나노 1세대 공정으로 만드는 데 이어 차세대 AP '엑시노스2700'을 2나노 2세대 공정을 활용해 제조하며 수율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삼성전자의 2나노 수율은 50%~60% 수준으로, 올해 안에 70%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삼은 것으로 파악된다.

한 사장은 수율 개선을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 퀄컴, AMD로부터 2나노 수주를 노리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메타, 브로드컴 등으로부터 주문형 반도체(ASIC) 수주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우성 LS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에서 실적 개선보다 중요한 것은 선단 공정에서 반복 가능한 양산 경험과 고객 신뢰가 축적되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인텔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더 높다는 것은 삼성 파운드리의 강점이다.

대만 TSMC의 2나노 공정과 인텔의 1.8나노 공정은 웨이퍼 1개 당 약 3만 달러(약 4500만 원)의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삼성전자의 2나노 파운드리는 웨이퍼 당 가격이 2만 달러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메모리 가격이 폭등하고 있어, 첨단 파운드리의 가격 상승은 주요 고객사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함께 파운드리 서비스를 함께 제공함으로써 고객사 비용 부담을 줄여주는 동시에 메모리 수급 불확실성도 낮춰줄 수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최근 대만 팹리스(반도체 설계기업) 미디어텍 본사에서 릭 차이 최고경영자(CEO)와 만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새로운 파운드리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미디어텍은 그동안 TSMC에 파운드리를 맡겨왔으나, 비용 부담이 점차 커지고 있다. 미디어텍의 가장 큰 무기는 경쟁사 대비 저렴한 가격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차선책으로 검토할 필요가 커진 셈이다.

허성규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2025년 기준 매출 17조6천억 원에서 외부 고객 기준 약 4조 원 안팎의 추가 매출 기회를 갖고 있다"며 "테슬라와 같이 파운드리 이원화 비율이 늘어날 경우 예상 매출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