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올해 우리가 힘을 모아야 할 것은 고객 기반 확대입니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꼽은 첫 번째 과제다 .
 
우리은행 제1과제로 내세운 '고객 기반 확대', 정진완 인사 혁신에서 시작한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인사 및 평가 체제 개편을 바탕으로 고객기반 확대를 이끌 준비를 하고 있다. 


은행업의 근본이 되는 힘은 ‘고객’이라며 새로운 사업 모델을 발굴해 고객 기반 확대를 최우선 목표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첫 단계로 ‘인사 혁신’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정 행장은 삼성전자 등 외부 전문가 영입과 개인 절대평가 도입 등 인사 및 평가 체제 개편을 바탕으로 자발적 변화를 이끌 준비를 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새해 정의철 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총괄을 디지털영업그룹장(부행장)으로 영입하면서 플랫폼 중심의 디지털 역량에 큰 힘이 실릴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은행은 2024년 말 슈퍼앱 ‘우리WON뱅킹’을 출시했지만 디지털 경쟁력 측면에서는 여전히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중위권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각 은행의 실적발표 자료와 모바일인덱스 추정치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기준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KB국민은행이 1378만 명, 신한은행 1016만 명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우리은행은 약 713만 명에 그친다. 

월간활성이용자수가 실제 이용 빈도와 고객 체류도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라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은행의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은 선두 은행과 다소 격차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 부행장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근무하며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세스와 글로벌 표준 검증 체계를 경험한 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현 MX사업부)에서 약 20년 동안 재직했다. 

삼성전자 재직 시절에는 소프트웨어품질팀장(상무)을 맡아 인공지능(AI) 기반 테스트 자동화 도입과 고객경험(CX) 중심의 품질 혁신을 주도한 핵심 인물로 평가받는다. 

디지털 금융의 경쟁력이 사용자경험(UX)에서 결정되는 만큼 IT산업 전반을 거친 정 부행장의 경험은 우리은행의 플랫폼 고도화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정 행장은 정 부행장 영입에 맞춰 관련 조직도 함께 손질했다.
 
우리은행 제1과제로 내세운 '고객 기반 확대', 정진완 인사 혁신에서 시작한다 

▲ 정의철 디지털영업그룹장(부행장). <우리은행>


디지털영업그룹의 선임 부서를 기존 WON뱅킹사업부에서 플랫폼사업부로 변경하고 각 부서에 흩어져 있던 BaaS(서비스형 뱅킹) 사업과 비대면 연금 마케팅 기능을 그룹 내로 통합해 실행력을 높였다.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해 고객 기반 확대를 뒷받침하겠다는 전략에서다.

은행권에서는 모바일 앱을 포함한 플랫폼 역량이 사실상 고객 확보의 핵심 조건으로 자리 잡았다고 보고 있다. 

디지털 경쟁력은 고객 접점 확대와 데이터 축적을 통해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구현하고 이용 빈도와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바일 등 비대면 채널 고도화는 신규 고객 유입은 물론 초개인화 서비스를 통한 교차판매 확대로 고객 기반을 장기적으로 확장하는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요즘 같은 디지털 환경에서는 플랫폼의 편의성과 완성도가 은행의 영업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모바일 앱 경쟁력이 고객 기반 확대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사 평가 시스템 변화도 정 행장이 고객 기반 확대를 위해 힘을 싣는 부분으로 여겨진다. 

정 행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개인 절대평가 실시를 통해 개인 역량이 객관적으로 평가될 예정”이라며 “변화에 뒤처지지 않고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길 바란다”고 말했다. 

상대평가는 개개인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과도한 실적 경쟁을 유발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절대평가 도입은 단기 성과보다 고객 중심 영업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은행권에서는 2020년 신한은행이 ‘같이 성장 평가제도’를 통해 절대평가를 처음 도입한 뒤 관련 제도가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정 행장도 지난해 영업점 단위로 도입했던 절대평가를 올해 개인별 평가로 확대 적용하는 것이다. 

정 행장은 이번 신년사에서 “핵심성과지표(KPI) 절대평가 도입, 승진자 경력개발계획(CDP) 공개를 통해 인사 및 평가제도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며 지난해 주요 성과 가운데 하나로 인사ᐧ평가제도 개선을 꼽기도 했다.

인사 혁신을 통한 정 행장의 고객 기반 확대 전략은 우리금융그룹 전반의 경쟁력 강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신년사에서 “은행ᐧ보험ᐧ증권을 중심으로 ‘종합금융그룹의 경쟁력’을 다져야 한다”며 세 계열사의 시너지 강화를 강조했다. 

이 가운데 가장 안정적 수익 기반을 갖춘 계열사가 우리은행인 만큼 정 행장의 역할은 그룹 경쟁력 제고 측면에서도 중요할 수밖에 없다.

정 행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기대감과 함께 위기감도 드러냈다. 

정 행장은 “2026년은 우리에게 경쟁 은행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고객과 함께 성장하고 미래를 위한 도약의 원년이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전해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