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중소형과 대형 올레드패널에 투자를 확대하며 기존의 LCD패널 생산시설도 올레드로 전환하는 등 체질개선작업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중화권 디스플레이업체들이 점점 영향력을 강화하며 LCD 업황개선에도 LG디스플레이의 실적개선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사업구조 전환을 앞당기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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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
김상돈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 전무는 26일 실적발표회에서 “올해 올레드 투자비중이 50% 정도였다면 내년에는 70% 정도가 될 것”이라며 “중소형 올레드패널 생산투자를 기존 계획보다 늘리겠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매출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LCD패널에 의존을 낮추고 올레드TV패널과 중소형 플렉서블 올레드패널을 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한 체질개선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글로벌에서 TV 수요가 회복되며 LCD패널 업황이 개선되자 LG디스플레이가 올레드패널 전환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LCD패널 수요증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실적개선에 더 크게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상범 부회장은 당장의 실적개선보다 안정적인 중장기적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LG디스플레이의 미래에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 전무는 “현재 연간 LCD패널 5만 장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내년에 올레드TV패널 생산시설로 전환할 것”이라며 “중국의 추격에 대응해 고수익성패널 생산에 집중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과 대만 디스플레이업체들은 LCD패널 생산시설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2018년부터 신규공장이 잇따라 가동을 시작하면 공급과잉이 극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3분기에 영업이익 3230억 원을 냈는데 지난해 3분기보다 3% 줄었다. 장기간 하락세를 겪던 LCD패널 평균가격이 하반기부터 상승세에 접어들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BOE와 차이나스타, AUO와 이노룩스 등 중화권업체들이 LCD TV패널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며 가격상승에 따른 수혜를 대부분 독점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LG디스플레이가 LCD 출하량을 줄이고 수익성이 높은 대형패널 생산에 집중하며 이런 추세는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김 전무는 “중국업체들은 곧 50인치 이상 대형패널의 생산량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레드와 8K급 고화질 TV패널을 앞세워 기술격차를 벌리며 승부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중화권업체들이 디스플레이 기술력에서 뒤지는데다 LCD패널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어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패널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시장우위를 지킬 가능성이 높다.
LG디스플레이는 LCD패널 시장지배력 약화로 겪는 어려움을 올레드TV패널 판매확대와 중소형 올레드패널의 매출처 다변화로 극복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김 전무는 “올레드사업에서 자동차와 가상현실기기, 조명 등 다양한 분야의 진출기회를 마련하고 있다”며 “대형 올레드TV패널의 출하비중도 현재 10% 수준에서 점점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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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 TV패널과 중소형패널. |
한 부회장은 최근 파주의 플렉서블 올레드패널 생산라인에 2조 원을 투자한데 이어 올레드분야에 모두 10조 원 가까운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사업구조전환이 가속화되며 투자시기가 앞당겨지거나 투자규모가 늘어날 공산이 크다.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패널 투자성과는 이르면 내년 실적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전망됐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게임기기와 고화질 콘텐츠의 보급확대로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TV패널이 점점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올레드TV패널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소형 올레드패널 역시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보급확대로 공급부족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샤오미에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올레드패널 생산투자 성과로 내년에 영업이익 1조6340억 원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실적을 달성하면 2010년 이후 7년만의 최대 영업이익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