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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출줄 모르는 아마존 제국의 영토확장

오대석 기자 pscientist@businesspost.co.kr 2014-08-21 20: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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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멈출줄 모르는 아마존 제국의 영토확장  
▲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가 세우려는 아마존 제국은 끝을 짐작하기 어렵다. 그 이름처럼 남미대륙의 거대한 강 아마존 같다.

아마존은 2분기에 매출이 늘었지만 적자도 급증했다. 아마존은 2분기에 193억4천만 달러(약 20조 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나 증가했다.

그러나 1억2600만 달러(약 1300억 원) 손실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700만 달러 적자였는데, 적자규모가 급증했다.

시장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일부 주주들은 베조스가 매출을 높였지만 무리한 투자 탓에 2012년 이후 제대로 된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손해를 감수하고 시장지배력을 높이는 베조스의 전략이 옳다는 지지도 나온다.

그동안 베조스의 아마존에 대해 이런 엇갈린 반응이 나온 적은 별로 없다. 이런 반응은 베조스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베조스는 이런 평가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베조스는 여전히 여러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베조스의 확장전략은 너무 광범위해 얼핏 보면 중구난방처럼 보이기도 한다. 미국 타임은 2012년 아마존을 놓고 “너무 많은 사업에 관여해 핵심제품이 무엇인지 목표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기업”이라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베조스의 목표는 분명해 보인다. 베조스는 상거래 업계를 모두 삼키려는 뚜렷하고 공격적인 목표를 세워놓고 달려간다. 이를 위해 베조스는 이윤보다 시장지배력에 더욱 집착한다.

아마존에서 일한 적이 있는 한 직원은 “베조스가 이끄는 아마존은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는 포식자”라며 “새로운 투자를 그만두면 지금이라도 흑자로 전환할 수 있지만 베조스는 끝없는 욕망으로 절대 사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클라우드시장 장악한 베조스

아마존은 아마존웹서비스(AWS Amazon Web Services)를 통해 클라우드 분야의 1인자로 성장했다. 클라우드는 인터넷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동영상 음악 사진 등의 데이터를 내려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아마존은 2012년 35억 달러 규모의 AWS 관련 매출을 올린 뒤 클라우드분야에서 급격히 성장했다. 올해 2분기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성장한 9억6200만 달러의 매출을 거뒀다.

베조스는 “AWS가 아마존 안에서 가장 큰 비즈니스가 될 것”이라며 "결국 클라우드 컴퓨팅부분 매출이 유통 비즈니스를 뛰어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미국중앙정보부(CIA)로부터 6억 달러 규모의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수주했다. 그러나 미국 공공기관 IT서비스를 독차지해온 IBM이 소송을 거는 바람에 진행을 못하다 지난 5일 마침내 가동에 들어갔다. IBM도 아마존의 기세를 막을 수 없었던 것이다. 아마존의 위상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베조스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새로운 사냥감을 향해 진격하고 있다.

베조스는 클라우드 분야가 앞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 IBM 구글 등 강력한 추격자들과 경쟁하면서 수익성이 많이 떨어질 것으로 본다.
 

  멈출줄 모르는 아마존 제국의 영토확장  
▲ 아마존 물류창고 전경

◆ 베조스의 새로운 사냥감은 무엇인가

베조스는 디지털컨텐츠 유통사업에 주목한다.

아마존은 디지털컨텐츠 유통 플랫폼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를 통해 엄청난 양의 전자책과 TV컨텐츠 음악 등을 유통하는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려고 한다.

아마존은 지난달 18일 무제한 전자책 구독 서비스인 킨들 언리미티드를 내놓았다. 이는 월 9달러99센트에 60만권 이상의 전자책과 수천 권의 오디오북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용자는 아마존의 킨들 앱을 사용하면 거의 모든 스마트기기에서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아마존은 이에 앞서 6월에 음악스트리밍 서비스인 프라임뮤직을 선보였다. 이는 프라임서비스 회원을 늘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프라임 회원은 연회비 99달러만 내면 아마존에서 제공하는 영화와 TV 프로그램을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배송비 없이 상품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무료 음악서비스까지 추가했다.

뉴욕타임스는 “프라임뮤직이 제공하는 노래수가 적고 최신곡을 접하기 힘들지만 기존 프라임 서비스 회원이 많아 큰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프라임 서비스 회원은 2천만 명이다.

신문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베조스는 지난해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했다. 그는 향후 전자신문과 종이신문을 혁신해 아마존을 통해 판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 전자기기 만들어 유통 장악력 높이려는 베조스

베조스는 전자기기를 직접 만드는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아마존이 이를 통해 직접 수익을 올리기보다 변화하는 전자상거래 환경에서 소비자를 더욱 끌어들이려는 의도로 분석한다. 유통에서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려 한다는 것이다.

베조스는 모바일을 통한 구매가 증가하는 데 주목한다.

