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정부가 지분매각 계획을 철회하고 독자생존으로 방향을 선회한 재팬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올레드패널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
대만 홍하이그룹의 샤프 또는 애플과 재팬디스플레이가 기술개발 또는 생산시설 확보에 연합군을 구축할 가능성이 높아 LG디스플레이의 사업진출에 실질적 위협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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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마 미츠루 재팬디스플레이(JDI) CEO. |
2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재팬디스플레이가 일본 정부펀드에서 1천억 엔(1조450억 원)의 자금을 지원받으며 부활에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관계자를 인용해 “재팬디스플레이가 확보한 자금은 대부분 중소형 올레드패널의 연구개발에 쓰일 것”이라며 “11월 말까지 향후 사업계획 공식발표를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JC)는 재팬디스플레이 지분 35.6%를 보유하고 있는데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해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게 된다.
일본정부 측은 “일본이 디스플레이사업에 반드시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최근까지 INJC가 보유한 재팬디스플레이 지분 전량을 외국기업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재팬디스플레이는 애플에 LCD패널을 공급해 대부분의 실적을 올리는데 최근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데다 애플이 내년부터 올레드패널을 채용할 경우 실적이 크게 둔화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INJC는 실적부진을 겪던 소니와 도시바, 히타치의 디스플레이사업부를 2012년 통합해 재팬디스플레이를 설립한 뒤 꾸준히 운영자금을 지원해 왔다. 최근 샤프의 인수전에도 참여했지만 홍하이그룹에 빼앗겼다.
이런 상황에서 지분매각계획을 철회하고 추가적인 자금을 투입하기로 결정한 것은 향후 재팬디스플레이의 올레드패널사업 확대의 가능성을 본 것으로 판단된다.
재팬디스플레이가 홍하이그룹 또는 애플과 올레드패널 기술개발 또는 생산시설 확보에 협력하기로 하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 일본정부가 계획을 갑자기 바꿨을 가능성이 나온다.
사실상 재팬디스플레이가 독자적으로 올레드패널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외부업체와 협력을 결정할 경우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타이정우 샤프 사장은 최근 니혼게이자이를 통해 샤프와 재팬디스플레이가 기술협력으로 한국 디스플레이업체와 경쟁할 수 있도록 연합을 맺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니혼게이자이는 “홍하이그룹은 샤프가 독자적으로 올레드패널에 뛰어들기 사실상 어렵다고 보고 기술협력방안을 꾸준히 찾고 있다”며 “대규모 생산투자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의 경우 삼성디스플레이가 올레드패널을 독점공급하는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LG디스플레이와 샤프, 재팬디스플레이 등 올레드패널 후발업체들과 계속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글로벌 부품업체들에 연구개발 또는 생산투자비용을 직접 지원하며 향후 부품공급에서 유리한 입장을 차지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특히 자금난이 가장 심각한 재팬디스플레이가 유력한 대상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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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
재팬디스플레이가 이런 협력으로 역량을 갖춘 뒤 시장에 뛰어들 경우 최근 중소형 올레드패널에 투자를 본격화한 LG디스플레이가 경쟁심화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압도적인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확보해 향후에도 우위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경쟁업체의 추격을 뿌리치지 못하면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수 있다.
대신증권은 LG디스플레이가 2018년 하반기부터 중소형 올레드 생산능력을 본격적으로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샤프나 재팬디스플레이가 비슷한 시기에 시장진입을 노릴 수 있다.
재팬타임스는 “재팬디스플레이는 2018년부터 올레드패널 양산을 계획하고 목표를 이뤄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정부의 지원을 받은 뒤 좀더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