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단체가 인권, 불평등 문제까지 다루는 글로벌 협의체에 참여하기로 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은 11일 '불평등 및 사회 관련 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TISFD)'에 합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TISFD에 합류, '인권 침해∙불평등' 리스크도 다룬다

▲ 양춘승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상임이사.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TISFD는 인권 침해, 불평등 문제를 다루는 글로벌 협의체로 지난해 9월에 공식 출범했다. 유엔개발계획(UNDP),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노동기구(IFO) 등 공공∙사회∙민간 부문에 걸친 20개 조직이 공동으로 설립을 주도했다.

양춘승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상임이사는 "TISFD는 사회적 불평등이 사회 통합을 해치고 경제활동을 둔화시켜 결국 금융안정성도 위협하는 '시스템 리스크'라는 인식에 기반한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불평등, 차별, 노동권 문제 등이 경제적 불안정과 사회 갈등을 심화시켜 기업과 금융 시장에 중대한 파급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TISFD는 이와 같은 사회적 요소들을 단순한 리스크가 아니라 기회 요인으로 바라본다. TISFD는 최근 발간한 '개념적 기반 논의 보고서'를 통해 사회적 요소를 의사결정에 통합하는 기업은 노동력을 유지하고 혁신과 생산성을 높이며 소비자와의 강력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더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TISFD의 목표는 기업과 금융기관이 불평등, 인권, 노동 관행, 다양성·포용성, 지역사회 참여 등 사회적 영향과 관련된 정보를 투명하게 공시하도록 하는 기준을 마련해 장기적이고 포괄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다.

국제회계기준(IFRS)의 지속가능성 공시(ISSB)에 기후 관련 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TCFD), 자연 관련 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TNFD) 등이 큰 영향을 미친 것처럼 TISFD는 사회 분야 공시 논의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현재 불평등, 사회 리스크는 국내에서도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노동자 사망 등 중대재해는 기업의 법률적 리스크 뿐만 아니라 금융위원회 차원에서 투자 및 대출 심사에 영향을 미치는 실질적 재무 리스크로 논의되고 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이 TISFD에 합류한 것은 이같은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양 상임이사는 "기후 대응이 기업 경영과 금융의 화두가 되었듯 이제 불평등과 인권 등 사회 문제 해결은 앞으로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며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E'뿐만 아니라 'S' 분야에서도 한국의 지속가능금융을 확장하고, 국내 기업과 금융기관을 위한 공론의 장을 마련하는 데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