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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진코믹스의 유료 웹툰 성공 비결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4-08-14 20: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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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진코믹스의 유료 웹툰 성공 비결  
▲ 권정혁 레진코믹스 최고기술책임자(부사장)


네이버와 다음에서 무료로 웹툰을 볼 수 있게 된 지 10년이 훌쩍 넘었다. 한동안 국내 웹툰시장은 이 두 포털이 제공하는 무료웹툰 시장으로 굳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틈새를 노린 벤처기업이 등장했다. 지난해 6월 ‘돈 주고 볼 만한 만화’를 내세우며 등장한 ‘레진코믹스’가 그 주역이다.

이 회사는 부분 유료화를 채택하고 있다. 최근 웹툰은 유료, 오래된 웹툰은 무료로 제공한다. 연재물의 경우 따끈따끈한 내용을 빨리 보고 싶으면 돈을 내라는 것이다. 기다리면 공짜지만 기다릴 수 없으면 돈을 내야 한다. 시간을 파는 셈이다.

이 회사의 성장은 놀라울 정도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매출 1억 원을 넘으며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부가 창조경제 차원에서 이들의 성공비법을 배우겠다며 워크숍에 초청하기도 했다.

네이버와 다음에 수백 개의 무료웹툰이 널려 있는데 사람들은 왜 레진코믹스에 돈을 내고 웹툰을 보는 걸까?

레진코믹스를 만든 건 한희성(32) 대표다.

그는 명문대는커녕 대학 졸업장도 없다. 미대생을 꿈꿨지만 재수생활 중 대입을 포기했다. 돈을 번 경험이라곤 외부기고로 원고료를 받은 것과 맥도날드 알바 경험밖에 없다.

그러나 그는 성공하는 벤처기업의 수장이 갖춰야 할 조건을 갖추고 있다. 견고한 양강체제에서 틈새를 발견했고, 목표를 확실히 정했으며, 소비자들의 욕구를 정확히 파악했다.

◆ 고정관념 깨고 1년 만에 대성공

한희성 대표의 목표는 바로 ‘질 좋은 콘텐츠를 돈 받고 제공하는 것’이다.

레진코믹스는 현재 부분 유료화 방식으로 운영중이다. 일단 가입하면 연재중인 작품 중 대다수를 무료로 볼 수 있다. 다만 유료결제한 독자보다 더 기다려야 한다.

지난해 6월 한 대표는 웹툰은 무료라는 인식을 깨고 다음편을 기다리지 않고 보기 위해서 결제해야 하는 사업모델을 만들었다.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국에서 디지털 콘텐츠 유료화가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불법복제를 당연하게 여기고 포털사이트가 수백여 편의 무료웹툰을 제공하는 상황에서 누가 돈을 주고 웹툰을 보냐는 생각이 널리 퍼져있었다.

레진코믹스는 이 편견을 깼다.

  레진코믹스의 유료 웹툰 성공 비결  
▲ 레진코믹스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네온비 작가의 '나쁜상사'
벤처기업으로서 드물게 한 달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은 뒤 매달 20~40%씩 성장했다. 지난해 12월까지 매출 15억 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 들어서는 1월부터 3월 중순까지의 매출만 30억 원을 넘었다.

사이트 가입자는 110만 명을 돌파했다. 대부분 유령회원이 아닌 사이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회원들이다.

한 대표는 “별다른 광고나 마케팅 한 번 없었지만 100만 회원이 모였다”며 “우리를 통해 한국에도 좋은 콘텐츠 서비스를 제값 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증명됐다”고 말했다.

1년 동안 데뷔시킨 신인작가가 200여 명 정도고 연재작품은 42편에서 200여 편으로 늘었다. 그 중 네온비 작가의 ‘나쁜 상사’는 누적 매출이 2억8천만 원에 이른다.

레진코믹스 앱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만화부문에서, 애플 앱스토어 서적부문에서 출시한 직후부터 지금까지 매출 1위를 지키고 있다.