아마존은 지난해 12월 “연간 판매실적 중 절반 이상이 모바일기기를 통해 주문됐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지난 6월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 ‘파이어폰’을 내놓았다. 업계는 파이어폰이 현재 경쟁이 치열한 스마트폰시장을 장악하기 힘들 것으로 내다본다.

그러나 파이어폰은 파이어플라이 기능을 탑재해 모바일 구매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능은 바코드 스캔과 상품사진 인식기능을 통해 제품에 대한 데이터를 뽑고 아마존 사이트에서 구매할 수 있는 상품목록을 보여준다. 또 디지털 콘텐츠 상품까지 검색할 수 있다.

경제매체 포브스는 “파이어폰은 아마존 사이트 쇼핑에 최적화된 도구”라며 “사용자를 아마존 상품 및 서비스로 연결시켜주는 기능이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베조스도 “파이어폰은 단순한 하드웨어가 아닌 서비스로 봐야 한다”고 이런 평가를 뒷받침했다.

아마존은 이밖에도 다양한 기기에서 아마존을 통한 전자구매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2011년 전자책에 특화된 태블릿PC '킨들 파이어'를 출시했으며 올해 4월에는 TV셋톱박스 ‘파이어TV’를 출시해 거실에서도 구매를 가능하게 했다.
 

  멈출줄 모르는 아마존 제국의 영토확장  
▲ 아마존의 식료품 배송 서비스 아마존 프레시(Amazon Fresh)

◆ 상거래 완전체로 거듭나려는 아마존

아마존은 유통에만 만족하지 않고 배송과 결제까지 손을 넓혀 상거래 과정 전체에 관여하려 한다.

아마존은 지난 14일 모바일 결제 서비스 아마존 로컬 레지스터(Amazon Local Register)를 공개했다. 이용자는 신용카드 리더기를 스마트폰에 연결해 화면에 사인을 하면 신용카드로 결제를 쉽게 끝낼 수 있다.

아마존은 2016년 1월1일까지 결제수수료를 1.75%로 제공하고 전용프로그램을 무료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신용카드 결제시장을 장악하겠다는 것이다. 페이팔 등 다른 결제서비스가 2.7%대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낮다.

아마존은 자체 배송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4월 아마존이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뉴욕 등에서 자체 차량과 운전기사를 통한 배송시스템을 시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꾸준히 증가하는 배송료를 줄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의 배송비용은 2009년부터 계속 늘어나고 있다. 올해 1분기에 배송비용이 31%나 증가해 판매량 증가율인 23%를 앞질렀다.

게다가 지난해 크리스마스 기간에 온라인 구매가 급증해 제품이 제 때 배송되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베조스는 이런 사태를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모양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배송시스템까지 갖출 경우 아마존은 온라인 유통회사에서 종합물류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베조스는 무인기인 드론을 활용한 배송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아마존은 드론을 이용한 택배서비스 상용화를 미국 연방항공청(FAA)에 공식요청해 놓은 상태다.

존 히키 미국 연방항공청(FAA) 부국장은 이와 관련해 “안전상의 이유로 승인까지 수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 아마존은 월마트를 제칠 수 있을까

아마존은 이미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했다. 아마존은 이제 오프라인까지 통틀어 최고의 소매업체가 되려는 야심을 품고 있다.

전미소매협회(NRF)에 따르면 지난해 아마존의 소매부문 매출은 약 440억 달러를 기록해 전체 미국 소매업체 가운데 9위에 올랐다. 이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27%나 급증한 것이다.

오프라인 유통기업이 아닌 전자상거래 업체가 10위 권 안에 진입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아마존은 지난해 식료품 주문 배송 서비스 ‘아마존 프레시’를 도입해 오프라인 유통업체를 위협하고 있다.

식료품은 신선도와 안전문제 때문에 그동안 전자상거래업체들이 다가갈 수 없는 영역이었다.

그러나 베조스는 “매출 2천억 달러의 회사가 되려면 옷과 음식을 팔아야 한다”며 빠른 배송을 앞세워 식료품 배송사업에 뛰어들었다.

아마존 프레시는 아직 직접 마트에 가서 식료품을 사는 문화를 대체하기에 이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아마존은 꾸준히 영역을 늘려나가고 있다. 아마존 프레시는 지난해 시범운영을 거친 데 이어 올해는 20개 도시로 확대되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 4월에 바코드 스캔기기인 ‘아마존 대시’를 내놓아 아마존 프레시를 지원하고 나섰다. 아마존 대시는 아마존 프레시 고객들에게 제공되는데 고객은 구매하려는 식료품을 바코드뿐 아니라 음성으로도 쉽게 주문할 수 있다.

R.J.핫토비 모닝스타자산 연구원은 “아마존의 목표인 완벽한 오프라인 상점 대체는 식료품 분야의 성공에 달렸다”며 “아마존 프레시가 성공하면 월마트의 강력한 도전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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