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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진, 기업은행 보유 KT&G 지분 매각 놓고 고심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17-02-27 16: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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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이 올해 안에 KT&G 지분 전량을 매각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지만 매각시기와 방식 등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 기업은행, 올해 안에 KT&G지분 전량 매각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7일 “기업은행이 23일 보유한 이마트 주식을 매각하면서 상장은행의 유가증권 관련 추가이익을 놓고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파악했다.

  김도진, 기업은행 보유 KT&G 지분 매각 놓고 고심  
▲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시중은행들은 내년부터 IFRS9와 바젤Ⅲ 등 새로운 규제가 적용되면서 보유주식 처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 국제회계기준 IFRS9의 도입으로 매도가능지분을 매각할 때 평가손익이 대차대조표 상 순이익으로 계상되지 않아 주식매각에 따른 순이익 증가효과가 사라진다.

바젤III에 따라 상장주식의 위험가중치가 현재 100%에서 300%로 늘어나는 점도 부담이다.

은행은 BIS자기자본비율을 산출할 때 분모에 위험을 반영한 위험가중자산(RWA)을 적용하고 있는데 상장주식의 위험가중치가 높아질 경우 분모가 커지며 BIS자기자본비율이 떨어지게 된다.

시중은행들이 올해 보유주식을 매각하게 되면 순이익 증가와 자본비율 개선효과를 볼 수 있는 셈이다.

시중은행 가운데 기업은행이 보유주식 매각으로 가장 큰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은행은 1998년 정부 출자로 KT&G 지분 951만485주(6.9%)를 보유하고 있는데 현재 주가 수준에서 KT&G 지분을 매각할 경우 7500억 원가량의 매각이익을 얻을 것으로 분석된다.

KB국민은행이 기업은행 다음으로 큰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데 보유하고 있는 SK와 포스코 지분 등을 처분할 경우 기업은행의 60% 수준인 4천억 원대의 매각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은행은 2015년 2월 이사회에서 KT&G 지분매각을 결정한 뒤 올해 안에 지분 전량을 매각할 계획을 세웠다.

김도진 행장은 최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2017년 말까지 KT&G 지분 전량을 매각할 것”이라며 “시장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매각시기와 가격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KT&G 지분 매각과 관련한 김 행장의 고심

김 행장은 KT&G의 매각규모가 큰 만큼 매각시기와 방식 등을 놓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행장이 분기별 손익상황을 따져가며 KT&G 지분을 분할매각할 가능성이 나온다.

분할매각할 경우 순이익을 한 분기에 몰아서 인식하지 않아도 돼 분기별 손익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김도진, 기업은행 보유 KT&G 지분 매각 놓고 고심  
▲ 서울 을지로 IBK기업은행 본사.
하지만 KT&G 주가 하락의 위험성도 동시에 안을 수 있다. 기업은 보통 블록딜 형태로 대량의 지분을 처분하는데 이때 기업은 기관투자자 등에게 일정부분 할인율을 적용해준다.

기업은행은 23일 이마트 지분을 처분할 때도 당일 이마트 주식의 종가인 21만5천 원에 4.2%의 할인율을 적용해 20만6천 원에 지분을 매각했다.

KT&G 지분을 나눠서 매각할 경우 얼마 뒤 있을 다음 매각 할인율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시장에서 KT&G 주식을 사고자 하는 동기가 줄어들 여지가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김 행장이 KT&G 주식을 한번에 매각하는 것도 부담이다.

분기별 적절한 이익 안배를 할 수 있는 카드가 사라지는 것은 물론 대규모 물량을 한번에 소화할 투자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김 행장이 지난해 12월 말 행장에 올라 사실상 올해부터 경영능력을 본격적으로 평가받는다는 점에서 고심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업은행이 올해 KT&G 지분을 매각할 경우 연결기준으로 1조8천억 원이 넘는 순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보다 순이익이 50% 넘게 늘어나는 것이다.

김 행장이 올해 KT&G 매각으로 깜짝실적을 낼 경우 임기 첫해 실적은 좋을 수 있지만 2018년부터 기저효과에 따른 실적후퇴에 대한 부담감을 안을 수 있다.

KT&G지분을 매각하는 동시에 앞으로 발생할 일회성비용 등을 미리 인식해 이익을 조정할 가능성이 나온다.

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종종 이익규모를 줄이기 위해 대규모 인건비와 충당금 등 일회성비용을 미리 인식해 비용으로 처리하기도 한다.

타당한 이유에 따라 충당금을 미리 설정해 비용처리한 뒤 실제 비용이 발생하지 않으면 그때 시점에서 충당금이 환입되며 수익으로 인식된다.

예를 들어 기업은행은 모뉴엘 사건과 관련해 1심 결과에 따라 추가충당금 300억 원가량을 쌓을 가능성이 나오는데 충당금을 추가로 쌓을 경우 당시는 비용으로 인식되지만 항소심 등에서 재판결과가 달라지면 충당금 환입으로 수익이 발생하게 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2018년 바젤3 도입 등에 따라 올해 안에 KT&G 지분을 매각한다는 큰틀만 잡아 놓은 상태”라며 “어떤 시기에 어떤 방식으로 매각할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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