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KT 이사회가 최고경영자(CEO)의 인사·조직개편 권한을 제한하는 규정을 최근 전격 도입하면서 회사 안팎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한 쪽에선 ‘주인 없는 회사’로 불리며 사장 교체 때마다 반복돼온 외부 낙하산 인사에 따른 경영 불안정 구조를 차단하기 위한 견제 장치가 마련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에 비해 다른 한 쪽에선 이사회가 경영에 과도하게 개입하고, CEO의 고유 인사권을 제한한다면 신속한 의사결정이 어려워지고, 책임경영 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12일 통신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KT 이사회가 지난 4일 회의에서 임원 임명·면직, 조직개편 관련 사항을 이사회 사전 심의·의결 대상으로 포함하는 내용의 이사회 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KT는 사장 교체 때마다 신임 CEO가 외부에서 자신의 경영을 보좌할 인사들을 핵심 보직에 앉히고, 사장 임기가 끝나면 외부 인사들이 대거 동반 퇴진하는 모습이 되풀이됐다.
앞서 이석채 전 KT 회장에서 황창규 전 회장으로 경영권이 넘어가던 당시 CEO 취임 준비위원회가 구성되며, 이석채 전 회장 시절 영입된 인력이 모두 물러났다.
현 김영섭 사장도 취임 직후 LGCNS 출신 정우진 전략사업컨설팅부문장(전무), 현대카드 출신 오승필 기술혁신부문장 등 외부 인사 30여 명을 핵심 직위에 기용했다.
그러나 통신 산업 경험이 부족한 외부 인사들이 주요 요직을 차지하면서 KT의 본업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최근 발생한 해킹 사태 역시 신사업 확장에 치중한 외부 출신 임원들의 판단이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이사회의 규정 개정도 새로 선임될 사장이 외부 인사를 대거 기용하며 조직을 흔드는 낙하산 인사 관행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과거 사례를 보면 이사회가 사장이 데리고온 외부 인사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했다”며 “이번 이사회 규정 개정은 이사회의 CEO 독단경영 견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이사회 규정 개정이 CEO의 경영권을 과도하게 제약하는 조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사회가 인사와 조직개편을 승인하는 등 권한이 강해지면 대표이사에게 위임된 경영권과 충돌할 소지가 높고, CEO의 독립경영과 책임경영 원칙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사회와 경영진 간 의견 충돌이 발생하거나, 이사회 통제로 인해 주요 경영 의사 결정의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KT에서 상무보로 일했던 한영도 지속경영연구원장(전 상명대 교수)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상법과 정관에 따라 대표이사가 회사 경영 전반을 책임지도록 돼 있다"며 "이사회는 견제 기능을 수행할 뿐 집행권을 행사하는 곳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원장은 “경영 목표 달성을 위해 조직을 개편하고, 개편된 조직에 맞춰 적재 적소에 사람을 배치하는 것은 대표이사 고유 권한”이라며 “이를 사외 이사들이 대신 행사하겠다는 것은 월권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KT 새 노조도 지난 11일 발표한 성명에서 “최근 해킹 사태 등 경영 실패에 대한 반성이나 책임 표명 없이 이사회가 스스로 권한만 강화한 것은 내부 카르텔을 공고히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사회 권한 강화 조치와 맞물려 KT의 차기 사장 선임을 위한 공모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KT는 오는 16일까지 차기 CEO 지원서를 접수받고 있으며, 새로운 후보들이 속속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KT 연구원 출신인 홍성태 전 상명대학교 총장이 차기 사장 공모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구현모 전 KT 사장과 입사 동기이며, KT 근무 후 서울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상명대 교수로 부임해 총장을 역임했다.
남규택 전 KT CS 대표, 강석 전 KT ENS 대표, 홍성철 전 SK텔레콤 최고기술책임자, 박헌용 전 KT CR협력실장 등도 공모 참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현모 전 KT 사장과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 역시 조만간 공식적으로 사장 도전에 나설 예정이다.
