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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기술수출 계약해지, 이정희 신약개발 꿈 타격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16-12-28 15:5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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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이 중국에 기술수출한 폐암신약의 계약해지로 신약 개발능력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은 유한양행을 연구개발 중심의 제약회사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이 사장의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유한양행 기술수출 계약해지, 이정희 신약개발 꿈 타격  
▲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
유한양행은 중국 제약사 ‘뤄신’과 올해 7월 체결한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 ‘YH25448’의 기술수출계약을 해지한다고 28일 밝혔다.

유한양행이 뤄신과 맺은 기술수출 계약규모는 계약금 600만 달러(약 72억 원)와 단계별수수료(마일스톤)을 합치면 모두 1억2천만 달러(1450억 원)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올해 유한양행이 맺은 유일한 기술수출계약이다.

유한양행은 계약해지 이유와 관련해 “뤄신이 세부 계약사항 합의를 앞두고 성실히 협상에 임하지 않았다”며 “계약해지는 신약의 효능과 무관한 뤄신의 일방적인 계약 불이행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유한양행의 연구개발(R&D)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한양행은 올해 10월에도 퇴행성디스크신약 ‘YH14618’의 임상시험을 중단해 연구개발에 문제점을 드러낸 적이 있기 때문이다.

YH14618은 유한양행이 7년 동안 100억 원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한 신약후보물질인데 임상2상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임상을 중단했다.

연이은 신약개발 차질로 이 사장의 유한양행 체질개선 계획도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한양행은 연간 매출에서 70% 가량을 해외 도입품목에 의존하고 있어 장기적인 성장동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이 사장은 도입품목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연구개발 강화를 핵심전략으로 강조해 왔다.

이 사장은 지난해 미래전략실을 사장 직속부서로 신설해 신약개발의 방향설정을 정한 뒤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 또한 신약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모두 822억 원을 바이오벤처회사들에 투자했다.

이 사장의 신약개발에 대한 투자확대는 폐암치료제 YH25448의 기술수출로 처음 성과를 내는 듯 했으나 이번의 계약해지로 신약리스크만 부각되는 결과를 얻었다.

유한양행은 가장 개발진행이 앞서있던 YH25448와 YH14618이 차질이 생기면서 연구개발 중심 제약사로의 체질개선은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됐다.  유한양행의 다른 신약후보물질들은 아직 연구개발 초기단계여서 당분간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이 사장은 일단 연이은 악재를 수습하고 신약개발 전략에 상당한 변화를 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 기술수출 계약해지, 이정희 신약개발 꿈 타격  
▲ 유한양행 연구원들이 중앙연구소에서 신약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 사장은 가장 기대하던 신약후보물질들이 문제가 발생하면서 신약개발 방향설정을 다시 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라며 “포기해야 할 신약과 집중해야할 신약을 명확히 구분하는 결단이 요구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연구개발에 기술수출 계약해지나 신약개발 중단은 연구개발 과정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연구개발에서 경쟁회사들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단기적인 수익에 집착하지 않고 꾸준히 신약개발을 이어가 성과를 거두겠다는 것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신약개발과 관련된 일련의 사태와 상관없이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신약개발은 오랜 시간이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계획을 수립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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