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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삼성물산 주식투자에서 '쓴맛' 봐 4분기 순손실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7-02-27 15:3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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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진 KCC 회장은 재계에서 ‘투자의 달인’으로 통한다. 하지만 정 회장도 지난해에는 본업이 아닌 투자에서 적지 않은 ‘쓴맛’을 봤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KCC는 올해 종합인테리어브랜드인 홈씨씨 인테리어 매장 확대에 속도를 낸다. KCC는 경기도 일산 장항점에 이어 올해는 덕양점과 수원에도 매장을 추가로 연다.

  KCC, 삼성물산 주식투자에서 '쓴맛' 봐 4분기 순손실  
▲ KCC의 토탈인테리어 브랜드 '홈씨씨 인테리어' 이미지.
KCC는 건축자재를 주력으로 하는 B2B전문이지만 주택건설경기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홈씨씨인테리어를 통해 몇년 전부터 B2C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건축자재시장에서 LG하우시스와, 인테리어시장에서 한샘과 각각 경쟁을 펼치고 있다.

KCC는 지난해 매출 3조4905억 원, 영업이익 3263억 원을 거둬 전년 대비해 매출은 2.2%, 영업이익은 5.6%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9.4%로 전년보다 0.3%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주택건설시장이 호조를 보인 덕분에 견조한 실적을 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4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 365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8.4% 줄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사업에서 손실을 보면서 영업이익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만 순손실 296억 원을 봤다.  2015년 4분기 순이익 838억 원에서 대폭 뒷걸음질했다.

상세한 실적자료를 내놓지 않았지만 증권업계는 KCC가 4분기에 순손실을 본 이유로 주식보유지분 가치평가 손상차손이 대거 반영됐기 때문으로 추정한다. KCC는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면서 4분기 순손실을 놓고 “투자주식 손상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KCC는 삼성물산 주식 8.97%를 보유한 주요주주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추진됐을 당시 KCC는 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와 소액주주 등의 합병 반대에도 삼성물산 합병의 ‘백기사’로 나섰다. KCC는 2015년 6월 삼성물산 자사주 전량을 매입한 뒤 주총에서 합병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삼성물산 주가는 지난해 10월 중순 16만 원대로 반짝 올라서기도 했으나 하반기 박근혜 게이트 관련 삼성그룹 수사가 본격화한 뒤 약세를 보였다. 12월 말 12만 원대까지 내려앉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KCC는 지난해 말부터 JP모간, HSBC, 도이치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7억5천만 달러 규모의 삼성물산 지분 교환사채(EB) 발행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삼성물산 주가가 하락하고 삼성물산 합병 의혹 관련 특검수사가 본격화하면서 교환사채 발행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KCC가 삼성물산 지분 취득 당시 매입가격은 주당 7만5천 원, 총액 6743억 원이었다. 합병 후 주가로 환산할 경우 21만4천 원 수준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27일 삼성물산 주가 수준이 12만 원대 중반에 머물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평가손실이 40%를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KCC는 주식투자 비중이 크다보니 실적이 투자한 회사의 주가와 연동되는 흐름을 보일 때가 많았다. 삼성물산 합병 추진 당시에도 엘리엇매니지먼트의 공세로 지분경쟁이 달아오를 수 있다는 기대가 투자자들 사이에 퍼졌고 KCC가 삼성물산 지분을 취득한 뒤 주가가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KCC 주가는 지난해 2월29일 43만7500원으로 연중 최고가를 쓰기도 했으나 현재 34만 원대 중반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실적발표 직후에는 30만 원대 초반까지 연중 최저수준으로 주저앉기도 했다.

정몽진 회장은 재계의 워런 버핏이란 별명을 얻었을 정도로 투자에 남다른 '선구안'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2012년에만 현대중공업 주식 249만주를 팔아 6972억 원을, 그리고 만도 지분 전량으로 6370억 원, 현대차 주식으로 2397억 원을 확보했다.

정 회장은 이렇게 마련한 투자재원을 통해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 지분도 인수해 2014년에는 제일모직 상장으로 보유주식의 가치가 1조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제일모직 상장의 최대 수혜자는 최대주주였던 이재용 부회장이 아니라 정 회장이란 말까지 나돌았다.

하지만 정 회장도 삼성물산 주식투자만 놓고 보면 톡톡히 ‘쓴맛’을 봤고 이런 실패는 결과적으로 KCC의 실적과 주가에도 상당한 부담을 안기고 있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낸 KCC 리포트에서 “본업의 이익개선은 했지만 영업외비용에서 주식보유지분 가치평가(매도가능금융자산평가) 손상차손 반영으로 순이익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며 “3분기 기준 KCC가 보유한 주요 주식지분 가치는 3조7600억 원(삼성물산 8.97%, 현대중공업 7%, 현대산업 2.37% 등)에서 지난해 4분기에 약 3조1천억 원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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