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현대차그룹 양재동 사옥 새단장, 정의선 "좋은 차 만들려면 직원들이 편하게 일해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4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울 양재 사옥에서 열린 ‘로비 스토리 타운홀’ 행사에서 임직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좁은 공간에서 불편한 자세로 일하는 직원에게 편한 자동차 시트를 만들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14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양재사옥에서 열린 ‘로비 스토리 타운홀’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00년 양재사옥에 자리를 잡았다. 사옥 로비는 품질평가실과 품질상황실이 위치하고, 신차가 전시되는 등 그룹의 주요 가치를 공유하는 장소로 역할을 해왔다.

양재사옥 로비는 2024년 5월 개보수(리노베이션)를 시작해 1년11개월 동안 공사를 하고, 지난 3월 초 다시 오픈했다.

리뉴얼 공간은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이며, 면적은 실내와 옥외를 포함해 약 3만6천㎡(1만890평)로 축구장 5개를 합친 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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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그룹 양재 사옥 1층에는 그룹 유산(헤리티지)를 모아놓은 전시 공간이 마련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번 행사에는 정 회장과 장재훈 현대차그룹 완성차담당 부회장, 서강현 서강현 기획조정담당 사장, 최준영 정책개발담당 사장, 성 김 전략기획담당 사장, 박민우 첨단차플랫폼(AVP)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이사 사장 등이 참석했다.

정 회장과 로비 기획에 참여한 담당자들이 단상에 올라 리노베이션 배경을 소개하고 임직원들의 현장 질문도 이어졌다.

정 회장은 로비를 새롭게 단장하게 된 계기에 대해 “짧은 대화 하나가 새로운 생각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정보를 나누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일이 더 잘 풀릴 수도 있다”며 “일하는 환경이 바뀌면 우리가 일하는 방식도 조금씩 달라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데스크나 회의실이 아니더라도 로비나 다양한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고 교류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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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재동 사옥 곳곳에 설치된 테이블과 카페에서는 노트북을 켜고 업무를 보는 직원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실제 사옥 곳곳에 설치된 테이블과 카페에서 삼삼오오 모여 노트북을 켜고 업무를 보는 직원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리노베이션 과정을 아우르는 키워드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정 회장은 “로비 리노베이션을 준비하며 가장 많이 생각했던 키워드는 소통이었다”며 ”소비자를 더 잘 이해하려면 우리 스스로 더 유연해질 필요가 있으며 보다 협업하고, 경계를 낮추고, 열린 방식으로 일해보자”고 말했다.

그는 “양재 본사는 우리에게 오랜 시간 함께해 온 집과 같은 곳”이라며 “25년 넘게 이곳에서 많은 고민과 결정이 있었고, 그 과정 하나하나가 지금의 현대차그룹을 만들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그 중심에는 항상 여러분이 있었고, 결국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은 사람”이라고 했다.

1층 로비는 고대 그리스 광장을 모티브로 한 계단형 라운지인 아고라를 중심으로 임직원이 자연스럽게 모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아고라를 중앙에 두고 미팅 및 휴식 용도로 사용이 가능한 라운지와 각종 전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오픈 스테이지’, 카페, 옥외 정원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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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그룹 서울 양재동 사옥 1층부터 3층까지는 수직으로 넓게 개방된 아트리움(천장이 유리 등으로 넓게 열려 있는 공간)을 적용, 식물과 나무가 곳곳에 배치됐다. 한국 조경설계 분야를 개척한 1세대 조경가 정영선 교수와 협업해 실내 조경을 완성했다. <비즈니스포스트>

1층에서 3층까지 수직으로 넓게 개방된 아트리움(천장이 유리 등으로 넓게 열려 있는 공간)을 활용해 식물과 나무를 곳곳에 배치하는 등 채광과 조경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한국 조경설계 분야를 개척한 1세대 조경가 정영선 교수와 협업해 실내 조경을 완성했다.

