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DC 영프로페셔널의 국제개발협력 입문기, "현장에 다녀오니 길이 보였다"

▲ 국제개발협력 전문가로 긴 여정을 시작한 20대 청년 셋의 속은 그동안의 치열한 노력으로 가득했다. 왼쪽부터 장상우, 윤진범, 김자헌 YP. < KIDC >

[비즈니스포스트] 여행 혹은 번역, 어쩌면 한 줄기 빛.

‘국제개발협력’은 무거운 세 단어로 이뤄져 있다. ‘국제’와 ‘개발’, ‘협력’ 모두 가벼이 생각하기는 어렵다. 다만 한국국제개발협력센터(KIDC) 영프로페셔널(YP) 셋이 내린 국제개발협력의 정의는 새삼 단순했다. 

셋의 단순함 너머로는 20대의 패기로만 정리하기 힘든 단단한 고민과 노력이 자리잡고 있었다. 비즈니스포스트는 11일 국제개발협력 전문가로 첫 발을 내딛은 한국국제개발협력센터(KIDC)의 김자헌과 윤진범, 장상우 YP를 만났다.

◆ KIDC KOICA-청년중기봉사단(사회) 파견사업(2024-2026)으로 국제개발협력 첫 발, “다른 일을 4시간 자면서 할 수 있을까요?”

김자헌과 윤진범, 장상우 KIDC YP는 모두 치열한 경쟁을 뚫고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첫 발을 들였다. 

YP는 KIDC가 수행하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개발협력인재 육성 사업으로 국제개발협력 전문가로 나아가는 ‘관문’ 격으로 여겨진다.

KIDC의 YP 셋은 이제 갓 국제개발협력 전문가로 여정을 시작한 셈이다. 다만 세 YP가 KIDC의 청년중기봉사단(사회)으로 볼리비아와 우즈베키스탄, 모로코, 스리랑카 등지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은 일반적 인턴 그 이상으로 느껴졌다.

KIDC의 KOICA-청년중기봉사단(사회)은 개발도상국 기관에 사회정서학습과 세계시민교육을 주제로 교육봉사와 환경개선 및 문화교류 등을 위해 봉사단을 4달 동안 파견하는 사업이다. 1달의 국내활동을 포함해 모두 5달 동안의 프로그램으로 이뤄진다.

-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첫 발을 내딛은 계기는.

김자헌 YP : “어느 순간 조금 더 손이 필요한 곳에서 봉사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한 기업의 해외 봉사단에서 발을 들였다. 그때 국제개발협력이 생각보다 가치있다고 여겼다. 그 경험이 모로코와 스리랑카의 KIDC 청년중기봉사단(사회) 활동으로 이어졌다.”

윤진범 YP : “유학생에게 한국어와 문화를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했었다. 하다 보니 봉사가 굉장한 즐거움이란 것을 깨달았다. 이후에 교환학생을 다녀왔는데 이 또한 보람찼다. 둘을 어떻게 이어볼지 고민하다 KIDC 청년중기봉사단(사회)으로 우즈베키스탄에서 4달을 보냈다.”

장상우 YP : “폴란드의 우크라이나 피난민 캠프에서 일했다. 그때 해외봉사란 것이 엄청나게 거창한 것이 아니고 문화교류와 간단한 교육만으로도 현지인들에게 큰 힘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KIDC 청년중기봉사단(사회)으로 볼리비아를 다녀왔다.”

- KIDC 청년중기봉사단(사회) 활동에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었다면.

윤진범 YP :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받았던 깜짝 파티가 기억난다. 우리 봉사단원들이 준비한 시간은 모두 지나갔는데 갑자기 현지 학생들이 5분만 시간을 달라고 하더니 파티를 열어줬다. 그때 받은 작은 기념품과 편지를 생각하면 살면서 이런 경험을 언제 해볼까 싶었다.”

- KIDC 청년중기봉사단(사회) 활동으로 국제개발협력을 ‘업’으로 삼고 싶었던 순간이 있었다면.

김자헌 YP : “어느 순간 핸드폰으로 KIDC 청년중기봉사단(사회) 활동 사진을 계속해서 보게됐다. 기업 인턴 등 다양한 대외활동을 해 봤지만 이렇게 행복함을 느끼는 일이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국제개발협력이 아닌 분야에서는 4시간 자면서 일 못할 것 같다.”
 
-KIDC 청년중기봉사단(사회) 활동을 한 문장으로 정의한다면.

장상우 YP : “관심을 책임으로 바꿔준 시간이었다. 청년중기봉사단(사회)은 일회성 교류가 아닌 나라와 나라, 사람과 사람을 잇는 다리를 놓는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춘다. 그만큼 봉사단 이후에 우리가 남긴 책자나 매뉴얼을 보면 그동안 쌓은 것들이 느껴져서 뿌듯했다.”

◆ 봉사 현장에서 운영 사무실로, “현장과 사무실의 간극은 극복이 아니라 연결해야 할 대상”

현재 세 YP는 KIDC에서 제각기 여러 KOICA 봉사단 및 프로젝트 사업 운영을 돕고 있다.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국제개발협력 사업이 보다 현지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 청년중기봉사단(사회) 수행기관 KIDC에서 다시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다. 단원 시절과 많이 다른 점이 있다면.