콘텐츠의 질도 뛰어나다. 리율 작가의 ‘신기록’은 신인작가의 작품이지만 수준 높은 작화와 스토리로 2013년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콘텐츠 진흥원장상을 수상했다.

레진코믹스는 지난 4월 엔씨소프트로부터 50억 원대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앞서 1월에 CJE&M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 “돈 주고 보고 싶은 좋은 콘텐츠”

한 대표는 무료 웹툰에 길들여진 독자들의 지갑을 어떻게 열었을까?

차별화된 콘텐츠와 부분 유료화, 그리고 간편해진 결제방식이 그 비결로 꼽힌다.

한 대표는 광고가 아닌 부분 유료화로 매출을 내는 방법을 택했다. 웹툰의 초반부는 무료로 보고 계속 보고 싶으면 가상코인을 구입해 나머지 후속편을 구독하는 식이다.

한 대표는 포털사이트가 선택한 광고모델을 선택하지 않았다.

그는 작가들에게 좋은 만화를 그릴 수 있는 환경, 독자들에게 좋은 만화를 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려면 광고모델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기 위해선 트래픽보다 자발적 구매와 작품 충성도에 의한 수익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처음 사업을 구상했을 때부터 확고한 뜻이었다. 사업시작 전 웹툰작가를 섭외할 때도 만화는 유료여야 한다는 생각을 드러냈고 작가들의 많은 공감을 얻었다.

그러나 웹툰을 ‘팔기’ 위해서 좋은 콘텐츠가 필요했다. 그는 네이버-다음과 확실한 차별화를 뒀다.

네이버와 다음이 이미 만들어 놓은 시장의 틈새를 공략했다. 한 대표는 “웹툰시장에 틈이 있다고 봤다”며 “만화산업이 커지려면 소년지, 청년지, 성인지 등이 골고루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네이버와 다음은 10대와 20대 초중반을 타깃으로 한다. 한 대표는 20대 이상을 목표로 했다. 실제 이용자층도 20대 이상 여성이 60%를 차지한다.

네이버는 일상생활을 다룬 짧은 만화인 ‘생활툰’이 많다. 그러나 한 대표는 줄거리와 이야기가 있고, 서사구조를 확실히 갖춘 만화를 주로 선택했다. 대중적 만화보다 진짜 만화를 즐기는 마니아층이 즐길 수 있는 만화를 제공했다.

20대 이상 연령층을 목표로 한 것은 레진코믹스의 수익모델과도 관련이 있다. 한 대표는 시간은 없고 돈은 있는 어른을 노렸다. 아이들은 시간을 투자해서 만화를 보고, 어른들은 돈을 투자해서 만화를 본다는 것이다.

레진코믹스 웹툰도 시간이 지나면 무료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기다릴 여유와 인내심이 없다면 돈을 내고 보면 된다. 시간을 판다는 개념이라는 것이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국내 만화시장은 10대 중심, 무료시장으로 고착돼 왔다”며 “우리는 이 구도에서 가치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더하는 방식으로 수익모델을 설계했다”고 말했다.


  레진코믹스의 유료 웹툰 성공 비결  
▲ 레진코믹스의 권정혁 최고기술책임자(부사장, 왼쪽)와 이성업 이사

◆ 보기 편한 화면과 간편한 결제방식


그러나 컨텐츠만으로 지금의 성공을 이끌어낼 수 없었다.

레진코믹스는 디지털 미디어에서 기술력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보여준다.

레진코믹스는 기존 웹툰과 다르게 페이지를 넘겨 만화를 볼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세로 스크롤 방식이지만 키 하나만 누르면 페이지 만화로 바뀐다. 독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이 가능하다.

또 포털의 웹툰은 보통 해상도가 500~600픽셀이지만 레진코믹스는 1500픽셀이다. 화질에서 압도적 차이가 난다.

결제방식도 효율적으로 바꿨다. 한 권당 돈을 받는 방식이 아닌 한 번에 충전을 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다른 분야에서 많이 사용하는 방식이지만 웹툰업계에서 흔치 않았던 방식이다.