1층에는 로봇 스테이션을 설치해 첨단 로비 환경도 구현했다. 조경 관리용 로봇 ‘달이 가드너’와 배송 로봇 ‘달이 딜리버리’, 의전 및 보안용 사족로봇 ‘스팟’ 등이 도입됐다.

달이 가드너는 로비 곳곳에 배치된 식물과 나무에 물을 공급하며, 달이 딜리버리는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를 통해 이동해 음료 및 디저트를 배송한다. 스팟은 사옥을 순찰한다.

달이와 스팟은 배터리 충전량이 떨어지면 스스로 충전기로 이동해 배터리를 충전한다.
[현장] 현대차그룹 양재동 사옥 새단장, 정의선 "좋은 차 만들려면 직원들이 편하게 일해야"

▲ 조경 관리용 로봇 ‘달이 가드너’가 사옥을 돌아다니며 식물에 물을 주는 모습(왼쪽)과 사옥을 순찰하는 의전 및 보안용 사족로봇 ‘스팟’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2층에는 미팅룸 17개가 마련됐다. 시간대별로 예약해 직원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임직원이 다양한 자료를 열람하며 새로운 아이디어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도록 기존 사내 도서관도 재개장했다. 일본 유명 서점이자 복합 문화공간인 ‘츠타야 서점’의 운영 주체인 CCC(Culture Convenience Club)와 협업해 주제별로 추천된 도서를 제공한다.

정 회장은 사내 도서관 리뉴얼 기획 파트너로 CCC를 추천한 배경에 대해 “츠타야 서점은 개인적으로도 일본을 방문했을 때 자주 찾는 곳”이라며 “단순히 서점이라기보다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공간이라 우리에게 도움이 많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층과 3층 두 개 층에 걸쳐 자리잡은 그랜드홀은 다목적 홀로 개편됐다. 대형 스크린과 전문 음향 및 조명 설비를 들여 문화 공연과 세미나 등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평상시 수납이 가능한 가변형 무대와 좌석을 도입해 각종 행사에 유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직원들이 하반기부터는 그랜드홀을 결혼식에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결혼식장으로 무료로 이용할 수 있을지 직원들 기대감이 높다”며 웃었다.
[현장] 현대차그룹 양재동 사옥 새단장, 정의선 "좋은 차 만들려면 직원들이 편하게 일해야"

▲ 임직원이 다양한 자료를 열람하며 새로운 아이디어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도록 기존 사내 도서관도 재개장했다. 일본 유명 서점이자 복합 문화공간인 ‘츠타야 서점’의 운영 주체인 CCC(Culture Convenience Club)와 협업해 주제별로 추천된 도서를 제공한다. <비즈니스포스트>

3층에는 ‘러닝랩’을 설치해 교육, 강연, 원데이클래스 등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외국인 임직원 비율이 증가해 회화 교육에 대한 국내 임직원 수요가 높아지면서 기존 외국어학습센터도 확장했다.

4층에는 야외 정원이 들어섰다. 트랙과 철봉 등 간단한 운동 설비를 갖췄으며, 계단식 좌석 등을 설치해 산책을 하고 쉴 수 있는 장소로 완성됐다.

지하 1층에 위치한 식당은 한식, 일식, 이탈리안, 샐러드 등 폭넓은 메뉴를 갖췄다.

정 회장은 “정주영 창업회장은 과거 식사에 대해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고, 푸짐한 식사를 내놓던 문화가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며 “현대차 공장이나 회사에서 제공하는 음식들은 경쟁사 어느 곳과 비교해도 더 나은 수준으로 준비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사옥에는 스스로 혈당을 체크할 수 있는 기기뿐만 아니라, 피트니스 시설, 오락 시설 등도 마련돼 있다. 지하에 위치한 편의점은 24시간 운영된다.

정 회장은 임직원들이 바뀐 사옥을 어떻게 활용했으면 좋겠는지에 대해 “새로 바뀐 사옥이라고 해서 깨끗하고 사용하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편하게 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아무 부담 없이 마음껏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