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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모바일로 IT명가 재건에 나섰다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4-09-04 13: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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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니, 모바일로 IT명가 재건에 나섰다  
▲ 히라이 가즈오 소니CEO


“단순히 새 기능을 추가한 게 아니라 사람들이 기술과 상호작용하는 방식, 그것을 삶에 통합하는 방식을 바꾸고자 하는 소니의 노력을 담았다.”

‘IT명가’ 소니의 재건을 꿈꾸는 일본 소니의 히라이 가즈오 CEO가 내놓은 전략이다.

그는 3일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 2014 개막에 앞서 열린 프레스 콘퍼런스에 직접 참석해 소니의 신제품을 대거 공개했다.

◆ 소니, 모바일기기로 승부수 다시 띄운다

이날 행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소니가 TV나 카메라, 컴퓨터 같은 제품뿐 아니라 스마트워치까지 망라한 모바일기기를 선보였다는 점이다.

소니가 이번에 공개한 스마트폰은 ‘엑스페리아 Z3’다. 5.2인치 대화면에 곡선형 알루미늄 프레임과 7.3mm짜리 강화유리 패널이 사용된 제품이다. 무게도 152g으로 가볍다.

무엇보다 리모트플레이 기능을 갖춰 스마트폰에서도 플레이스테이션4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이 가능한 PS4 리모트플레이어는 세계 최초로 개발된 것이다.

25mm 광각 G-렌즈 등 소니가 강점을 가진 카메라 기술도 담았다. 소니가 기존에 갖고 있던 기술력이 총망라된 제품이다.

이 시리즈의 태블릿PC 제품 ‘엑스페리아 Z3 태블릿 콤팩트’는 6.4㎜, 270g이다. 소니는 세상에서 가장 얇고 가벼운 태블릿PC라는 점을 적극 내세웠다. 곡선형 프레임이어서 한 손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소니는 이번에 4.5인치짜리 실속폰 ‘엑스페리아 E3’와 스마트웨어도 공개했다.

E3는 Z3와 디자인은 비슷하지만 화이트, 블랙, 라임, 코퍼 등 다양한 색상으로 출시해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하려고 한다. 4.5인치 화면에 5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소니가 내놓은 스마트워치3는 GPS와 4GB 메모리를 내장한 기기로 스마트폰 없이도 원격 음악감상 등 커뮤니케이션과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소니는 이밖에도 곡선형 올웨이즈온 이페이퍼(e-paper)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스마트밴드 톡’과 테니스 라켓에 붙여 동작을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테니스 센서, 사용자 시야로 유용한 정보를 겹쳐 보이게 하는 투명렌즈 안경인 스마트 아이글래스도 선보였다.

소니가 이날 공개한 신제품들은 올 가을부터 전세계에서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소니, 모바일로 IT명가 재건에 나섰다  
▲ 소니 스마트폰 '엑스페리아 Z3'와 ‘엑스페리아 Z3 태블릿 콤팩트.’

◆ 인문학도 출신 히라이, 소니를 구해낼까


히라이 가즈오 CEO는 기술력을 중시하는 소니에서 보기 드물게 인문학도 출신이다. 그는 2012년 4월 부진의 늪에 빠진 소니를 구원하기 위해 사장에 발탁됐다.

전임자 하워드 스트링어 회장이 이끌던 소니는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침체일로를 걷는 중이었다.

히라이 CEO는 도쿄 국제기독대학에서 인문학을 전공한 뒤 1984년 CBS소니(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 재팬) 사원으로 입사했다. 2006년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I) 사장으로 선임되면서 플레이스테이션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소니가 히라이시대를 연 것은 IT업계에서 의미있는 변화로 받아들여졌다. 하드웨어를 중시해 온 소니가 소프트웨어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신호였기 때문이다.

50대의 젊은 히라이 CEO는 소니를 혁신하고 인문학적 컨텐츠를 첨단기기에 불어 넣음으로써 새로운 IT생태계에서 소니를 구원해낼 것이란 기대를 모았다.

그는 취임 후 2년 동안 소니를 흑자로 전환하기 위해 강력한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올해 초에 5천 명의 인원을 감원하고 PC사업 매각, TV사업 분사 등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소니는 2013년 1천억 엔이 넘는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1월 신용평가 무디스로부터 신용등급이 'Baa3'에서 투기수준인 'Ba1'으로 한 단계 깎이는 수모도 겪었다.

그나마 게임과 TV사업이 소니의 체면을 유지해 줬다.

히라이 CEO가 소니의 부활을 위해 내건 비장의 카드는 스마트기기다. 그는 애플과 삼성에 뒤처진 모바일 사업에 칼을 가는 중이다. 2011년 말 에릭슨과 합작했던 소니에릭슨을 청산하고 단독으로 휴대폰사업을 진행하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히라이 CEO의 전략은 조금씩 먹혀들기 시작했다. 소니의 스마트폰 ‘엑스페리아Z'는 지난해 2분기 일본시장에서 처음으로 애플을 꺾고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아직 히라이 CEO가 갈 길은 멀다. 소니는 그가 취임한 2년이 지나도록 흑자전환에 성공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히라이 CEO는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네트워크로 연결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소비자는 감동을 느낀다”며 “여기에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품 관점에서 재미있는 제품이 만들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다”면서 “(소니가) 시장환경에 대응이 느렸지만 변함없이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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