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갤럭시 마스터’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이 2025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노태문 사장은 애플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수익성 개선, 폴더블폰 성공을 동시에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갈수록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의 경쟁력이 중요해지고 있어 하반기 AI 폴더블폰의 흥행으로 삼성전자의 새로운 비전을 보여줘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12일 삼성전자 분기보고서를 살펴보면 노태문 사장은 임기 만료일이 2025년 3월15일로 7개월 정도밖에 임기가 남지 않았다.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들의 공식 임기는 3년이다.

노 사장은 2020년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에 처음 올랐다. 2022년 3월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는 당시 ‘게임최적화서비스(GOS)’ 논란에도 불구하고 97.96%의 압도적 찬성율로 사내이사에 선임되면서 연임에 성공했다.

노 사장은  실적으로 탁월한 경영능력을 입증해왔다.

2019년 9조2700억 원 수준이었던 삼성전자 MX사업부(네트워크 포함)의 영업이익은 노태문 사장이 사업부장으로 취임한 2020년 11조4700억 원으로 증가했고 2021년에는 13조6500억 원을 달성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침체기였던 2022년에는 영업이익 11조3800억 원으로 다소 역성장했다. 하지만 2023년 13조1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3% 반등하는 데 성공하며 위기관리에 노태문 사장의 능력이 돋보이는 계기가 됐다.
  노 사장은 2023년 삼성전자에서 한종희 부회장 다음 두 번째로 많은 48억2400만 원의 상여를 받았다.

삼성전자는 노 사장의 상여금 책정 기준과 관련해 “MX사업부가 매출 108조6천억 원을 달성한 점과 선제적인 미래시장 대응으로 성장 기반을 마련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MX사업부의 실적이 다소 악화되고 있다.

MX사업부는 올해 상반기에는 약 5조74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는 2023년 상반기 6조9800억 원 대비 18% 감소한 수치다.

모바일 프로세서 등 주요 스마트폰 부품가격 인상의 영향을 피하지 못한 데다 스마트폰  평균판매단가(ASP)도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스마트폰 평균판매단가는 279달러(약 38만 원)로 지난해 2분기 325달러에서 대폭 떨어졌다. 이는 같은 기간 애플의 평균판매단가 859달러는 물론 글로벌 스마트폰업체 평균 325달러에도 못 미미치는 수치다.

스마트폰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스마트폰 부품가격이 급등하면서 중저가 모델로는 더욱 마진을 남기기 어려운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게다가 이미 삼성 갤럭시와 중국 스마트폰의 평균판매단가 차이도 예전보다 훨씬 좁혀졌다”고 말했다.

갤럭시의 ASP 하락은 수익성 문제를 넘어 중국 업체들과 차별성이 흐려졌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노태문 사장에게 갤럭시의 ‘제품 차별성 강화’는 미래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반드시 달성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노태문 사장은 지난 7월에 공개한 세계 최초 인공지능(AI) 폴더블폰인 갤럭시Z폴드·플립6을 통해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새로운 길을 찾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이 폴더블폰에 적용된 서클 투 서치, 실시간 통역, 자동 줌 기능을 체험하면서 ‘갤럭시 AI 생태계’에 자연스럽게 들어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최상위 후원사로 이번 파리올림픽에서도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다.

파리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에게 갤럭시Z플립6 1만7천 대를 배포했는데 이번에는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선수들이 시상대에서 플립6를 활용한 셀프 카메라를 찍을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더블폰+AI' 기능을 활용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전 세계에 생중계한 것이다.

이르면 올해 10월에는 갤럭시Z폴드6 슬림을 출시하며 폴더블폰 대중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폴더블폰과 같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실적을 끌어올리는 업셀링(더 비싼 상품 구매 유도)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하반기 AI 폴더블폰의 흥행 전망은 밝은 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의 AI는 실시간 번역, 폴더블 최적화 등 유저와 상호작용이 핵심인 부분에서 크게 도약했다”며 “갤럭시Z플립·폴드6은 전작 대비 30%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태문 사장은 AI 스마트폰이 삼성전자에 새로운 비전이 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노 사장은 미국 CNBC와 최근 인터뷰에서 “갤럭시 AI가 새로운 제품 구매에 대한 강력한 동기와 추진력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등장했을 때는 소수의 사람만 사용했지만 점차 더 많은 사람이 이용하게 됐다"며 "모바일 AI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