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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박근혜 게이트에 휘말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검찰이 롯데그룹 면세점 승인과정과 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 최 의원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들여다 보고 있다.
‘친박실세’인 최 의원은 박근혜 게이트에서 사실상 ‘무풍지대’로 남아 있었는데 태풍권으로 진입했다.
◆ 검찰, 범죄 혐의 있으면 수사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24일 서울 소공동 롯데그룹 정책본부 대관팀 사무실과 신동빈 회장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의 압수수색 대상에 이례적으로 기획재정부 최상목 1차관실과 차관보실, 정책조정국장실,관세제도과 사무실, 관세청 수출입물류과 사무실도 포함됐다.
검찰이 미르 설립과 관련한 실무회의에 참석한 최 차관실을 압수수색했지만 최종 칼끝은 최 의원으로 향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최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내며 각종 경제정책을 총괄했다.
기재부 관세제도과와 관세청 수출입물류과는 모두 면세점 관련 업무를 맡는 곳이다.
롯데면세점은 미르에 28억 원을 출연했는데 검찰은 재단출연에 앞서 롯데그룹 고위임원과 최 의원이 접촉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별수사본부는 롯데그룹 비리의혹을 수사했던 특수4부(부장검사 조재빈)로부터 최근 롯데면세점 수사자료를 넘겨받았는데 여기에 롯데 고위임원이 지난해 하반기 롯데면세점 사업승인과 관련해 최 의원을 접촉했다는 내용의 자료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11월 면세점 특허권 재승인 심사를 받았고 그 결과 서울 중구 소공동점을 지켜낼 수 있었다. 하지만 잠실 롯데월드점은 수성에 실패했다.
그 뒤 관세청은 올해 4월 대기업 3곳에 면세점을 추가로 주기로 했는데 롯데로서는 다시 기회가 생긴 셈이다. 추가 사업자 선정발표는 12월로 예정돼 있다.
검찰은 이런 정부 결정에 앞서 롯데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롯데가 미르에 28억 원을 출연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사업승인이라는 대가를 약속받고 재단 출연금 낸 것은 아닌지 의심하는 것이다.
검찰은 롯데그룹이 K스포츠재단에 추가로 70억 원을 냈다가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기 직전(6월9일) 돌려 받은 과정도 들여다 보고 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롯데그룹이 두 재단에 출연금을 내는 과정에 최 의원이 관련됐다면 뇌물이 오고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 측과 롯데그룹 측은 관련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은 최 의원이나 최 차관 등 특정 인물과 관계가 없고 특정 부서에 관한 자료를 받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 의원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선 검찰이 확인한 바가 없다”며 “범죄 혐의가 있다면 수사를 하는 게 원칙이고 도리지만 아직까지 드러난 게 없다”고 말했다.
최 의원 측은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과정에서 롯데는 물론 어느 기업과도 접촉하거나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 홍완선, 안종범 등과도 친분
최 의원은 롯데면세점 관련 의혹뿐 아니라 지난해 삼성물산 합병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지난해 삼성물과 제일모직 합병건은 의결권 행사조언 전문기관들도 ‘반대’를 권할 만큼 반대 여론이 많았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각계 인사로 구성된 전문위원회를 열지 않고 투자위원회만 열어 합병안 찬성을 밀어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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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경환 의원(왼쪽)과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
이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사람은 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인데 그는 최 의원과 대구고등학교 동기로 ‘절친’이다. 최 의원이 어떤 식으로든 홍 전 본부장에게 힘을 실어주었을 것이라는 의심이 확산되고 있다.
홍 전 본부장은 2013년 11월 기금운용본부장을 맡을 당시부터 말이 많았다. 그는 하나금융투자 부사장, 하나은행 부행장 출신으로 주로 은행에서 법인영업을 해왔다.
이 때문에 500조 원을 굴리며 ‘자본시장 대통령’으로 불리는 기금운용본부장으로 부적격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그가 많은 사람의 예상을 뒤엎고 기금운용본부장에 취임한 것은 고교 동기인 최 의원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말이 당시 파다했다.
최 의원은 구속된 안종범 전 수석과 위스콘신대학에서 함께 공부했는데 두 사람은 사석에서 형,동생으로 부를 정도로 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최 의원이 경제부총리를 할 때 안 전 수석은 청와대 경제수석이었는데 안 전 수석이 박근혜 게이트에서 핵심 역할을 한 만큼 최 의원도 어떤 식으로든 연관돼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 의원이 차은택씨 사업에 예산을 몰아줬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모든 정부 부처 예산이 기재부를 거치기 때문에 어떤 방식이든 최 의원의 승인이 있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은 한 대학강연에서 “최 의원이 경제부총리 시절 차은택이 하는 모든 사업에 예산을 몰아줬다”며 "대통령이 원하는 사업에 공무원이 예산을 몰아주는 상황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2015년 7월 24일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이 재벌총수 17명과 비공개로 만났을 때 참석한 유일한 배석자로 알려져 있다.[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