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기후총회에서 G20 '메탄 감축' 합의 여부에 주목, LNG 수출국 반발이 과제

▲ 잉거 안데르센 유엔환경계획 사무총장(오른쪽)이 13일(현지시각)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세계 각국이 합의한 메탄 감축목표가 현 추세대로라면 달성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유엔 기후총회에 참석한 주요국 대표들이 메탄 감축을 위한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다만 천연가스 채굴을 확대하고 있는 국가들과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엔환경계획(UNEP)는 17일(현지시각) 글로벌 협의체 '기후와 청정대기연합(CCAC)'와 공동 작성한 세계 메탄 현황 보고서를 발간했다.

양측 연구진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2021년 합의된 글로벌 메탄 서약 이후 세계 각국의 메탄 감축 행동이 일부 성과를 거뒀다는 결론을 내놨다.

글로벌 메탄 서약은 2030년까지 2020년 대비 메탄 배출량을 3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조약이다. 메탄을 감축 대상으로 삼은 이유는 메탄이 이산화탄소에 이어 지구온난화에 두번째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기체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메탄은 이산화탄소와 비교해 20년 단기 온실 효과가 80배나 크다. 이 때문에 학계에서는 글로벌 메탄 서약을 이행하는 것만으로도 2030년 기준 글로벌 기온상승을 0.3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유엔환경계획은 주요 20개국(G20)이 농업, 폐기물, 화석연료 부문에서 광범위한 메탄 감축 조치를 도입한다면 2030년까지 메탄 배출량을 최대 36%까지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G20 국가들에 전 세계 메탄 감축 잠재력의 약 72%가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 참석한 G20 대표들은 메탄 감축을 위한 추가 조치를 지지하는 발언을 내놨다.

댄 요르겐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에너지 위원은 "여러 산업 분야와 지역을 아우르는 국가와 기업들은 메탄 감축이 실현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며 "감축을 통해 우리는 더 깨끗한 공기, 더 강력한 경제, 그리고 더 안전한 기후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엔 기후총회에서 G20 '메탄 감축' 합의 여부에 주목, LNG 수출국 반발이 과제

▲ 시민단체 구성원들이 13일(현지시각) COP30 회의장에서 한국 저승사자 복장을 입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출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제는 G20 가운데 미국,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브라질, 러시아 등이 천연가스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들 국가와 협의를 이뤄내는 것이 메탄 감축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천연가스는 구성물질의 80% 이상이 메탄으로 이뤄져 있어 채굴, 운송, 사용 전 과정에 걸쳐 메탄을 대량으로 배출한다.

특히 미국은 올해 초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하면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화석연료 채굴을 대대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번 COP30에도 불참해 G20 국가들은 미국 없이 글로벌 메탄 서약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잉거 안데르센 유엔환경계획 사무총장은 "메탄 감축은 기후위기를 늦추는 동시에 인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가장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조치 가운데 하나"라며 "유엔환경계획은 이 보고서의 해결책이 인류와 지구에 실질적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각국이 목표를 실천에 옮길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유엔환경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메탄 서약이 발표횐 이후 나온 국가 정책, 산업부문별 규제, 시장 변화 등으로 기존에 예측됐던 것보다 미래 메탄 배출량은 낮아질 것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으로는 2030년 메탄 배출량은 2020년과 비교해 약 8%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각국이 합의한 목표를 이행하기에는 한참 부족한 수준이다.

줄리 다브루신 캐나다 기후변화환경부 장관은 "이번 보고서는 우리의 진전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이자 글로벌 메탄 서약 목표 달성에 필요한 노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라며 "불과 4년 만에 개선을 이루기는 했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더 빠르고 심도있는 메탄 감축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