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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경제정책 지휘자 됐지만 갈 길은 구만리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6-11-02 15: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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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룡, 경제정책 지휘자 됐지만 갈 길은 구만리  
▲ 임종룡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가운데)가 2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장으로 걸어가고 있다. <뉴시스>

임종룡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가 박근혜 정부 말기에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됐다.

임 내정자는 금융위원장으로 경제부총리 대신 그동안 금융개혁과 기업구조조정 등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왔는데 이런 점이 이번 경제부총리 발탁에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정부가 급속하게 레임덕에 빠져들고 있는 만큼 동력을 상실하고 충실한 관리자의 역할에 머물 가능성도 높다.

임 내정자가 2일 경제부총리로 발탁된 데는 박근혜 정부가 강력히 추진하는 노동, 공공, 금융, 교육 등 이른바 4대 구조개편을 차질없이 마무리해야 한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

임 내정자도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4대 구조개편은 한국 경제의 생존과 성장능력 확충을 위해 반드시 이뤄야 하는 만큼 일관성 있게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임 내정자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아래에서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을 사실상 진두지휘했다. 가계부채 문제와 부동산시장의 불안 등 시급한 경제현안도 주도적으로 챙겼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결정이나 금융공공기관의 성과연봉제 도입도 강하게 밀어붙여 강력한 추진력을 보여줬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 내정자는 과거 온건한 조정자로 알려졌는데 금융위원장이 된 뒤 정책을 강력히 밀어붙이는 모습으로 바뀌었다”며 “박 대통령이 경제로 정책국면을 전환해 위기를 돌파하는 차원에서 기존의 경제정책을 잘 알고 적극성도 갖춘 임 내정자를 선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임 내정자가 직면한 경제현실은 만만치 않다.

내수와 수출은 동반부진에 빠졌있고 제조업 역시 갤럭시노트7의 발화사태와 자동차 파업사태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가계부채는 연말에 130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구조조정의 영향으로 실업률도 최근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문제는 이런 난제들을 해결할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최순실 게이트 이후 박근혜 정부는 각종 정책을 추진할 동력을 사실상 상실했다. 관료들은 일을 손에서 놓고 몸을 사리는 데 몰두하고 있다. 정부가 정책추진의 방패막이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이 현실로 등장하는 순간 정부 주도의 경제정책은 힘을 잃게 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더욱이 임 내정자는 여당의 도움을 받기도 쉽지 않다. 여소야대 국회인데다 새누리당은 최순실 게이트 사건으로 분열이 가속화하고 있다. 또 최순실 게이트가 수습되더라도 대선정국으로 급속하게 넘어가게 되는 점도 임 내정자로서는 경제정책을 밀어붙이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임 내정자가 다음 정부에 각종 경제현안을 넘겨주는 충실한 관리자로 역할이 제한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로 정부가 발표한 조선해운업 경쟁력 방안에서 모든 과제를 다음 정부에 넘긴 점이 이를 그대로 보여준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 내정자가 해결해야 하는 과제는 많은데 국민의 신뢰를 얻기 힘든 상황”이라며 “정책 실행을 뒷받침할 정부의 힘이 빠져있고 선임 과정부터 야당의 반대도 심각해 임 내정자가 주체적으로 나서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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