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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언론은 분석 중, "이재용 구속되면 누가 삼성그룹 이끌까"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01-17 14:4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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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를 놓고 삼성그룹과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외신들이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 부회장의 경영승계와 삼성그룹의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데는 일치한다. 이 부회장의 경영공백이 현실화할 경우 이를 대체할 수 있을 만한 인물도 꼽고있다.

◆ 향후 파장 놓고 전망 엇갈려

17일 외신을 종합하면 특검이 이 부회장에 구속영장을 청구한 뒤 이어질 파장을 놓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외국언론은 분석 중, "이재용 구속되면 누가 삼성그룹 이끌까"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한 특검수사에 탄력을 줄 것”이라며 “삼성그룹과 한국경제 전반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의 경영권 유지 등 향후 거취나 삼성그룹에 실제로 미칠 영향을 두고 전망이 엇갈린다.

블룸버그는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가 받아들여져도 법정에서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며 “한국의 수많은 재벌총수와 같이 이 부회장이 이른 시일 안에 경영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에 이어 오너리스크를 맞았지만 부품사업에서 안정적 기반을 마련한 만큼 성장성에 타격을 입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부회장이 그동안 대규모 조직개편과 바이오사업 등 신성장동력 추진을 주도한 만큼 삼성그룹에 경영공백이 이어지면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물산의 사외이사를 지낸 박윤식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한국 재벌기업은 오너 없이 돌아갈 수 없다”며 “이 부회장이 중요한 결정을 주도하던 상황에서 타격이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그룹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경영공백이 생길 경우 전반적 침체를 이끌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그룹은 박근혜 게이트 수사가 시작된 뒤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해 주요 계열사의 조직개편과 인사 등을 모두 미뤄두고 있다. 삼성전자의 10조 원 규모 하만 인수와 지주사전환 등 지배구조개편도 추진동력을 얻기 어렵게 된다.

증권사 번스타인은 “이 부회장의 발이 묶인 상황에서 삼성그룹의 큰 경영사항들이 승인을 받지 못해 차질을 겪을 수 있다”며 “대부분의 계열사는 영향이 없겠지만 빠른 대응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파이낸셜타임즈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재벌개혁을 위한 정치권과 여론의 공세가 거세져 한국경제의 발전을 저해하던 재벌중심구조가 해소될 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 경영공백 누가 대체할까

삼성그룹이 향후 경영승계와 기업 이미지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데는 한 목소리를 낸다.

뉴욕타임스는 “이 부회장이 경영승계를 위해 치밀하게 짜온 계획이 여론악화로 물거품이 될 수 있다”며 “삼성그룹 계열사의 실적에 타격은 크지 않겠지만 이 부회장의 입지 약화가 가장 큰 리스크”라고 진단했다.

  외국언론은 분석 중, "이재용 구속되면 누가 삼성그룹 이끌까"  
▲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부회장이 그동안 다양한 글로벌 재계 관계자들과 비공식채널을 통해 협력을 논의하며 삼성그룹을 이끌어오던 상황에서 이번 사태로 이런 역할이 흔들릴 수 있다고 봤다.

니혼게이자이는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 뒤 브랜드 이미지 회복이 절실한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았다.

이 부회장이 구속될 경우 경영일선에 나서지 쉽지 않은 만큼 당분간 그룹 차원의 경영권을 확보하며 역할을 대체할 주자도 벌써부터 여럿 거명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삼성그룹 경영 전반을 도맡으며 장기적으로 대규모 변화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고 봤다. 호텔신라의 매출성장세를 6년 연속으로 이끌며 능력을 인정받은 데다 삼성물산의 지분율도 높아 안정적 경영권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대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경영에 이 사장의 경험이 부족하고 오너일가의 지배력이 유지되는 데 비판적 여론이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전문경영인의 역할이 확대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는 부품사업을 성공으로 이끌어 삼성전자를 급성장세에 올린 권오현 부회장을 그룹 차원의 경영권 확보에 유력한 후보로 거명했다. 윤부근 CE부문 사장도 가전사업의 성과를 주목받아 물망에 올랐다.

하지만 이런 변화가 일어나더라도 일시적 변화에 그치고 결국 이 부회장이 구속과 관계없이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최종주자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유력하게 나온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부진 사장 등이 잠시 삼성그룹의 경영을 맡을 수 있지만 결국 완전히 경영권 승계구도를 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 부회장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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