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에 대형TV용 LCD패널을 공급할 가능성이 나온다.
LCD패널 공급부족에 따른 가격상승이 삼성전자 프리미엄TV의 가격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LG디스플레이가 올레드TV의 시장을 확대할 기회를 맞을 수도 있다.
◆ LG디스플레이, 삼성전자에 LCD패널 공급 가능성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13일 “일본 샤프가 2017년부터 삼성전자에 TV패널의 공급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는 내년 TV사업에서 대형패널의 수급차질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
|
▲ 김현석 삼성전자 VD사업부 사장. |
대만의 홍하이그룹은 최근 인수한 샤프와 함께 대형 LCD패널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는데 샤프는 경쟁사 견제와 자체 브랜드를 통한 TV시장진입 등을 위해 삼성전자에 TV패널의 공급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샤프에서 40, 60, 70인치 등 주로 대형 LCD 중심으로 연간 4~5백만 대 수준의 TV패널을 공급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공급받는 전체 TV패널의 8~10%에 이른다.
샤프가 내년부터 삼성전자에 LCD공급을 중단할 경우 삼성전자는 대형TV패널의 수급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삼성전자의 주력 LCD공급사인 삼성디스플레이는 플렉서블 올레드패널시장 확대에 대응해 대형 LCD생산라인을 플렉서블 올레드패널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등 LCD패널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LCD패널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9월 중국패널업체인 차이나스타(CSOT)의 11세대 LCD투자에 3500억 원 규모의 지분을 참여했는데 차이나스타의 11세대 LCD패널 생산은 2018년 이후에나 가능하다.
삼성전자가 샤프의 대안으로 TV패널 공급사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현재 수준의 대형TV 생산량을 유지할 경우 LCD패널 수급에 차질을 빚을 상황에 놓인 셈이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재고확보를 위해 대형 TV패널 구매에 주력할 것”이라며 “고사양의 대형TV패널 생산가능업체가 소수인 점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의 대형TV용 LCD패널을 공급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파악했다.
◆ LG디스플레이, 올레드TV 확대 절호의 기회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에 대형 LCD패널을 공급할 경우 가격지배력을 강화해 올레드TV사업 확대에 절호의 기회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대형 LCD패널은 공급부족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섰는데 내년은 공급부족이 심화하며 가격이 더 빠르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
|
|
▲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
김 연구원은 “2017년 LCD시장은 수요가 7% 늘지만 공급은 1% 늘어나 심각한 공급부족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며 “LCD가격은 삼성전자의 TV패널 구매 영향으로 연중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LCD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만큼 LCD가격상승에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LG디스플레이가 경쟁사인 삼성전자에 공급하는 TV패널의 가격지배력을 강화할 경우 삼성전자는 LCD수급단가가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원가상승은 제품의 가격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삼성전자가 지금의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제품가격을 올리게 되면 삼성전자의 SUHDTV와 올레드TV의 가격 차이는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삼성전자의 SUHDTV는 사실상 프리미엄시장에서 올레드TV와 맞설 수 있는 유일한 LCD제품으로 평가받는 만큼 SUHDTV의 가격상승은 올레드TV의 점유율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LG디스플레이는 올레드TV사업에서 수율을 개선하고 생산량을 늘려 규모의 경제를 구축하는 등 올레드TV패널의 단가를 꾸준히 낮춰 왔다. 올레드TV 가격 역시 하락하며 가격경쟁력을 더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프리미엄TV시장에서 대형 SUHDTV의 생산량과 수익성 등을 놓고 고민에 처한 셈이다.
삼성전자가 TV시장에서 LG전자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LG디스플레이의 패널을 탑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TV시장에서 치열한 기술경쟁을 벌이며 지금껏 상대 패널업체의 제품을 탑재하지 않았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2012년 기술유출과 관련해 법정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 역시 삼성전자의 TV기술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 LG전자와 비교될 때마다 정제되지 않은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적도 여러 번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