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계기업 구조조정과 신산업 투자 등의 구조개편을 더욱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장병화 한국은행 부총재는 28일 서울 고려대학교 국제관에서 ‘성장잠재력과 거시정책’을 주제로 열린 국제콘퍼런스 개회사에서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나려면 거시경제정책을 완화적으로 펼치는 것 못지않게 구조개편을 통한 성장잠재력을 배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
|
|
▲ 장병화 한국은행 부총재. |
그는 “글로벌 각국의 정부와 중앙은행이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정책을 운용할 여력이 크게 줄어들었다”며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계속 확대한 탓에 추가적인 완화여력이 적고 완화정책을 장기간 유지해 금융불균형과 재정건전성 악화 등의 위험성도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거시정책을 더욱 확대할 여력이 없는 상태에서 성장잠재력을 떨어뜨리는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려면 구조를 개편하는 데 속도를 더욱 내야 한다고 장 부총재는 강조했다.
국제연합(UN)이 186개 국가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2015년 기준으로 출산률 1.24(184위)에 머물렀다. 인구고령화 속도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국가들 가운데 가장 빠르다.
장 부총재는 “저출산과 고령화는 수요와 공급 양쪽에서 지속적이고 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일자리, 주거, 교육 등 여러 분야와 연계된 사안인 만큼 다양한 대책이 더욱 체계적이고 상호보완적으로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구조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고용과 소득의 감소, 경제심리 위축 등이 나타나 경기회복을 단기적으로 방해할 수 있다고 장 부총재는 바라봤다. 이 현상이 경기부진과 겹쳐 구조개편의 추진동력을 떨어뜨리면 성장잠재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장 부총재는 “최근 한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은 3% 정도로 대외경제 여건이나 주요 국가들의 성장률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며 "하지만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이 치유되지 못한 상황에서 성장잠재력만 계속 나빠지고 있는 점은 매우 우려된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