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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조현상, 효성 분할승계 위해 계열분리 추진할까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7-01-08 06:4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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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사장이 효성그룹의 계열분리를 추진할까.


조현준 회장이 효성그룹의 경영권을 승계하면서 앞으로 조현준 회장과 조 회장의 동생인 조현상 사장의 계열분리가 추진될 수 있다는 말이 재계에서 나온다.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사장은 그동안 효성의 지분을 경쟁적으로 매입했는데 경영권 승계가 마무리되면서 형제가 맡아왔던 사업을 중심으로 효성이 나눠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 조현준과 조현상, 주력사업 성장에 각각 공로

8일 효성에 따르면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사장은 서로 다른 분야를 맡아 효성을 경영을 하고 있다.

  조현준 조현상, 효성 분할승계 위해 계열분리 추진할까  
▲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조현준 회장은 효성에서 섬유PG장과 정보통신PG장을 겸임하고 있다.

조현준 회장이 이끄는 섬유부문은 지난해 1~3분기에 효성이 거둔 전체 영업이익(8013억 원)의 31.1%(2492억 원)를 차지했다.

조현준 회장은 2007년부터 섬유PG장을 맡아왔는데 스판덱스를 주력제품으로 키우며 효성의 외형을 키웠다.

스판덱스는 섬유산업의 반도체로 불릴 만큼 화학섬유업계에서 큰 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제품으로 불린다. 수영복과 스타킹 등 신축을 필요로 하는 의류에 사용되며 탄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높은 기술을 요구해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으로 꼽힌다.

효성은 1992년에 국내 최초로 스판덱스를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2005년에는 ‘크레오라’라는 자체브랜드를 내놓았고 2010년 이후 세계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조현준 회장은 스판덱스사업의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온힘을 쏟고 있다.

조현준 회장은 지난해 10월에 300억 원을 들여 터키 이스탄불에 위치한 스판덱스 제조공장의 생산량을 5천 톤 늘리기로 결정했다. 유럽과 중동에서 스판덱스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는데 대비한 선제적인 투자로 해석됐다.

7월에는 프랑스에서 열린 의류소재 전시회에서 스판덱스로 만든 크레오라 프레쉬 제품을 처음 선보이기도 했고 앞선 3월과 4월에는 대구국제섬유박람회와 인도네시아 섬유전시회, 인도 인터텍스 등에 참석하며 크레오라라는 브랜드를 알리는데 주력했다.

조현준 회장이 스판덱스사업을 진두지휘해온 결과로 효성은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 원 시대를 맞이했을 것으로 보인다.

조현상 사장은 2014년부터 효성의 산업자재PG장과 화학PG 최고마케팅책임자(CMO)을 맡고 있다. 지난해 말 이뤄진 인사에서 전략본부장도 겸임하게 됐다.

조현상 사장은 산업자재부문의 주력제품인 타이어코드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타이어코드는 타이어의 뼈대 역할을 하는 섬유보강재다.

조현상 사장은 1998년에 효성에 입사한 뒤 2000년부터 전략본부에서 본격적으로 경력을 쌓았는데 글로벌 기업들과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추진하며 타이어코드사업을 강화하는데 주력했다.

조현상 사장은 2002년에 세계 최대 타이어제조기업인 미국 미쉐린으로부터 타이어코드 공장을 인수해 미국 현지 생산체제를 구축했고 이후에도 굿이어로부터 타이어코드 공장 4곳을 인수하는 등 전 세계에 생산거점을 마련했다.

조현상 사장의 인수합병 전략으로 효성은 현재 전 세계 타이어코드 시장에서 점유율 4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 계열분리힐까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사장은 마치 경쟁을 벌이는 듯 효성의 주식을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

물론 효성은 "조현문 전 부사장이 효성 지분을 매각해 경영권 안정을 위해 형제가 주식을 사들이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형제가 협의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조현준 조현상, 효성 분할승계 위해 계열분리 추진할까  
▲ 조현상 효성 사장.
조현준 회장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효성의 지분을 13.8% 보유하고 있고 조현상 사장은 12.21% 소유하고 있다. 형제의 지분율 차이는 1.59%포인트에 그친다.

지난해 말 실시된 효성그룹의 임원인사에서 조현준 회장이 그룹 총수에 오르면서 경영권 승계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조석래 전 회장은 회장을 장남에게 물려주고 총수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효성이 경영권 승계를 사실상 마무리하면서 이제부터 형제의 계열분리 가능성을 놓고 본격적으로 고심하게 됐다.

조석래 전 회장이 회장에서 물러났지만 효성 대표이사를 유지하기로 한 것도 장자 승계원칙을 지켜나가면서 형제의 공동경영, 계열분리 가능성 등등을 고려해 시간을 확보하려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 효성그룹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끌어나가기 위해서 수년 안에 계열분리를 추진할 수도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더욱이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사장이 효성에서 맡아왔던 사업분야가 달랐다는 점도 계열분리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조현준 회장은 약 10년 전부터 섬유PG장을 맡았고 조현상 사장은 2011년부터 산업자재PG장을 맡았는데 사실상 둘 사이에서 사업영역을 놓고 개입이 이뤄진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석래 회장체제에서 형제가 각자의 사업을 독자적으로 이끌어왔던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 효성이 분할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조석래 전 회장도 효성그룹을 물려받을 때 형제들과 계열사를 분리해 나눠받았다.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는 장남인 조석래 회장에게 효성물산을 물려줬고 차남 조양래 회장과 삼남인 조욱래 회장에게 각각 한국타이어와 대전피혁을 분리해 상속했다.

◆ 효성 분할할까

효성그룹이 계열분리를 추진하기 위해 풀어내야 할 과제는 만만치 않다.

조석래 전 회장이 보유한 효성의 지분을 누가 어떻게 넘겨받느냐 하는 문제가 남아있다.

  조현준 조현상, 효성 분할승계 위해 계열분리 추진할까  
▲ 조석래 효성그룹 전 회장.
조석래 전 회장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효성의 지분을 10.15% 보유한 3대주주에 올라있는데 이 지분이 어떻게 상속되느냐에 따라 효성 경영권의 앞날이 달라질 수 있다.

지분을 승계하기 위한 재원을 마련하는 일도 숙제다.

6일 효성 주가(14만1천 원)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조석래 전 회장이 보유한 지분의 가치는 5023억 원에 이른다. 이를 상속받으려면 2500억 원이 넘는 상속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효성그룹의 대부분의 매출을 효성이 담당하고 있다는 점도 형제의 계열분리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효성그룹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국내에서 44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는데 효성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효성이 전체 그룹매출의 66% 이상을 내고 있고 다른 계열사들은 소규모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이런 사업구조로 볼 때 형제가 계열분리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효성을 인적분할해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사장이 담당했던 사업영역을 별도의 회사로 쪼개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른다.

인적분할 뒤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사장이 보유한 상대 계열사의 지분을 서로 맞바꾸면 어느 정도 쉽게 계열분리를 할 수 있다.

문제는 과연 이런 결정을 형제가 불화없이 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물론 조석래 전 회장의 의지도 매우 중요하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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