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기업이 동양의 경영에 참여하면서 전국구 레미콘회사로 발돋움하게 된다.
유진기업은 그동안 수도권 위주로 레미콘사업을 벌였는데 동양이 구축해놓은 지방 네트워크까지 활용해 레미콘사업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유진기업이 동양의 경영에 참여하면서 삼표에 뺏겼던 레미콘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탈환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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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 |
유진기업은 현재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동양의 지분을 30.03% 보유하고 있는데 이 지분을 발판삼아 2일 동양의 이사회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유진기업은 3월에 열린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의 반발 등으로 이사회 진입에 실패한 뒤 그동안 소액주주들에게 동양에 대한 책임경영 의지를 수차례 강조했다.
그 결과 유진기업은 2일 열린 동양 주주총회에서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부회장과 정진학 유진기업 사장을 동양 사내이사에, 이동명 법무법인처음 대표를 동양 사외이사에 선임했다.
유진기업은 동양의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해 그동안 삼표에 뒤쳐졌던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는데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유진기업은 2006년부터 9년 동안 레미콘업계 시장점유율 1위를 지켜왔지만 지난해 경쟁기업인 삼표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유진기업은 지난해 이순산업과 지구레미콘, 당진기업 등 계열사 물량을 합해 전국 레미콘출하량이 744만㎥을 기록했다. 이는 삼표의 출하량보다 13만㎥ 적은 것이다.
유진기업의 레미콘 시장점유율은 7~8% 수준이다. 유진기업은 수도권에서 시장점유율 14%가량을 차지하고 있지만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기반이 취약하다.
동양은 경상도와 강원도 등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유진기업은 동양이 구축해놓은 지역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전국구 기업으로 확대하는 한편 시장점유율을 10%대까지 끌어올리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유진기업은 현재 29개의 레미콘공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동양이 보유하고 있는 24개 공장까지 합할 경우 전국적으로 53개의 공장을 보유한 거대기업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자산규모도 기존 1조5천억 원 수준에서 2조5천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진기업이 동양의 경영권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곱지 않게 바라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유진기업이 경쟁사인 동양의 경영권에 참여하면 레미콘사업에서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사안에 대해 유진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경우 동양은 신규투자와 설비개선 등을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유진기업이 고배당정책 등으로 동양으로부터 현금만 확보한 뒤 나중에 다시 지분을 팔고 나가는 이른바 ‘먹튀’를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동양은 동양시멘트와 동양매직 등을 매각해 현재 5천억 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유진기업이 고배당정책을 펼 경우 동양의 자본만 유출되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진학 사장은 3월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진기업이 동양 자산에 눈독을 들이고 단기차익을 내기 위해 인수에 나섰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며 “유진기업이 동양을 인수하면 레미콘 시장점유율을 10%대까지 늘릴 수 있어 건설회사와 시멘트회사 등과 협상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는 시너지가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유진기업 관계자도 “동양의 이사회에 참여한 것은 사업에서 시너지를 내기 위한 것”이라며 “동양의 발전을 위해 모든 분야에서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