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특검에 뇌물공여 등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다.
박영수 특별검사는 이 부회장에게 12일 오전 9시30분 특검에 출석해 조사받을 것을 통보했다.
특검은 9일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최지성 부회장과 장충기 사장을 나란히 불러 장시간에 걸쳐 강도높은 조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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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2월6일 국회 청문회에서 증인선서하고 있다.<뉴시스> |
특검이 삼성그룹 수뇌부를 정조준하면서 이 부회장의 소환도 이르면 이번주 안에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소환시점이 훨씬 당겨졌다.
특검이 그동안 수사에서 진술과 물증확보 등을 통해 뇌물죄 입증에 자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구속기소된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임의제출한 태블릿PC에서도 최씨가 삼성그룹의 지원과 관련해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와 주고받은 이메일 등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가 5일 변호인을 통해 제출한 태블릿PC인데 특검은 최씨가 2015년 7월부터 11월경 이를 사용한 것으로 파악했다.
특검은 태블릿PC에 담긴 이메일에서 최씨 소유의 독일법인 코레스포츠 설립과 삼성그룹의 정유라 지원과 관련한 내용을 입수해 분석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은 대한승마협회장사인 삼성전자를 통해 220억 원의 승마활동 지원을 약속하는 등 최씨 일가를 지원하고 그 대가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서 국민연금의 지원을 받았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특검 대변인 이규철 특별검사보는 10일 정례브리핑에서 "특검이 태블릿PC에 저장된 내용을 분석한 결과 최순실의 독일코레스포츠 설립 및 삼성으로부터 지원금 수수와 관련한 다수의 이메일, 2015년 10월13일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의 말씀자료 중간수정본 등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특검은 기존 수사내용과 새로 입수한 증거자료를 바탕으로 이 부회장에게 각종 자금을 지원한 것이 삼성물산 합병과 연관성이 있는 지 등을 강도높게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수뇌부 최고위 경영진에 이어 이 부회장까지 출석통보를 받으면서 망연자실하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분위기가 정말 안 좋다”면서도 “수사 진행상황을 지켜볼 뿐 최악의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사와 경영계획 수립 등 할 일이 정말 많은데 악재가 너무 많아 완전히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특검은 박 대통령과 삼성그룹의 거래와 관련해 뇌물죄를 적용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반면 삼성그룹은 최씨 지원이 대통령의 강요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한 일뿐 삼성물산 합병을 위한 대가성 지원이 아니라는 점을 줄곧 강조하고 있다.
특검은 최 부회장과 장 사장을 놓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을 조사한 뒤 삼성그룹 수뇌부를 놓고 일괄적으로 사법처리 수준을 결정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