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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3세들은 왜 모터스포츠 경쟁하나

이민재 기자 betterfree@businesspost.co.kr 2014-08-10 08:5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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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어 3세들은 왜 모터스포츠 경쟁하나  
▲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과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

조현범(43) 한국타이어 사장과 박세창(40) 금호타이어 부사장은 국내 타이어업계 1, 2위를 다투는 타이어회사의 3세 경영인이다.

조 사장은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차남이고 박 부사장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서로 경쟁관계에 있지만 조 사장과 박 부사장은 오랫동안 친한 형 동생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조 사장은 지난해 9월 열린 ‘한국타이어 2013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박 부사장과 사석에서 자주 만나 식사도 함께 한다”고 말했다.

그런 두 사람의 공통의 관심사는 바로 모터스포츠다. 조 사장과 박 부사장은 지난 4월20일 강원도 태백 레이싱파크에서 열린 ‘2014 CJ 헬로모바일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개막전에 참석했다. 재계의 소문난 모터스포츠 마니아로 알려진 두 사람은 이날 경기가 끝날 때까지 현장을 지켰다.

국내 타이어업계를 이끌 차기주자인 조 사장과 박 부사장의 경쟁이 타이어시장을 넘어 레이싱 서킷에서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 조현범과 박세창의 모터스포츠 경쟁

조 사장은 박 부사장보다 먼저 모터스포츠에 뛰어들었다.

한국타이어의 자회사로 자동차 배터리 전문기업인 아트라스BX는 2010년 4월 레이싱팀을 창단했다. 아트라스BX는 한국타이어로부터 후원받으며 한국타이어의 레이싱 전용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다.

조 사장은 2011년 7월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KSF)’이 열린 태백 레이싱파크를 전격 방문했다. 조 사장은 아트라스BX팀 드라이버들과 한국타이어 연구팀 등을 격려하며 레이싱에 대한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박 부사장도 자체 레이싱팀을 만들며 경쟁에 맞불을 놨다. 박 부사장은 지난 3월 금호타이어의 레이싱용 타이어 이름을 딴 ‘엑스타 레이싱팀’을 창단했다. 박 부사장은 가수 겸 방송인으로 유명한 김진표씨를 감독 겸 선수로 영입하며 조 사장의 아트라스BX팀과 정면대결을 선언했다.

박 부사장은 “국내 타이어업체 중에서 우리처럼 기술력에 기반을 둔 모터스포츠팀을 보유한 곳은 없다”며 “팀 창단이 늦었지만 금호타이어의 기술력을 널리 알릴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승부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치열하다.

조 사장이 먼저 웃었다. 아트라스BX팀은 지난 5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14 CJ 헬로모바일 슈퍼레이스’ 슈퍼6000 클래스 2라운드 결선에서 1위와 2위를 모두 석권했다. 슈퍼레이스는 국내 최고 권위의 레이싱 대회로 슈퍼6000 클래스는 대회 최상위 종목이다.

박 부사장도 지난 06월 열린 3라운드에서 곧바로 반격했다. 금호타이어가 후원하는 엑스타팀 선수가 3라운드 결승에서 1위를 차지했다. 금호타이어 제품을 장착한 CJ레이싱팀 선수 두 명도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다. 사실상 금호타이어가 시상대를 점거한 셈이다.

◆ 타이어 기술 경쟁의 장, 모터스포츠

“타이어의 기술력은 모터스포츠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이 때문에 타이어 브랜드의 팀을 창단한다는 것은 그만큼 기술력을 갖췄다는 뜻이다.”

박 부사장은 엑스타팀 창단식에서 레이싱팀을 창단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타이어는 자동차의 안전과 성능을 좌우하는 기본 요소다. 자동차가 아무리 좋은 성능의 엔진을 장착했다고 해도 타이어가 좋지 않으면 제 속도를 내기 어렵다. 또 곡선 주로에서 밀려나는 것을 방지하는 것과 제동거리를 단축하는 것도 타이어에 달려있다.

이러한 중요성을 지닌 타이어의 성능을 극한의 상황에서 시험할 수 있는 무대가 바로 모터스포츠 대회다.

국내 타이어업계의 한 관계자는 “레이싱은 최악의 조건에서 타이어를 테스트할 수 있는 기회”라며 “각 타이어회사의 연구원들은 레이싱 현장에 나가 타이어의 온도와 마모도 등을 확인해 제품개발에 반영한다”고 말했다.

세계 3대 타이어업체로 불리는 브리지스톤과 미쉐린, 굿이어가 세계 최고 자동차 경주 대회인 F1을 꾸준히 후원하는 것도 기술과 제품개발에 필요한 데이터를 얻으려는 측면이 강하다.

박 부사장의 말처럼 타이어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면 함부로 모터스포츠 대회에 참가하거나 후원하기 어렵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세계적 타이어업체로 인정받기 위해 해외 모터스포츠 대회에도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

두 업체는 각각 지난 6월과 3월 독일 뉘르부르크링 레이스에 참여했다. 뉘르부르크링 서킷은 코스 난이도가 높아 ‘녹색지옥’으로 불리며 프랑스의 ‘르망24시’, 벨기에의 ‘SPA24시’와 함께 세계 3대 내구 레이스로 꼽힌다.

  타이어 3세들은 왜 모터스포츠 경쟁하나  
▲ 지난 3월26일 금호타이어는 '엑스타 레이싱팀'이라는 자체 모터스포츠 팀을 창단했다. 왼쪽에서 두 번째가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 <사진=금호타이어>

◆ 타이어 매출의 효자 초고성능 타이어

 
타이어업체들에게 모터스포츠 대회는 일반 타이어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초고성능(UHP, Ultra High Performance) 타이어를 홍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UHP 타이어는 과거 ‘광폭타이어’로 불리던 고성능(HP, High Performance) 타이어보다 한 단계 진화했다. 일반적으로 타이어 림 직경이 16인치 이상에 편평비(타이어 높이를 타이어 폭으로 나누어 백분율로 표시한 값) 55시리즈 이하인 타이어를 UHP 타이어라고 부른다.

UHP 타이어는 일반 타이어보다 승차감은 다소 떨어지지만 지면과 맞닿는 부분이 넓어 고속주행에 유리하다. 또 지면과 맞닿는 부분이 넓어 제동력이 뛰어나고 주행 안정성도 높다.

현재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각각 ‘벤투스’와 ‘엑스타’라는 UHP 타이어 브랜드를 출시하고 있다. 가격은 평균 20만~50만 원대로 일반 타이어보다 약 20~30% 이상 비싸다.

UHP 타이어는 타이어업체에게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매출액 7조600억 원에 영업이익 1조310억 원을 기록하며 국내 타이어 업계 중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이는 UHP 타이어 매출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지난해 UHP 타이어 매출액은 1조7300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24.5%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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