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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에서 최순실 게이트 법적 책임 누가 떠안나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6-11-18 14: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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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그룹에서 최순실 게이트 법적 책임 누가 떠안나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2월21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 준공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다. <뉴시스>

삼성그룹은 다른 대기업과 달리 최순실 게이트에서 여기저기 수렁에 빠져있는데 만약 뇌물제공이라는 혐의가 적용되면 과연 누가 책임을 지게 될까?

삼성그룹은 미르와 K스포츠 지원금 출연 외에도 삼성전자의 최순실씨 모녀의 승마 지원, 최씨 조카 장시호씨 지원 등 여러 사안에서 검찰조사 대상에 올라있다.

오너경영인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이, 전문경영인으로는 장충기 사장과 박상진 사장이 검찰에서 조사를 받았다.

장충기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사장이 17일 오전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두했다. 장 사장의 소환은 삼성그룹 주요 경영진 가운데 네번째이다.

특히 미래전략실 사장이란 점에서 그 무게가 남다르다. 미래전략실은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이에 앞서 두차례 검찰조사를 받은 박상진 사장은 삼성전자 소속으로 대한승마협회장을 맡고 있어 수사대상에 올랐다.

최씨 모녀의 승마 특혜지원과 관련해 박 사장이 손발이라면 장 사장은 몸통으로 의심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검찰이 장 사장을 소환한 것은 최순실 게이트에서 거액을 건넨 의사결정이 미래전략실 차원에서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일기획 소속 스포츠단은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실소유주로 있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불법자금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이 독대를 하고 삼성그룹이 미르와 K스포츠에 거액을 낸 것은 대통령의 압박에 못 이겨 재계 차원의 대응이었다는 논리로 방어할 수 있는 공산이 크다. 미르와 K스포츠에 돈을 낸 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순실 모녀와 최씨의 조카인 장시호씨에게 거액을 지원한 일은 방어하기가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승마협회 회장사 등의 자격으로 협회 등을 지원한 일이라고 하기에는 궁색한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최순실씨나 장시호씨와 만나 지원금을 놓고 협의하는 등의 행위는 비정상적이다.

검찰이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단 사장을 소환해 조사하는 등 압박강도를 높이는 것도 이런 점을 의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최순실 게이트로 삼성그룹이 처한 상황이 여느 대기업들과 달라 보이는 이유다.

검찰수사 결과에 따라 불거진 혐의들이 범죄사실로 입증될 경우 관련자 처벌이 불가피하고 이 경우 최종 의사결정권자가 누구냐가 핵심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에서 최순실 게이트 법적 책임 누가 떠안나  
▲ 최지성 삼성미래전략실 부회장.
이 때문에 삼성그룹에서 누군가가 법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면 과연 누가 총대를 멜지 주목된다.

이런 점에서 장충기 미래전략실 사장의 소환은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장 사장은 삼성그룹의 회계와 수납을 책임지고 있고 최순실씨 지원과 관련해 의사결정의 주역이라는 말이 삼성그룹과 검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검찰이 대가성을 의심해 누군가를 사법처리하려고 할 경우 장 사장이 책임을 지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문제는 과연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삼성 미래전략실 최고책임자는 최지성 부회장이다. 최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 시절 중용됐지만 이재용 부회장 체제 들어 위상이 더욱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실상 그룹 2인자로 꼽힌다.

삼성그룹이 박근혜 정부 최대의 실세 노릇을 했던 최순실씨의 존재를 알고 경영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거액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면 최지성 부회장이나 이재용 부회장까지 보고됐고 그 선에서 최종 의사결정이 이뤄졌을 것이라는 의심이 나올 수밖에 없다.

삼성그룹이 이런 의심을 씻어내기 위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삼성그룹의 최씨 모녀 지원은 검찰수사로 그치지 않고 특검에서 다시 다뤄질 게 명확하기 때문에 삼성그룹으로서는 더욱 고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삼성그룹은 8년 전에 이미 비슷한 경험을 했다.

2008년 이건희 회장 시절에도 특검수사로 몸살을 앓았다. 특검수사로 이건희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미래전략실의 전신인 전략기획실이 해체되기도 했다.

당시 전략기획실장을 맡고 있던 이학수 전 부회장은 4차례나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고 이 과정에서 김인주 전 삼성선물 사장과 함께 모든 책임을 떠안으며 이건희 회장 등 총수일가를 방어했다.

이학수 전 부회장은 2009년 징역 2년6개월과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고 그 이듬해 광복절 사면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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