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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2인자' 황은연,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으로 곤혹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6-11-01 14: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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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에서 2인자그룹으로 꼽히는 황은연 사장이 박근혜 정부와 깊숙하게 관계를 맺고 있다는 의혹이 계속 제기돼 곤혹스런 처지에 몰리고 있다.

올해 초 황 사장이 정치권 실세의 입김대로 포스코 인사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이어 최근 최순실 게이트에도 이름이 오르고 있다.

  '포스코 2인자' 황은연,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으로 곤혹  
▲ 황은연 포스코 사장.
황 사장은 차기 포스코 회장을 놓고 유력한 후보로도 거명되는데 이런 의혹들이 앞으로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1일 포스코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JTBC가 10월31일 최순실씨 소유로 추정되는 ‘더블루K’와 포스코나 배드민텀팀 창단을 두고 논의한 사실을 보도한 뒤 최순실 게이트에 포스코가 다시 수사대상에 오를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포스코는 “포스코특수강 소속 배드민턴팀이 지난해 세아그룹에 인수되면서 해체위기에 놓이자 여러 곳에서 팀 인수나 재창단을 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더블루K도 그 중 하나였으나 요청을 들어주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배드민턴팀 창단요청을 받아들였느냐의 문제보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황은연 사장실 관계자, 상무, 그룹장 등 포스코 최고위 경영진실에서 더블루K의 조성민 전 대표와 스마트폰 문자를 주고 받았다는 사실이다.

JTBC보도를 통해 확인된 문자 내용은 국내 철강업계 1위인 포스코의 상무가 존재도 미약한 회사의 대표에게 보낸 문자치고는 지나치게 저자세로 일관됐다.

황 사장 비서실 측 관계자는 "포스코 황은연 사장실입니다. 내일 2/25(목) 10:30 내방, 포스코센터 2층에서 안내 받으시면 됩니다"고 문자를 보낸 것으로 돼 있다.

A상무는 조 전 대표에게 "어제 말씀드린 대로 대표님께서 여건이 되신다면 이번주 금요일 오후에 찾아뵐까 합니다"라거나 “대표님, 오늘 오후 1시30분 경에 청담동 **빌딩 4층으로 찾아뵙겠습니다"라고 했다.

포스코의 고위 경영진이 나서서 최순실씨 측근과 논의를 했다는 사실도 이례적인 일이지만 문자에는 양측의 ‘갑을’ 혹은 ‘주종’ 관계를 의심하게 할만한 정황이 충분하게 담긴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홍보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포스코 홍보실의 또 다른 관계자는 "논의를 한 것이 아니라 요청이 들어와 정중하게 거절한 것"이라며 "포스코 경영진들이 이번 사안에 연루됐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번 일로 포스코에서 대관업무를 담당했던 정민우 전 대외협력실 팀장이 올해 2월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무능한 권오준 회장과 정치색이 강한 황은연 사장이 포스코를 벼랑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던 사건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당시 정 전 팀장은 권 회장과 황 사장이 권력다툼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하며 경영진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포스코는 그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했고 면직 처분을 내렸다. 그 뒤 정 전 팀장은 한달 넘게 1인 시위를 벌이고 포스코 경영진과 관련된 비리를 담은 투서를 청와대 민정수석실 등에 보냈다.

그는 포스코가 2월 실시한 임원인사와 관련해 "권 회장이 정치권의 주문대로 인사를 실시해야 했고 정치권 실세의 배후에 황 사장이 있다"며 "결국 권 회장이 황 사장의 뜻대로 인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권오준 회장의 임기 마지막 해인 올해 들어 포스코 내부에서 차기 회장 자리를 놓고 암투가 벌어지고 있다는 말은 계속 나왔다.

정 전 팀장은 권 회장이 포스코 내부에서 ‘식물회장’에 불과하며 황 사장이 실질적 권력을 행사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는데 이런 일이 사실이라면 황 사장이 그렇게 할 수 있는 배경에는 박근혜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었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2인자' 황은연,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으로 곤혹  
▲ 권오준 포스코 회장.
권 회장은 박근혜 정부 들어 회장에 취임한 뒤 이명박 정부의 후광을 입은 정준양 전 회장 시절 인사들을 대폭 물갈이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포스코 임원 78명 가운데 권 회장 취임 전부터 재직했던 임원은 20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권 회장 체제에서 새로 등용된 측근인사로 이영훈 부사장과 김학동 부사장, 장인화 부사장 등이 꼽힌다. 이 부사장과 김 부사장은 권 회장과 서울대 동문 사이다.

포스코 차기 회장을 놓고 내부에서 권 회장을 비롯해 김진일 사장(철강생산본부장)과 황은연 사장(경영지원본부장)이 경쟁할 것이라는 말은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김 사장은 권 회장과 같은 서울대 출신이지만 2014년 권 회장과 경쟁에서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김 사장은 사내 등기이사에 올라있으며 권 회장과 함께 나란히 대표이사를 맡고 있기도 하다.

황 사장은 2014년부터 2015년 포스코에너지 사장을 역임한 비등기 임원이다. 황 사장은 성균관대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중용된 성균관대 인맥으로 꼽힌다. 정홍원 전 총리, 황교안 총리와 법대 동문이다. 이 때문에 황 사장이 포스코와 청와대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는 추측이 무성하게 나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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