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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국회 법안처리 압박 총대 멨다

강우민 기자 wmk@businesspost.co.kr 2014-08-26 12:3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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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경환, 국회 법안처리 압박 총대 멨다  
▲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오전 종로구 사직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민생 법안과 관련한 대국민 담화문 ‘민생안정과 경제활성화 입법촉구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민생관련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호소하는 대국민 담화를 갑작스럽게 발표했다.

최 부총리는 시간을 지체했다가 경기부양을 위한 최경환 노믹스의 약발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해 이런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규제개혁 작업이 지지부진하다며 장관들에게 강한 불만을 드러내자 실세인 최 부총리가 총대를 메고 국회 압박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 “시장에 다시 무기력감이 번질 조짐”

최경환 부총리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발표한 민생안정과 경제활성화 입법촉구 호소문에서 “시급한 민생경제 법안들은 여야 국회의원들이 국민들의 입장에서 분리·우선해 조속히 처리해 주길 바란다”며 “8월 임시국회에서에서 민생관련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우리경제는 길을 잃고 회복하게 힘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 최 부총리를 비롯해 신제윤 금융위원장, 최양희 미래부 장관,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제정부 법제처장과 국토교통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등이 함께 했다.

최 부총리는 "어렵게 만들어낸 민생안정과 경제활성화 정책들이 실시간으로 입법화돼도 모자랄 판인데도 국회만 가면 하세월"이라며 "그러는 사이 시장에 다시 그러면 그렇지 하고 무기력감이 번질 조짐"이라고 우려했다.

최 부총리는 "정부에서 조속한 입법을 요청한 민생경제 관련 30개 법안은 국민들의 절실한 요구를 반영해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대표적 민생경제 관련 중점 법안으로 기초생활보장법, 국가재정법, 조세특례제한법, 소득세법 개정안,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클라우드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보호에 관한 법률, 서비스산업 발전 기본법, 관광진흥법, 의료법 등 9개를 꼽았다.

또 민생안정을 위해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 폐지법 등 3개 법안,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한 국토계획법 등 5개 법안, 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한 의료법 등 8개 법안, 민생안정과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한 농업협동조합법, 자본시장법 등 5개 법안 등 모두 30여건에 대해 국회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 총대 멘 실세 부총리 최경환

최 부총리의 대국민 담화 발표는 25일 밤 늦게 기자들에게 공지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여야가 세월호 특별법안을 놓고 대치해 국회일정이 중단되자 국회와 국민에 호소하기 위해 호소문 발표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경기부양을 위해 정책집행 효과 등을 감안할 때 민생안정과 경제 활성화 법안 처리의 마지노선을 8월 임시국회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임시국회는 세월호 특별법을 놓고 여야 대치로 사실상 올스톱돼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여야와 유가족이 참여하는 3자협의체 제안을 새누리당이 거부하자 밤샘농성에 들어갔다.

최 부총리가 이날 호소문에서 “민생경제를 위한 것이 애국이고 민생에 당파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임시국회 파행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이다.

부총리가 정치권을 압박하는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현오석 전 부총리도 지난해 12월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지만 당시 철도파업을 놓고 철도노조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었다.

최 부총리가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데에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지지부진한 규제개혁 작업을 강하게 질책한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25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 비서관 회의에서 "규제개혁 장관회의에 나와서 이런저런 이유로 못했다고 변명하면 곤란하다"며 "다 동원을 해서 해결해야지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박 대통령의 질타에서 장관 등을 대신해 최 총리가 나섰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도  “규제개혁이 우리 경제를 살릴 수 있느냐, 활성화할 수 있느냐 하는 키를 쥐고 있다”며 “(경제활성화를 위한) 골든 타임인 이 시기에 국민들의 공감을 통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내야만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 인사들은 최 부총리의 정치권 압박 대국민 담화에 대해 “역시 실세 최경환”이라고 평가하기도 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정책을 야당에게 그대로 수용하라는 것으로 비쳐질 수도 있어 오히려 야당의 반발만 부를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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