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I 반도체도 '물량공세' 전략 본격화, 화웨이 SMIC 5나노 양산 협력

▲ 중국이 인공지능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7나노 이하 첨단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 능력을 공격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는 보도가 나왔다. 화웨이 '어센드' 인공지능 반도체 기반 서버용 제품.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정부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생산 능력을 현재의 5배로 키워 엔비디아와 같은 미국 기업에 의존을 벗어나겠다는 계획을 더 공격적으로 추진한다.

화웨이와 SMIC 등 중국 반도체 상위 업체들은 미국 규제에 따른 기술 제약을 넘어 5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양산 체계를 갖춰내는 데도 속도를 붙이고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25일 업계에서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 “중국이 2030년까지 연간 60만 장의 첨단 반도체 웨이퍼 생산능력을 갖춰내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중국의 생산량은 2만 장 안팎으로 추산되는데 약 4년만에 이를 25배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공격적 방침을 세운 것이다.

중국 반도체 파운드리 상위 기업인 SMIC와 화홍반도체가 7나노 및 5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 설비를 구축해 이러한 목표 달성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7나노와 5나노 공정은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를 비롯한 고성능 제품에 활용되는 신기술이다.

닛케이아시아는 “화웨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SMIC와 화홍반도체는 현지 고객사들의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5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양산은 중국이 ‘넘을 수 없는 벽’으로 꼽혀왔다. 미국 정부의 기술 규제로 7나노 미만 기술 상용화에 필요한 장비를 수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SMIC는 이에 따라 비교적 구형 장비로 5나노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7나노 역시 미국의 규제 때문에 구현이 불가능한 기술로 평가받았지만 SMIC가 수 년 전부터 도입에 성공한 만큼 그 다음 단계에도 자신감을 붙인 셈이다.

화웨이도 이 과정에서 직접 기술 지원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MIC의 반도체 파운드리 공정 발전이 화웨이 인공지능 반도체 경쟁력에도 가장 중요한 요소인 만큼 중국 주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힘을 합치고 있는 셈이다.

다만 닛케이아시아는 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SMIC의 기술 발전 목표는 분명하지만 반도체 생산 수율과 물량 한계가 여전한 과제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화홍반도체도 화웨이에서 첨단 미세공정 반도체 양산에 기술적 도움을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AI 반도체도 '물량공세' 전략 본격화, 화웨이 SMIC 5나노 양산 협력

▲ 중국 SMIC 반도체 생산공장 내부 홍보용 사진.

중국 정부는 그동안 엔비디아와 같은 미국 기업에 의존했던 인공지능 반도체 공급망 자급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현지 업체들을 육성하고 있다.

현지 기업의 엔비디아 고성능 인공지능 반도체 H200 구매를 제한하는 중국 정부의 규제도 이러한 목적 아래 이뤄진다.

하지만 닛케이아시아는 첨단 미세공정 파운드리 분야에서 병목현상이 이어지면서 이러한 목표 달성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노무라증권은 “중국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들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결국 SMIC와 같은 기업의 자국 내 첨단 반도체 공급망 구축 성공 여부에 달려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중국 파운드리 업체들의 기술이 꾸준히 발전하며 삼성전자나 TSMC 등 기업에 중국 고객사들의 의존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닛케이아시아는 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 반도체 설계 기업들은 기본적으로 삼성전자나 TSMC에 생산을 맡겨 왔다”며 “이제는 모든 기업들이 자국 협력사와 손을 잡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SMIC가 글로벌 시장에서 TSMC와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추격하는 데 기여했다는 설명도 제시됐다.

다만 중국의 한 반도체 장비 기업 관계자는 닛케이아시아에 “첨단 반도체 자급체제 구축을 위한 중국의 노력은 하늘에 다가서기 위한 계단을 한 걸음씩 밟아가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앞으로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증권사 번스타인은 중국 반도체 장비 업계 현황을 점검한 결과 고사양 반도체 생산에 쓰이는 장비 자급체제 구축 성과가 눈에 띄게 확인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첨단 반도체 생산량을 4년 안에 30배로 늘리겠다는 중국 정부의 목표는 분명한 자신감을 바탕에 두고 있다는 의미다.

번스타인은 “중국 반도체 기업들은 이미 오랜 기간에 걸쳐 학습하고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며 “앞으로 더 성장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