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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기후총회 핵심 안건은 '식량 안보', 농업 타격에 국제 공조 필요성 높아져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4-10-11 11: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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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기후총회 핵심 안건은 '식량 안보', 농업 타격에 국제 공조 필요성 높아져
▲ 올해 3월 덴마크 헬싱고르에서 열린 기후장관회의에 참석한 무크타르 바바예프 COP29 의장(가운데).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기후변화가 세계 농업에 미치는 피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기온 상승이 현 추세대로 진행된다면 수십 년 안에 식량난을 겪는 인구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식량난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국제적 공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어 올해 세계 기후총회에서 핵심 안건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11일 아제르뉴스와 아제르TAC 등 아제르바이잔 현지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무크타르 바바예프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 의장은 최근 세계 식량체계 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바바예프 의장은 기후주간 행사 기조연설에서 "농업과 수자원에 관련한 압박이 전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다"며 "기후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회복탄력성이 높은 식량 및 물 체계를 구축해야만 하고 여기에는 더 많은 지원금과 연구, 혁신 등이 이뤄져야만 한다"고 말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식량농업기구, 국제농업개발기금(IFAD) 등 국제기관들은 6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진행된 COP29 중간회의에서 공동으로 '2024 세계 식량 위기 보고서'를 발간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가 일으킨 극단적 가뭄과 홍수는 지난해 아프가니스탄, 미얀마, 북한, 마다가스카르 등 18개 국가에서 심각한 식량난을 촉발했으며 72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에 피해를 입혔다.

이에 주요 기관들은 COP29 기후총회에서 반드시 식량 안보 확보를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으로 COP29 주요 안건으로 예정된 '기후 재무'를 통해 식량 체계 개편을 지원하는 방안이 언급됐다.

기후 재무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마련되는 재원을 말한다. 주로 기후 피해가 크지만 자력으로 이를 해결할 여력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이나 사회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데 활용된다.

IFAD는 식량 체계 개편과 같은 대형 과제가 각국에서 개별 대응하기 어려워 국제 공조를 통해 재정을 확보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알바로 라리오 IFAD 사무총장은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이 심각해지면서 충분한 식량을 확보할 능력을 잃을 위기에 처한 수백만 명을 지원할 방법을 시급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이른 위한 비용은 연간 최대 3870억 달러(약 52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COP29 의장실에서 내년부터 시행을 예고한 대표적 기후 재무 대책인 '손실과 피해 기금' 최대 규모는 연간 1천억 달러(약 135조 원)다. 기후변화에 대응할 능력을 갖춘 식량 체계 개편에는 이보다 약 3배에 이르는 자금이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세계 기후총회 핵심 안건은 '식량 안보', 농업 타격에 국제 공조 필요성 높아져
▲ 지난달 27일(현지시각) 에콰도르 코토팍시주에 위치한 한 옥수수 농지가 가뭄으로 말라붙어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이미 기후변화에 따른 식량 체계 취약성을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졌다.

COP28 의장국 아랍에미리트는 '지속가능한 농업, 회복탄력성 높은 식량 체계, 기후 행동을 위한 선언'을 발표했고 여기에 159개 국가가 참여하기로 했다. 핵심 내용으로는 2025년부터 국가별 기후목표에 농업 분야에 관한 계획을 포함시키는 것과 전지구적 이행점검 항목에 농업을 추가하는 방안 등이 있었다.

또한 아랍에미리트는 게이츠 재단, 베이조스어스펀드 등과 합작해 5억1900만 달러(약 7천억 원)를 농업 분야 개편에 지원하기로 했으며 농업 신기술 개발을 위한 펀드 구성도 약속했다.

박민혜 세계자연기금(WWF) 한국 사무총장은 "기후총회에서 식량 얘기가 다뤄진 지는 꽤 됐지만 식량 체계 개편 문제는 기후 논의에서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분야 가운데 하나"라며 "올해는 식량과 관련된 아젠다가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학계에서 기후변화가 심화되면 식량 사정이 악화될 것이라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호주 멜버른 대학 연구진은 기후변화과 식량위기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보고서를 6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등재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기온상승을 방치하면 2050년에는 식량 생산량이 지금보다 최대 14% 감소하고 식량 위기를 겪는 인구도 약 13억6천만 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미 농업 분야 종사자들은 기후 변화에 따른 영향을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11일 중국과기망은 미국, 브라질, 중국, 호주 등 8개국 농부 2천 명을 대상으로 최근 작황과 관련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보도했다. 설문 대상자 가운데 60% 이상은 이미 작황 감소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료기업 바이엘의 작물과학 부문 사장 로그리고 산토스는 중국과기망을 통해 "이번 설문조사는 농업 분야에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는 증거"라며 "상호 협력을 통해 소규모로 경작하고 있는 농부들까지 기술 혁신 혜택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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