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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미국투자 확대로 국내외 생산물량 조절 불가피

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 2017-01-18 15: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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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압박에 투자를 확대하기로 하면서 국내외에서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던 물량을 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미국에서 투자를 확대해 현지 생산비중을 늘리면서 국내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던 물량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미국투자 확대로 국내외 생산물량 조절 불가피  
▲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현대차는 미국에서 연간 30만 대의 생산능력을 갖춘 앨라배마공장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 기아차의 미국 조지아공장에서 10만 대의 싼타페를 위탁생산하고 있다.

현대차는 앨라배마공장과 조지아공장을 통해 현지에서 판매하는 차량 가운데 70% 정도를 현지생산하고 있다. 나머지 30% 정도는 국내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미국에서 투자를 확대하기로 하면서 현지 생산능력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17일 향후 5년 동안 미국에서 미래차를 연구개발하고 생산하는 설비를 갖추는 데 31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또 미국에 새로운 공장을 지어 제네시스 차량과 SUV를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투자가 확정된 31억 달러 가운데 30~40% 정도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나머지를 신차종의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데 쓴다.

최소 19억 달러 이상이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데 쓰이는 만큼 현지 생산능력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연간 30만 대 생산능력을 갖춘 앨라배마공장을 짓는데 10억 달러를 썼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생산능력을 확대하면서 기아차의 조지아공장에서 위탁생산하던 물량을 찾아오고 국내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을 줄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지난해 국내공장에서 생산한 물량은 모두 167만 대다. 이 가운데 7% 정도가 미국에 수출하는 물량이다.

현대차가 국내에서 생산하는 물량을 줄이거나 해외로 이전하기 위해서는 노조와 합의해야 한다. 최근 수 년 동안 외국에서 새로운 공장을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생산량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수출량까지 줄일 경우 노조가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미국에서 생산능력을 확대하면 기아차는 조지아공장에서 위탁생산하던 현대차 물량을 돌려주고 현지 생산능력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연간 40만 대의 생산능력을 갖춘 멕시코공장 활용을 놓고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기아차는 멕시코공장에서 생산한 차량 가운데 80% 정도를 미국과 중남미 등에 수출하려고 했다. 기아차가 멕시코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하려던 물량에는 현대차의 미국 판매물량도 포함됐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대차는 기아차 멕시코공장에서 위탁생산해 미국에 수출하려던 계획을 유보했다. 더욱이 트럼프 당선인이 멕시코산 제품에 35%의 높은 관세를 매기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기아차가 멕시코공장에서 생산한 물량의 수요처를 확보하는 데 비상등이 켜진 셈이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가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정책 방향에 맞춰 선제적으로 투자계획을 발표한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국내공장의 가동률이 떨어지고 기아차 멕시코공장에 추가적으로 투자하려던 계획이 보류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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