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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박근혜 게이트 딛고 포스코 회장 연임에 도전할까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6-12-08 14:4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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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준, 박근혜 게이트 딛고 포스코 회장 연임에 도전할까  
▲ 권오준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달 12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박근혜 게이트를 딛고 연임에 도전할까?

권 회장의 선임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국회 청문회에서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포스코 차기 수장 인선을 앞두고 권 회장의 속내도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9일 오전 정기 이사회를 연다. 두 달에 한 번 꼴로 열어온 만큼 사실상 올해 마지막 정기 이사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사회에서 권 회장이 연임에 도전할 의사를 밝힐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권 회장은 2014년 3월 취임해 내년 3월14일 임기가 끝난다. 포스코는 내부 규정상 임기종료 3개월 전까지 회장이 연임이나 퇴임 의사를 밝히도록 돼있다. 임기 종료일로부터 역산하면 12월14일까지 연임의사를 밝혀야 한다는 뜻이다.

포스코 회장이 반드시 이사회에서 의사를 밝힐 필요는 없어 권 회장이 만일 9일 이사회에서 입장을 밝히지 않더라도 이른 시일 안에 연임 도전 의사를 표명할 것으로 관측된다. 

권 회장이 연임에 도전할 뜻을 밝히면 사외이사로 구성된 CEO후보추천위원회가 단일후보를 놓고 자격심사를 진행하게 된다. 만일 연임을 포기할 경우 후임회장 선임을 위한 후보군 인선작업에 착수하게 된다.

포스코 사외이사진은 현재 이명우 동원산업 대표이사 사장, 신재철 전 LG CNS 대표이사 사장, 김일섭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대학교 총장, 선우영 법무법인 세아 대표 변호사,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 고문 등 6명으로 구성됐다.

권 회장은 취임 이후 강력한 구조조정과 실적회복을 이끌었다. 올해 3분기에 '영업이익 1조 시대'를 다시 열었다. 철강가격 상승 등 업황개선으로 4분기에도 좋은 실적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8일 포스코 주가는 실적개선 기대로 4% 이상 강세를 나타냈다.

권 회장은 그동안 연임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구조조정 마무리 등 앞으로 할일이 많이 남은 점도 포스코 안팎에서 권 회장의 연임에 무게를 싣기도 했다.

하지만 박근혜 게이트가 터지고 포스코가 여러 의혹에 연루되면서 권 회장의 연임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검찰수사가 본격화하면서 권 회장은 기업 총수 가운데 참고인 신분이긴 하지만 가장 먼저 소환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검찰이 발표한 공소장에서 권 회장의 직접적 혐의사실은 드러나지 않았다. 권 회장 입장에서 연임에 희망을 키워볼 수 있게 된 셈이었다.

하지만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조사 청문회를 거치면서 권 회장의 연임은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검찰수사 결과와 별개로 권 회장의 리더십에 상처를 낼만한 증언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청문회에서 권 회장 선임 과정에 개입을 부인하면서도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당시에 자격이 충분하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권 회장의 자격을 묻는 질문에 답변한 것인데 박 의원은 “당시 김기춘 실장이 조원동 수석에게 권오준을 시키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권오준, 박근혜 게이트 딛고 포스코 회장 연임에 도전할까  
▲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국정조사 2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조 전 수석은 당시 포스텍기술투자 사장과 절친이란 점을 인정하면서도 권 회장의 선임에 관여하지 않았고 김 실장의 지시가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기억이 없다”고 부인했다.

권 회장은 박근혜 게이트와 관련한 포스코의 여러 의혹이 불거지고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자 검찰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다수 국민들이 TV 생중계로 국회 청문회를 지켜본 만큼 포스코에 대한 여론이 악화한 측면도 부인하기 어렵다. 특히 회장 선임 당시 정권실세들 사이에서 자격론이 언급됐다는 것도 권 회장에게 뼈아플 수 밖에 없다.

민간기업인 포스코 회장 자리를 놓고 정권이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방증이기도 하고 권 회장이 자질부족에도 회장으로 낙점받았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대목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오는 19일 진행될 5차 청문회에 권 회장의 선임배경을 둘러싼 정권외압 의혹 등과 관련 해포스코 관계자 4인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최명주 전 사장과 김응규 전 사장, 이영선 전 이사회 의장, 오영호 전 코트라 사장 등 4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5차 청문회는 사실상 포스코 청문회, 특히 회장 선임을 둘러싼 정권개입 의혹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여 거취결정을 앞둔 권 회장으로서 고민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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