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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에 최태원의 빈자리가 보인다

김희정 기자 mercuryse@businesspost.co.kr 2014-09-02 14:2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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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그룹에 최태원의 빈자리가 보인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

SK그룹이 태양전지사업을 철수한데 이어 최근 연료전지 개발도 중단했다. 수익은 나지 않는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최태원 회장이 1년 넘게 자리를 비우면서 그룹의 신사업 투자가 멈췄다는 아쉬운 평가가 나온다.

◆ 연료전지 개발사업 중단한 SK

2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연료전지 개발사업을 최근 중단하고 프로젝트팀도 해체했다. 그동안 함께 연구개발을 해온 덴마크 ‘톱소퓨어셀’과 계약은 지난해 말 종료된 이후 재계약하지 않았다.

연료전지는 일반 전지와 달리 액화천연가스나 디젤 등의 연료로 전기화학 반응을 일으켜 전력을 생산하는 전지다. 연료를 태우지 않아 이산화탄소가 적게 배출되므로 친환경 차세대 발전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SK그룹은 2012년 톱소퓨어셀과 계약을 맺으며 향후 17조 원의 투자계획을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2015년부터 SK이노베이션은 건물용 등 중대형 연료전지를, SKE&S는 가정용 연료전지를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사업을 중단하기로 해 이런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연료전지사업 철수와 관련해 “연료전지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데 그럴만한 여력이 없었다”며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수 없어 연료전지사업을 철수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태원 회장의 부재가 길어지면서 새로운 성장사업에 대한 투자결정이 어려운 SK그룹의 사정을 반영하는 것이다.

SK그룹은 지난 3월 태양전지사업도 중단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11년 미국 태양전지 제조업체 ‘헬리오볼트’의 지분 48%까지 사들이며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결국 수천억 원의 추가투자를 결정하지 못하고 지분을 전량 처분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태양광시장에 뛰어든 회사는 늘어났는데 수요는 늘지 않아 시장환경이 불확실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태양광사업 추진을 보류했다”고 설명했다.

SK그룹이 포기한 연료전지와 태양전지사업의 공통점은 수익을 창출하기 전 단계에서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룹 차원의 미래먹거리에 대한 투자 결정은 오너가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최태원 회장은 1년6개월째 복역중이다. 오너의 부재로 신사업 투자가 매끄럽게 진행되기 어렵다고 SK그룹 관계자들은 안타까워 한다.

◆ 두산그룹의 연료전지사업 확장하는 박용만

SK그룹과 달리 두산그룹은 오너의 지휘 아래 연료전지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 7월 국내 연료전지 회사 ‘퓨어셀파워’를 합병했다. 퓨어셀파워는 주택용 연료전지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SK그룹에 최태원의 빈자리가 보인다  
▲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박 회장은 연이어 건물용 연료전지 원천기술을 지니고 있는 미국 ‘클리어엣지파워’도 사들였다.

박용만 회장은 연료전지회사를 합병하며 “두 회사의 기술력에 두산의 비즈니스 역량을 더해 시너지를 높이는 동시에 연구개발에 집중함으로써 연료전지사업을 두산의 주력사업으로 키워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두산은 이미 2007년 두산중공업이 중심이 돼 연료전지 독자개발을 추진했으나 개발실패로 조직이 해체된 적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용만 회장의 결단으로 이번엔 인수합병의 방법으로 투자를 계속하는 것이다.

연료전지는 설치비가 비싸 아직 시장규모가 크지 않지만 매년 20~30%씩 빠르게 성장해 잠재력이 높다. 2018년 전세계 연료전지시장은 지난해보다 2.8배 성장한 5조 원대로 예상된다.

정부는 2012년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를 시행해 500㎿ 이상의 발전설비를 보유한 사업자에게 총 발전량의 일정비율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와 발전사업자들이 연료전지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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