장상우 YP : “현장과 사무실의 간극은 무조건 있다. 다만 이는 극복이라기보다는 연결해야 하는 영역이다. 어디가 더 낫다는 걸 따지는 게 아니라 현장과 사무실이 소통을 어떻게 얼마나 잘하고 교류를 잘하는지가 핵심이다.”

- 청년중기봉사단(사회)에서 쌓은 경험이 KIDC에서의 생활에도 도움이 되고 있나.

윤진범 YP : “가장 최근에 봉사단을 다녀온 만큼 현장에서 느꼈던 것을 사업에 반영할 수 있다. 실제로 봉사단 활동을 펼칠 때 현지에서 급작스런 변수가 발생하면 본부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 주는 것이 좋았다. 지금은 내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YP 사업 경쟁률이 만만치 않다고 들었는데, 각자 강점으로 내세웠던 것이 있었다면.

김자헌 YP : “청년중기봉사단(사회)을 두 번이나 수행해 KIDC의 업무에 익숙했다. 모로코에서는 회계, 스리랑카에서는 홍보를 맡았던 만큼 여러 가지를 경험한 것이 강점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부족한 점이 있어도 메워나가겠다는 점을 내세웠다.”

윤진범 YP : “YP도 결국은 인턴이다. 보통 한 집단이 인턴에게 바라는 바는 그렇게 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YP에게 남는 것은 결국 태도다. 그래서 최선을 다해서 그동안 맡은 것에 충실하고 성실히 활동한 이력을 어필했다.”

장상우 YP : “좌우명이 ‘모든 경험은 자산’이다. 현장에서는 무조건 돌발 상황과 갈등이 생긴다. 저를 포함한 단원들 모두가 힘든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좌우명으로 이 같은 경험도 어떻게 해결을 하는지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 YP에서 어엿한 국제개발협력 전문가로, “준비된 사람만 하는게 아니에요”

김자헌과 윤진범, 장상우 YP 모두 이제 KIDC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미래를 그리고 있다. 같은 꿈을 꾸는 이들에게 조언도 전했다.

- 10년 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어떤 전문가로 기억되고 싶은가.

김자헌 YP : “10년 뒤에는 규모가 큰 프로젝트 봉사단을 관리해 보고 싶다. 국제개발협력이 계속 이뤄지려면 사람들이 많이 필요하다. 현지에서 정말로 필요로 하는 사업을 하려면 더욱 그렇다. 이를 통해 수요맞춤형 사업을 기획해 보고 싶다.”

윤진범 YP : “행복 전문가가 되고 싶다. 많은 봉사활동으로 행복이라는 게 멀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사람이 무엇을 할 때 행복하고 힘든 일이 있더라도 어떻게 생각을 바꾸면 즐겁게 될 수 있는지를 나누고 싶다.”

장상우 YP : “유연한 전문가가 되고 싶다. 풀어서 이야기하면 국제개발협력에는 정말 많은 분야가 있기 때문에 어디서든 믿고 맡길 수 있는 전문가가 되고 싶다. 어떤 사람을 소통을, 어떤 사람은 일 잘하는 사람을 원한다. 그만큼 유연하다는 것엔 많은 뜻이 내포돼 있다.”

- 나에게 국제개발협력이란? 나름의 정의를 내려본다면.

김자헌 YP : “여행이다. 여행을 가기 전에는 설렘도, 두려움도 있다. 어디로 가게 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도 있다. 나중에 어떤 나라에서 어떤 언어로 현지 사람들과 호흡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무엇이 됐건 여행처럼 현지인과 같은 호흡을 내쉬는 게 국제개발협력이다.”

윤진범 YP : “한 줄기의 빛이다. 인문학을 전공해 진로에 대해 고민이 굉장히 많았다. 하지만 청년중기봉사단이 어느새 YP로까지 이어졌다. 국제개발협력으로 봉사활동을 하게 되면서 새로운 기회를 찾게 됐다.”

장상우 YP : “번역이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고 이를 이어주는 과정이 국제개발협력과 닮아 있다. 해외에서는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고 사무실에서는 보고서를 확인하고 있다. 두 곳에서 서로 다른 것들을 이어주는 것이 국제개발협력이다.”

- 국제개발협력을 꿈꾸는 이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자헌 YP : “고민할 시간에 일단 자기소개서를 써 보는 것을 추천한다. 할까 말까 고민이 된다면 일단 그냥 문을 한 번 두드려 보는 것이 좋다. 그런 고민 자체가 이미 스스로가 어느 정도 생각은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 좋을 것 같다.”

윤진범 YP : “마찬가지로 무조건 질러보라고 이야기해 드리고 싶다. 그리고 국제개발협력은 어느 분야에 있든지 필수적인 경험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지금 전세계가 이미 강하게 연결돼 있고 한류도 뻗어나가는 상황인만큼 수요도 많고 문은 항상 열려 있다.”

장상우 YP : “국제개발협력은 준비된 사람만 하는 일이 아니다. 배우려는 태도와 책임감을 갖고 참여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단, 기록과 성찰을 꼭 동반하면 좋을 것 같다. 보통 경험을 추억으로만 남기기보다도 자산으로 남기는 것이 더욱 좋을 것 같다.”

설렘 가득한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번역해 누군가의 삶에 한 줄기 빛을 더하는 일. 이들이 KIDC 영프로페셔널(YP)로서 내딛은 첫 발은 단순한 인턴십을 넘어 국제개발협력이라는 높은 꿈을 향해 나아가는 가장 확실한 '경력 사다리의 시작점'이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