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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법원 판결로 모뉴엘 사기대출 충당금 더 쌓아야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17-02-20 17: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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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이 모뉴엘의 사기대출과 관련해 무역보험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보험금 청구소송 1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무역보험공사에서 받을 금액이 적어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할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추가적 적립없이 3심까지 지켜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업은행, 법원 판결로 모뉴엘 사기대출 충당금 더 쌓아야  
▲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20일 “기업은행은 모뉴엘 관련 사건 1심에서 일부 승소했지만 전체 소송가액 가운데 일부만 지급받게 돼 사실상 패소한 것 같은 결과를 얻었다”며 “기업은행은 앞으로 약 250~300억 원 내외의 추가 충당금을 적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 46부는 17일 기업은행이 무역보험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보험금 청구소송에서 청구금액 8450만 달러(약 970억 원) 가운데 약 25%를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승소를 판결했다.

기업은행은 2015년 모뉴엘사건과 관련해 전체 청구금액의 50%가량을 이미 충당금으로 설정해 비용 처리했는데 무역보험공사로부터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예상보다 적어 추가로 충당금을 적립해야 할 상황에 놓인 셈이다.

법원판결에 따라 무역보험공사에서 받는 금액이 충당금보다 많을 경우 충당금 환입으로 순이익이 늘어나지만 충당금보다 적을 경우 추가 충당금을 적립해 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기업은행이 법원의 판결에 따를 경우 250~300억 원 가량의 충당금을 추가적으로 쌓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은 지난해에 별도기준으로 순이익 1조267억 원을 올렸는데 300억 원은 지난해 순이익에 3%에 해당한다.

업계는 기업은행이 항소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기업은행뿐 아니라 KB국민은행, KDB산업은행 등 6개 은행들이 모뉴엘 사기대출과 관련해 무역보험공사와 소송을 벌이고 있다.

SH수협은행은 지난해 말 모뉴엘 관련 1심 소송에서 패소한 뒤 현재 항소를 준비하고 있다.

SH수협은행 다음으로 결과가 나온 NH농협은행과 KEB하나은행은 무역보험공사를 상대로 승소했는데 이때는 무역보험공사가 반대로 항소를 제기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금융사건의 경우 보통 3심까지 가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3심 판결이 내려진 뒤 비로소 각 은행의 피해규모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한 뒤 앞으로 진행방향을 결정하기로 했다”며 “아직 충당금을 추가적으로 적립할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모뉴엘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매출규모를 부풀린 수출채권을 매각해 국내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과정에서 무역보험공사의 단기수출보험을 활용했다.

국내은행들은 모뉴엘의 사기채권과 관련해 무역보험공사에 보험금을 줄 것을 요구했지만 무역보험공사가 거부해 2015년 무역보험공사를 상대로 보험금 청구소송을 냈다.

KB국민은행과 산업은행이 제기한 소송 결과도 이르면 2월 안에 1심 결과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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