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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맏사위 3D프린터 진출, '장인 후광' 기대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4-02-11 15: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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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맏사위가 ‘3D 프린터’ 시장에 뛰어든다. 3D 프린터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지만, 정부가 미래산업으로 지정해 집중투자하는 분야인데다 향후 자동차 산업과의 관련성도 높아 '장인 후광'을 기대하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3D 프린터 업계에 따르면, 인공관절 개발업체 코렌텍이 금속 3D 프린터 회사인 인스텍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인수 지분은 35.7%이며, 인수금액은 31억9,000만원이다.


이 인수가 업계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정몽구 회장의 맏사위인 선두훈 대표가 코렌텍을 이끌고 있다는 점이다. 선 대표는 이스텍 인수를 계기로 3D 프린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정몽구 맏사위 3D프린터 진출, '장인 후광' 기대  
▲ 정몽구 회장이 코렌텍을 방문해 인공관절 등을 살펴보고 있다. <코렌텍 홈페이지>


선 대표가 3D 프린터 쪽으로 눈을 돌린 이유는 우선 3D프린터가 인공관절에 활용될 가능성이 넓기 때문이다. 3D 프린터는 의료 분야에서 가장 유용하게 사용되는 추세다. 치과에서 투명 교정기나 브릿지, 크라운, 임플란트 등에 두루 이용된다. 3D 스캐너로 스캔하여 결과물을 캐드 도면으로 만들어 3D 프린터로 제작하는 방식이다.


선 대표는 인공관절에도 이런 기술을 접목하여 ‘고객 맞춤형 수술 기기’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렌텍은 지난 해 중국 식품의약품안전처(CFDA)로부터 6개 인공고관절 제품에 대해 허가 취득을 완료했다. 인스텍과의 공동기술 개발을 추진해 중국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3D 프린터는 흔히 제조업의 ‘제3차 산업혁명’으로 일컫어진다. 지난해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제조업 재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일조할 신기술로 3D 프린터를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사물인터넷, 빅데이터와 더불어 미래 필수 산업으로 3D 프린터를 선정했다. 정부는 향후 5년간 3D프린터 산업에만 약 150억 원을 중소, 벤처기업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목되는 점은 코렌텍이 앞으로 3D 프린터의 활용범위를 넓혀 현대기아차와 협력관계를 모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선 대표도 “이번 인수를 계기로 인공관절 뿐만 아니라 우주항공, 자동차, 가전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연관 진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코렌텍은 인스텍 인수 소식과 함께 현대기아차 '후광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 9일 코렌텍 주가는 종가 대비 3.22% 오른 19,300원으로 출발하여 가격 제한폭인 21,500원까지 폭등했다.


하지만 자칫 일감 몰아주기 시비를 낳을 수도 있다. 정부는 오는 14일부터 자산총액 5조원 이상, 총수 일가가 발행주식의 30% 이상(비상장사 20%)을 소유한 대기업 계열사를 상대로 일감 몰아주기를 단속한다. 지난 달 16일 현대기아차그룹은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 합병을 통해 회사 규모를 키워 총수의 지분을 낮췄다. 현대엠코는 전체 매출액의 61%가 내부거래로 이뤄지는 대표적인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회사였다.

코렌텍은 2000년 선 대표와 현대차 계열사인 현대위아 등이 보유한 지분이 30%를 넘어서면서 현대차의 계열사로 편입됐으나, 2009년 지분율이 30% 밑으로 떨어져 다시 계열 분리됐다. 그러나 현대위아는 여전히 코렌텍의 지분을 4% 이상 보유하고 있다.


  정몽구 맏사위 3D프린터 진출, '장인 후광' 기대  
▲ 지난해 12월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3 대한민국지식재산대전'에서 관람객들이 3D 프린터를 살펴보고 있다.
물론 3D 프린터의 향후 전망을 놓고도 시각은 엇갈린다. 지난해 10월 열린 ‘제14회 세계지식포럼’에서 참석한 전문가들은 3D 프린터를 틈새시장으로 한정했다. 느린 속도, 한정된 소재, 비싼 가격 등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아직은 공장의 다른 기계장비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이다. 가능한 소재도 적어 다양한 물질 특성을 구현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개인용 3D 프린터는 수백만원, 기업용 프린터는 천만원에서 수억원이 되는 고가지만 수익성은 미비한 실정이다.

코렌텍 선 대표는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나 가톨릭대 의대에서 정형외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선친도 의사인데, 아버지의 대를 이어 의사가 됐다. 1985년 정몽구 회장의 맏딸인 정성이 현 이노션 고문과 결혼했다.  2001년 영훈의료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할 정도로 그동안 의사 본연의 업무에 충실했다. 정 회장의 둘째사위는 현대카드 정태영 사장, 셋째사위는 신성재 현대하이스코 사장이다.

선 대표는 지난 2000년 코렌텍을 창업했다. 그동안 비싼 R&D비용으로 인해 적자 행진을 계속했다. 지난 2012년에서야 16억5,700만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코렌텍은 지난해 3월 코스닥에 신규 상장했다. 코렌텍은 인공관절 시장에서 23%의 점유로 1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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