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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브랜드를 혁신한 CEO 프란치스코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4-08-13 19:3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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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톨릭 브랜드를 혁신한 CEO 프란치스코  
▲ 프란치스코 교황은 취임 1년 반 동안 가톨릭 교회 개혁을 시도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혁신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 내부의 적폐들을 없애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교황은 이제 종교지도자를 넘어 개혁의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3월 프란치스코 교황 취임 1주년을 맞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가톨릭 신자의 71%, 비신자의 56%가 교황 즉위 이후 긍정적 변화가 있다고 응답했다.

워싱턴포스트가 지난해 말 실시한 조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지지율은 92%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노력은 그만큼 인정받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프란치스코 효과’라는 제목의 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가톨릭이라는 기업의 회생에 성공한 CEO로 평가했다. 이코노미스트는 “교황은 일년 만에 가톨릭 브랜드를 개편했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성공비결로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다는 핵심역량에 집중한 것을 꼽았다. 또 이를 위해 브랜드를 재단장하고 조직을 재구성하면서 가톨릭 회생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 바티칸 개혁, 유럽중심주의에서 탈피

프란치스코 교황은 취임 직후부터 발 빠르게 바티칸 개혁에 나섰다. 그는 지난해 취임 후 한 달 동안 교황청 간부와 직원 300여 명을 직접 모두 만나 의견을 수렴했다.

그리고 지난해 4월 추기경 8명을 자문단으로 선임했다. 각 대륙별로 추기경을 한 명씩 선임했다. 바티칸 총리 주세페 베르텔로 추기경과 교황청 산하 국제기구인 카리타스 인터내셔널 총장 오스카르 마라디아 추기경도 자문단에 포함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문단을 상설화해 교회운영과 교황청 개혁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있다. 자문단의 주요 목적은 1989년 발표된 교황령 ‘착한 목자’를 검토해 개정하고 교황청의 조직구성을 개편하는 일이다. 올해 들어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자문단에 추가로 선임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해 2월 신임 추기경 임명에서도 개혁의지를 보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신규 임명한 19명의 추기경 중 절반이 넘는 10명을 비유럽권 출신으로 임명했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2012년 신임 추기경을 임명하면서 22명 중 16명을 유럽출신으로 선발한 것과 대조된다.

그동안 교황청은 유럽인 위주로 운영됐다. 전체 가톨릭 인구 중 유럽 신자의 비율은 20세기 초 70%에 육박했지만 지금은 24%까지 떨어졌다. 그런데도 교황청은 교황 선출권을 지닌 218명의 추기경 가운데 70명 이상을 로마에 거주시킬 정도로 유럽지역 편중현상이 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각 대륙별로 한 명씩 뽑아 자문단을 구성하고 추기경 가운데 비유럽국가 출신을 늘리는 것은 유럽중심주의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천 년 만에 등장한 비유럽국가 출신 교황인 만큼 유럽중심의 가톨릭문화를 타파할 것이라는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다.

  가톨릭 브랜드를 혁신한 CEO 프란치스코  
▲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은행을 개혁하고 마피아를 파문했다.

◆ 부패와 비리의 온상 바티칸 은행 손대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은 교황청의 돈줄인 바티칸은행을 손대는 데에서 시작했다.

바티칸은행은 1942년부터 교황청의 재정을 담당했는데 외부로 내역이 공개되지 않아 돈세탁과 횡령 등 자금운용에 대한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바티칸은행은 국제협약에서 벗어난 폐쇄적 운영방식으로 고객의 실명과 계좌정보를 철저히 보호했다. 이 때문에 바티칸은행이 마피아와 거래하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석달 만인 지난해 6월 바티칸은행에서 자산관리를 맡은 눈지오 스카라노 주교가 2천만 유로의 불법자금을 밀반입하고 돈세탁을 도운 일이 적발돼 체포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바티칸은행이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폐쇄 가능성까지 점쳐졌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폐쇄 대신 바티칸은행 정비를 선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6월 금융안정위원회를 설립하고 운영내역을 직접 보고 받기로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또  컨설팅그룹인 맥킨지와 KPMG에 바티칸은행의 회계감독을 위탁했다. 또 민간 전문가인 장 바티스트 드 프랑쉬 전 인베스코 CEO를 은행장으로 임명하는 파격인사를 단행했다.

프랑쉬 은행장은 “가톨릭의 윤리적 투자기준에 맞게 자산을 운용할 것”이라며 “교황이 부여한 임무완수에 2년 정도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은행과 연루된 마피아에 대해 파문선고를 하며 마피아와 전쟁에 나섰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6월 마피아의 본거지를 찾아가 “마피아는 악의 길을 숭배한다”며 “그들은 파문됐다”고 선고했다. 마피아에 대해 파문을 선고한 것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처음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마피아와 대립하자 마피아가 그를 노리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내 나이에 잃을 것이 없다”며 방탄차를 타기를 거부했다.

◆ 가톨릭 최고 스캔들, 아동성추행도 적극 대응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해 3월 가톨릭 최대의 스캔들인 아동성추행 문제에 대한 해결에 나섰다.

신임 교황 선출 전부터 가톨릭 내부의 아동성추행 문제는 교황이 해결해야 하는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2002년 보스턴의 존 지오건 신부가 무려 30년에 걸쳐 130명의 아동을 성추행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전 세계에서 사제들의 성추행 사건이 잇따라 드러나 충격을 줬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동성추행 대책위원회를 신설했다. 대책위원회는 고위성직자는 물론 사회운동가 등 외부 전문가와 평신도들을 모두 포함했다. 위원회는 성직자들의 아동성추행 근절 및 피해자 지원을 맡아서 하며 성직자 심사 등 대책 마련에 나선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대책위원회에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과 절차를 만들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달 독일, 아일랜드, 영국에서 성추행 피해자들을 세 시간 넘게 접견하며 가톨릭을 대표해 사과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동성추행은 신성모독”이라며 “사제든 아니든 이런 잘못은 용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동성추행에 대한 교회의 책임도 강조했다. 그는 “신고를 받고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지도자들의 죄도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피해자들에게 교회가 참회하고 배상해야 한다”며 교회의 책임을 외면하지 않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달 “세계 가톨릭 성직자 가운데 2%인 8천여 명이 아동성추행에 관련된 소아성애자”라고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 교황이 이런 발언을 하자 교황청은 “추기경 가운데 소아성애자는 없다”며 “정식 인터뷰가 아니다”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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