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개방에도 '에너지 위기' 해소 난망, "유조선 복귀에 확신 부족"

▲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조건으로 휴전에 합의했지만 해운사들은 군사 충돌 재개를 우려해 복귀를 꺼릴 것이라는 외신 분석이 나왔다. 일본 가나가와현 항구에 정박한 유조선. [사진=연합뉴스 제공]

[비즈니스포스트] 미국과 이란이 중동의 석유 및 천연가스 주요 수출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한시적 개방에 합의했다. 에너지 공급망 리스크가 다소 완화된 셈이다.

그러나 군사 충돌이 재개될 가능성이 남아있는 만큼 해운사들이 운항 재개를 꺼릴 수밖에 없어 단기간에 수출 물량이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는 8일 “이란 전쟁이 휴전 국면에 진입했지만 글로벌 에너지 시장 상황은 아직 안갯속”이라며 “조속한 공급망 회복에 기대를 걸어서는 안 된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해제하는 조건으로 이란과 2주에 걸친 군사공격 중단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뒤 주변 국가의 에너지 설비를 공격하고 호르무즈 해협에 군사 공격을 감행하며 전 세계 에너지 시장에 큰 타격을 입혔다.

자연히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발표 뒤 유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로이터는 시장에서 단기적으로 에너지 공급 리스크가 해소된 데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특히 중동에 석유 및 천연가스 공급을 크게 의존하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이 큰 타격을 받았던 만큼 해당 지역의 경제와 에너지 시장에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이러한 시장의 낙관적 기대감이 현실화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호르무즈 해협에 유조선 및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실제로 복귀할지는 미지수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미국과 이란의 휴전은 한시적 조치에 불과하고 불안정하다”며 언제든 군사 충돌이 재발해 선박 이동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해운사들 사이에 만연하다고 진단했다.

자연히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 및 천연가스 운반을 재개하는 사례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화석연료 생산 위축도 에너지 공급망 정상화에 큰 약점으로 꼽혔다.

중동에서 다수의 업체가 이란 전쟁으로 생산을 중단하거나 축소했던 만큼 설비 가동을 정상화하는 데 최소 몇 주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국과 이란이 합의한 휴전 기간이 2주에 불과한 만큼 화석연료 업체들이 서둘러 생산을 재개하기보다 상황을 관망하는 태도를 보일 공산도 크다.

로이터는 이란의 공격으로 직접 타격을 받은 정유 및 수출 설비를 재건하는 데도 수 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관련 장비 수급이나 인력 차질이 벌어질 가능성도 높아 복구와 재건 작업이 지연될 가능성도 제시됐다.

결국 이란 전쟁의 여파가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예상보다 오랜 타격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가장 낙관적 시나리오를 고려한다고 해도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은 앞으로 수 년 동안 전쟁 이전과 비교해 줄어들 것”이라는 조사기관 MST마퀴의 분석을 전했다.

전례 없는 수준의 에너지 공급 차질이 해소되려면 미국과 이란 사이에 완전한 평화 협정이 이뤄지고 충분한 시간이 지나야 할 것으로 관측됐다.

현재 미국과 이란의 상황을 고려한다면 이는 쉽지 않은 길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유가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 상승은 당분간 기업과 시장에 부담을 키울 것”이라며 “이란 전쟁의 비용은 앞으로 수 개월에 걸쳐 전 세계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