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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내치 대통령' 가능할까, 거침없이 소신 피력

오은하 기자 eunha@businesspost.co.kr 2016-11-03 17: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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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준 '내치 대통령' 가능할까, 거침없이 소신 피력  
▲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3일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총리직 수락 배경에 대해 입장을 밝히던 중 눈에 눈물이 고여 있다. <뉴시스>

김병준 총리후보자는 '내치 대통령'의 소신을 거침없이 내놓았다. 국무총리로서 헌법에 규정된 권한 100%를 행사할 것이라고 했다.

김병준 후보는 3일 오후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국정운영 방향을 밝혔다.

그는 박근혜 정부의 방패막이라는 지적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외쳐도 시원찮은데 왜 방패막이로 나섰냐는 질문들을 받는다"며 "국정붕괴를 보고 있기 힘들었다는 것이 내 대답"이라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 시스템이 일시 무너져 총리 지명절차에 논란이 된 점은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책임총리로서 모든 권한을 행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헌법에 명시된 총리의 권한을 100% 행사해 개각을 비롯해 모든 것을 국회와 의논할 것"이라며 "총리가 되면 상설적인 협의기구, 협의채널을 국회와 마련해서 여야 모두에게서 동력을 얻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총리의 권한을 폭넓게 해석해 경제사회정책 모두 총리의 지휘로 이끌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검찰수사와 관련해 "대통령을 포함해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며 "대통령 재임 중 형사소추를 받지 않는다는 규정을 두고 해석이 서로 다른데 나는 수사와 조사는 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만 국가 원수인 만큼 절차와 방법은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의 탈당문제를 놓고는 대통령과 여당의 문제라고 규정했다.그는 "총리가 협치구도를 잘 만들면 대통령 당적 보유문제도 완화될 것"이라며 "당적이 국정의 발목을 잡는다면 총리로서 탈당을 건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기자들과 일문일답이다. 

- 박대통령과 독대를 했나. 무슨 얘기를 나눴나.

"지난 토요일이었고 짧지않은 시간이었다. 충분히 얘기 나눌 만한 시간이었다. 대통령을 만났을 때 '경제사회정책은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다, 전부 맡겨 달라'고 했다."

- 야당이 강경하게 반대하고 있는데 국회통과 못할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왜 그렇잖겠나? 당연히 화도 나고 나에 대해 섭섭한 것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내게 복안이 뭐가 있겠나? 내가 여기 섰을 때 마음은 국정이 멈춰선 안된다는 것 단 한가지였다. 어떤 문제들은 정권말기에 회복불능으로 갈 수도 있는데 그것을 막기위해 나섰다.

그러고도 안받아들여 준다면 당연히 두말없이 수용하겠다."

- 국정교과서 등 여러 문제에서 대통령과 이견을 가지고 있는데 어떻게 조율할 건가.

"저의 생각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 국정교과서부터 보자. 역사교과서 국정화라는 게 과연 합당하겠는가? 교과서 뿐 아니라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문제 재정문제 등 여러 가지에서 이견이 있을 수 있다.

나는 내 소신을 포기할 의사가 전혀 없지만 또 한편으로는 '다르게 보는 수도 있구나' 하며 총리로서 협치를 이끌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 대통령과 총리의 뜻이 맞지 않을 때 어떻게 원만히 국정을 이끌 것인가.

"대통령과 총리 뜻이 맞아도 국정은 여전히 어려울 것이다. 대통령과 총리 두 명의 문제가 아니다. 야권도, 사회의 극단적 집단도 모두가 다 앉아서 생각을 나누어야 한다. 여야 시민단체 다 모아야 한다.

하지만 큰 뜻을 지니고 움직이면 조금씩 양보하는 협치의식이 살아나리라 본다. 대통령과 총리 생각이 달라도 여기에 여당이 들어오고 야당이 들어오고 특히 총리가 중심이 되어 국정을 하기로 했으니까 협치구도를 만들면 용해될 게 많다고 본다."

- 모두발언 때 흘린 눈물의 의미에 대해 말씀해달라.

"저도 왜 울었는지 잘 모르겠다.

참여정부때 일하면서 아무래도 걱정이 많았다. 국가에 대한 걱정, 국정에 대한 걱정. 그런데 그 때 다 못했다. 하고 싶은 것들이 좌절되고 넘어지기도 했다.

그 후 노무현 전대통령이 말씀했다. 정치로 세상을 바꾸는 시대는 지났다고. 나도 동의했다.

그래서 학교로 돌아가고 글 쓰고 그러면서도 늘 맘이 아팠다. 왜 세상이 이렇게 가고 있는 걸까. 이보다 좀 나아질 수는 없을까. 그러나 저는 무력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이런 일이 터지면서 대통령이 옳고 그르고를 떠나 우리사회 곳곳의 문제들이 드러났다. 우리가 북핵 걱정 많이 하는데 그 이전에, 우리 곳곳에 우리생활을 파괴하는 핵들이 곳곳에 있음을 느낀다.

그 무력감을 느끼던 차에 대통령께서 경제사회 중심으로 국정을 해볼 수 있겠느냐고 제안했다."

- 정진철 청와대 인사수석이 오전에 예결위에서 “내치는 총리, 외치는 대통령”이라는 이원집정부제가 우리 헌법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그분 얘기도 아마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형식적 차원일 것이다. 대통령이 결재권도 없이 가자는 건 아니지 않은가. 입법안을 내려면 대통령 서명이 있어야 할 것이고 총리가 각료제청을 해도 임명권자가 서명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야말로 이원집정부제로 법률권한까지 다 가지는 총리가 될 수는 없다는 말 아니겠는가. 나는 대통령께서 내게 경제사회정책을 일임하는 문제에 동의했다고 생각한다."

- 총리 수락이 노무현 정신에 부합한다고 보는가.

"난 부합한다고 본다. 노무현 정신이란 이쪽저쪽 자르는게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걱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최순실 사태의 본질을 어떻게 보는가.

"기본적으로 대통령권력과 보좌체계의 문제라고 본다. 이것은 국정운영 전반에 걸친 대통령 힘 행사 메커니즘에 관한 문제다. 다 문제가 있다."

- 개헌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어디까지나 국회와 국민이 주도하는 것이다. 대통령 주도 개헌은 옳지 않다.

이렇게 말했더니 어제 어떤 기자가 '대통령 생각이랑 다르네요' 하고 물었다. 내가 대통령 생각은 모르지만 내 생각은 이것이고, 이게 만약 대통령 생각과 다르다면 그럼 다른 거다.

개헌의 임기내 추진 조차도 누가 결정해야 하냐면 대통령이 아니라 국회가 결정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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