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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경영' 강화하는 장영신 애경 회장

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 2014-02-10 17:5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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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신 회장이 이끄는 애경그룹의 '가족경영체제'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장 회장의 큰며느리까지 나서 지주사의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주가상승에 배당금, 자회사 수익까지 오너들의 주머니가 더욱 불룩해지고 있다.


  '가족경영' 강화하는 장영신 애경 회장  
▲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
10일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에 따르면, 장 회장의 큰며느리인 홍미경 몽인아트센터 관장이 지난 해 10월부터 지난 1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AK홀딩스 주식 1,020주를 사들였다. 이로써 홍 관장은 0.01%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AK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장 회장의 장남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17.37%)이다. 채 총괄부회장의 지분율에 더해 장 회장(9.27%)과 차남 채동석 부회장(10.05%), 삼남 채승석 애경개발 사장(8.93%), 딸 채은정 애경개발 부사장(4.15%) 등 오너일가의 지분율은 50%에 이른다. 여기에 오너일가의 사기업으로 분류되는 애경유지공업(10.23%)과 애경개발(9.66%) 지분까지 더하면 AK홀딩스에 대한 오너일가의 실제적 지배력은 70%에 육박하게 된다.


홍 관장은 1982년 성균관대 미술교육과 재학 중 동문인 채 총괄부회장과 결혼했다. 2006년부터 장 회장의 남편 고 채몽인 애경그룹 창업주의 이름을 딴 몽인아트센터 관장을 맡고 있다.


홍 관장의 AK홀딩스 주식 매입은 남편 채 총괄부회장이 애경그룹을 완벽히 장악할 수 있도록 하는 ‘경영 내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기준 계열사 주식자산의 80% 가량을 자식들에게 물려주었는데 이 중 33%가 채 총괄부회장의 몫으로 승계됐다. 이는 채 총괄부회장이 다른 형제들에 비해 10% 정도 더 많이 물려받은 것으로 향후 승계분쟁 가능성은 낮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채 총괄부사장이 그룹을 완벽하게 장악한 수준은 아니다.


홍 관장이 그룹 경영에 참여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홍 관장의 경영 참여설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3월 백화점 AK플라자를 운영하는 AK에스앤디가 사업 목적에 예술품과 골동품 소매업을 추가하면서 이미 나왔다.


홍 관장이 지분을 늘린 AK홀딩스는 지난해 9월 애경유화에서 분할돼 지주사로 전환했다. 지주사 전환 당시 주가가 67.88% 상승하고 자회사들의 실적호조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배당금 수입 및 주식 평가액 등 오너 일가들은 쏠쏠한 재미를 봤다. AK홀딩스의 지난 3분기 매출액은 6,654억원, 영업이익은 38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각각 20.0%, 93.4% 늘어났다.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오너 일가 잇속 챙기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가족경영' 강화하는 장영신 애경 회장  
▲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AK홀딩스 지주사 전환 당시 애경개발이 AK홀딩스에 애경유화 주식 24만7,000주를 현물투자 방식으로 투자했다. 애경개발은 이 거래 덕분에 순이익 110억3,588만원을 기록하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애경개발은 2012년 213억 순손실을 냈다. 애경개발 지분 중 68.54%는 오너일가의 보유분이며, 나머지 31.26%는 애경유지공업이 보유하고 있다. 또 애경유지공업은 오너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사기업이다.


애경그룹의 ‘가족경영’이 심화되면서 그룹사로서 모양새는 빠지고 있다. 애경그룹은 창립 60주년을 맞아 ‘종합그룹’으로 도약을 꾀하고 있지만, 이런 가족경영의 틀은 아무래도 오점이다.


애경그룹은 최근 프리미엄 식품 브랜드인 ‘헬스앤’을 선보이면서 식품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1966년 주방세제 ‘트리오’를 출시하면서 세제 전문 기업으로 첫발을 내딪었던 애경그룹은 화학부문, 생활•항공, 유통•부동산부문으로 사업을 다각화했고, 이제 식품사업까지 진출하면서 ‘종합그룹’으로 발돋움하는 중이다.


애경그룹은 지주사 AK홀딩스를 중심으로 국내 36개사, 해외 8개사 등 44개사를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이 가운데 AK홀딩스와 애경유화, 네오팜 등 3개사만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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