이외에도 △김태호 전 서울교통공사 사장 △김채희 KT 미디어부문장 △노준형 전 장관 △박태웅 대통령소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공공AX 분과장 △배순민 AI2XL 연구소장 △윤경림 전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이창호 KT 충남·충북광역본부 본부장 △이현석 KT 커스터머부문장 △진대제 전 장관 △주형철 전 경기연구원 원장 △홍원표 전 SK쉴더스 부회장 등도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조승리 기자
한 쪽에선 ‘주인 없는 회사’로 불리며 사장 교체 때마다 반복돼온 외부 낙하산 인사에 따른 경영 불안정 구조를 차단하기 위한 견제 장치가 마련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에 비해 다른 한 쪽에선 이사회가 경영에 과도하게 개입하고, CEO의 고유 인사권을 제한한다면 신속한 의사결정이 어려워지고, 책임경영 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 KT 이사회가 최고경영자(CEO)의 인사·조직개편 권한을 사전 심의·의결 대상으로 포함하는 이사회 규정 개정을 단행하면서, 외부 ‘낙하산 인사’ 관행을 차단할 것이란 긍정적 평가와 함께 CEO의 독립 경영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통신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KT 이사회가 지난 4일 회의에서 임원 임명·면직, 조직개편 관련 사항을 이사회 사전 심의·의결 대상으로 포함하는 내용의 이사회 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KT는 사장 교체 때마다 신임 CEO가 외부에서 자신의 경영을 보좌할 인사들을 핵심 보직에 앉히고, 사장 임기가 끝나면 외부 인사들이 대거 동반 퇴진하는 모습이 되풀이됐다.
앞서 이석채 전 KT 회장에서 황창규 전 회장으로 경영권이 넘어가던 당시 CEO 취임 준비위원회가 구성되며, 이석채 전 회장 시절 영입된 인력이 모두 물러났다.
현 김영섭 사장도 취임 직후 LGCNS 출신 정우진 전략사업컨설팅부문장(전무), 현대카드 출신 오승필 기술혁신부문장 등 외부 인사 30여 명을 핵심 직위에 기용했다.
그러나 통신 산업 경험이 부족한 외부 인사들이 주요 요직을 차지하면서 KT의 본업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최근 발생한 해킹 사태 역시 신사업 확장에 치중한 외부 출신 임원들의 판단이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이사회의 규정 개정도 새로 선임될 사장이 외부 인사를 대거 기용하며 조직을 흔드는 낙하산 인사 관행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과거 사례를 보면 이사회가 사장이 데리고온 외부 인사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했다”며 “이번 이사회 규정 개정은 이사회의 CEO 독단경영 견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이사회 규정 개정이 CEO의 경영권을 과도하게 제약하는 조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사회가 인사와 조직개편을 승인하는 등 권한이 강해지면 대표이사에게 위임된 경영권과 충돌할 소지가 높고, CEO의 독립경영과 책임경영 원칙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사회와 경영진 간 의견 충돌이 발생하거나, 이사회 통제로 인해 주요 경영 의사 결정의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KT에서 상무보로 일했던 한영도 지속경영연구원장(전 상명대 교수)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상법과 정관에 따라 대표이사가 회사 경영 전반을 책임지도록 돼 있다"며 "이사회는 견제 기능을 수행할 뿐 집행권을 행사하는 곳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원장은 “경영 목표 달성을 위해 조직을 개편하고, 개편된 조직에 맞춰 적재 적소에 사람을 배치하는 것은 대표이사 고유 권한”이라며 “이를 사외 이사들이 대신 행사하겠다는 것은 월권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KT 새 노조도 지난 11일 발표한 성명에서 “최근 해킹 사태 등 경영 실패에 대한 반성이나 책임 표명 없이 이사회가 스스로 권한만 강화한 것은 내부 카르텔을 공고히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KT가 오는 16일까지 차기 사장 선임을 위한 공모를 진행하는 가운데 KT 전현직 임원을 포함해 다양한 내외부 후보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이사회 권한 강화 조치와 맞물려 KT의 차기 사장 선임을 위한 공모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KT는 오는 16일까지 차기 CEO 지원서를 접수받고 있으며, 새로운 후보들이 속속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KT 연구원 출신인 홍성태 전 상명대학교 총장이 차기 사장 공모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구현모 전 KT 사장과 입사 동기이며, KT 근무 후 서울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상명대 교수로 부임해 총장을 역임했다.
남규택 전 KT CS 대표, 강석 전 KT ENS 대표, 홍성철 전 SK텔레콤 최고기술책임자, 박헌용 전 KT CR협력실장 등도 공모 참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현모 전 KT 사장과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 역시 조만간 공식적으로 사장 도전에 나설 예정이다.
이외에도 △김태호 전 서울교통공사 사장 △김채희 KT 미디어부문장 △노준형 전 장관 △박태웅 대통령소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공공AX 분과장 △배순민 AI2XL 연구소장 △윤경림 전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이창호 KT 충남·충북광역본부 본부장 △이현석 KT 커스터머부문장 △진대제 전 장관 △주형철 전 경기연구원 원장 △홍원표 전 SK쉴더스 부회장 등도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