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가 박근혜 게이트와 관련된 대기업 수사의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미르와 K스포츠 기금모금과 관련해 답변서에서 대가성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나선 만큼 특검은 대가성 수사에 힘을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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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조사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출석해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뉴시스> |
특검이 삼성그룹의 연루 의혹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한 것으로 19일 전해졌다. 특검은 18일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에 대한 삼성전자의 거액지원과 관련해 대한승마협회장을 맡고 있는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을 따로 만나 조사를 벌였다.
참고인이나 피의자 신분의 조사가 아닌 사전정보 수집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라고 특검 측은 해명했으나 삼성그룹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착수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법조계와 재계는 특검팀이 21일 진행할 현판식을 전후해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죄 혐의를 조사하기 위해 관련 대기업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박 사장을 정식 소환하지 않고 비공개로 별도 접촉했다는 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소환을 위한 일정을 조율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특검이 이 부회장을 비롯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출국금지한 것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이 부회장은 18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모친 김정일씨의 빈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출국금지 등 특검 관련해 기자들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물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최씨가 운영하는 독일 현지법인 비덱스포츠(전 코레스포츠)와 모두 220억 원을 지원하는 내용의 계약서가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공개됐다.
이 가운데 실제로 지원된 자금 80억 원이 정유라씨의 말 구입비 등으로 쓰였던 만큼 삼성그룹 측이 최씨가 비선실세란 점을 미리 알고 거액의 지원까지 약속한 것 아니냐는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18일 탄핵소추심판의 답변서에서 대기업의 재단 출연금과 관련해 “대가를 조건으로 기금을 부탁한 것이 아니다”라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대기업 총수들도 국회 청문회에서 한결 같이 대가성을 부인하고 선의의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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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특검 수사팀장. |
특검이 앞서 이뤄진 검찰수사가 대기업 전반을 들여다보는 데 수사의 초점을 맞춘 것과 달리 삼성그룹과 롯데그룹, SK그룹을 집중 겨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규명하는 수사는 4개로 구성된 특검 수사팀 가운데 수사4팀이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장으로 특검팀에 합류한 윤석열 검사가 직접 이끌고 있는 팀이어서 수사의지와 강도를 엿보게 한다.
윤 팀장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시절 LIG그룹 기업어음 사건을 맡아 회장, 사장 등 대주주 일가를 기소해 유죄판결을 이끌어냈고 대검 중수부 시절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과 삼성 비자금 사건,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맡아 성과를 내 ‘재계의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특검수사는 현판식이 진행되는 21일을 기준으로 삼을 경우 1차 수사기간 종료일이 내년 2월28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