대부분 웹툰은 한 권을 볼 때마다 구매를 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었다. 레진코믹스는 코인이라는 제도를 도입해 한 번 구매하면 한동안 지유롭게 웹툰을 볼 수 있게 했다.

권정혁 최고기술경영자(부사장)는 “기존 유료만화 매체들은 만화보는 방식이 불편하고 결제시스템이 복잡해 실패했다”면서 “이런 부분을 개선하자 독자들이 유료결제로 만화를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 컨텐츠에 대한 감각을 무기로 시장에 도전

한희성 대표는 다른 벤처기업 창업자와 다른 길을 걸어왔다. 대학졸업장도 없고 취업도 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레진(Lezhin)이란 필명으로 활동하던 파워블로거 출신이다. 그의 블로그는 성과 영화 등에 대한 독특한 시선이 담겨있었다. 블로그 누적방문자가 5천만 명을 넘었고 재방문율도 90%가 넘었다.

한 대표는 그 시절에 대해 “가벼운 섹스 담론, 스포츠, 내가 좋아하는 영화 이야기를 쓰되 무조건 유머러스하게 가자고 컨셉트를 잡았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당시 사업에 대한 구상을 많이 했다. 특히 구글이나 네이버 등 IT기업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매번 타이밍을 잡지 못해 IT사업에 뛰어들지 못했다는 사실을 아쉬워했다. 이런 상황에서 모바일이라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한 대표는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그는 모바일시장과 콘텐츠를 돈 내고 파는 비즈니스 모델을 결합한 사업모델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그는 처음에 ‘레진닷컴’이라는 웹진을 만들며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사업이란 동아리 활동과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레진닷컴은 만화뿐 아니라 소설, 칼럼, 스포츠 등 다양한 콘텐츠를 판매했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 뒤 생각한 것이 선택과 집중이다. 그는 사람들의 관심이 가장 높은 만화에 집중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당시 “만화와 스마트폰을 결합하면 큰 파괴력을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 뒤 전국을 돌며 작가들을 만나 설득하고 계약을 체결했다. 그 뒤 지금 그의 파트너가 된 권 부사장을 만났다. 콘텐츠에 안목이 있던 한 대표와 KAIST 출신의 유명개발자였던 권 부사장이 만나 지난해 7명으로 사업이 출발했다. 현재 직원 수는 17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레진코믹스의 유료 웹툰 성공 비결  
▲ 레진코믹스는 CJ E&M과 영화, 드라마, 게임 등의 콘텐츠를 웹툰으로 공동제작하기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이성업 레진코믹스 사업담당이사(좌)와 김영욱 CJ E&M 콘텐츠개발실 김영욱 팀장(우).<사진=레진엔터테인먼트 제공>

◆ “1년을 버텼다. 3년 뒤 크게 성공할 거다”

권 부사장은 최근 1주년을 맞는 소감에 대해 “모두 우리가 망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제 망하지 않겠다는 확신이 든다”며 “올해부터 좀 더 빠르게 확장하고 좀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뜻이다.

레진코믹스는 지금은 단순한 웹툰을 넘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와 함께 만화 콘텐츠를 개발해 이를 바탕으로 게임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권 부사장은 “엔씨소프트의 주력 콘텐츠인 리니지만해도 원작은 만화였다”며 “그만큼 탄탄하고 매력적인 세계관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만화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게임으로 만드는 것은 국내에서 우리가 가장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레진코믹스는 일본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다른 나라가 아닌 일본에서 무조선 성공해야 한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다른 국가는 일단 일본에서 성공한 이후 생각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완결된 만화를 일본어로 번역하는 중이다. 컨텐츠가 중요한 만큼 번역 역시 매우 중요한 작업이라는 것이 레진코믹스의 생각이다.

권 부사장은 “일본에서 우리 웹툰과 웹툰 플랫폼을 팔 생각"이라며 “무료로 시장에 뿌리는 것이 아니라 유료로 콘텐츠 가치를 매겨 적법하게 거래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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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
개인블로그에 일부 퍼갔는데 괜찮나요 ㅠㅠ   (2015-04-17 09:5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