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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미국 대선 사퇴하고 해리스 부통령 등판하나, 한국 기업에도 영향 촉각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4-07-04 16:2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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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미국 대선 사퇴하고 해리스 부통령 등판하나, 한국 기업에도 영향 촉각
▲ 카말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대신해 대선 후보로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이 더욱 유력하게 나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연말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하고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에 갈수록 힘이 실리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친환경 산업 지원 등 정책에 맞춰 미국에 대규모 시설 투자를 벌인 한국 기업들로서는 미국 대선 판도 변화에 촉각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워싱턴포스트는 4일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해리스 부통령을 대선 출마에 가장 적합한 대안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 연임을 두고 의문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당인 민주당 내부에서 높아지고 있다. 최근 진행된 TV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매우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민주당 상원 및 하원의원들이 이미 바이든 대통령 사퇴를 기정사실처럼 언급하며 공개적으로 해리스 부통령의 출마를 지지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CNN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은 오차범위 이내에서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후보 사퇴설을 일축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민주당 지지층의 여론 악화와 여당 의원들의 압박을 이겨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는 “해리스 부통령의 출마는 바이든 대통령을 향한 지지율이 낮아진 여성과 젊은 세대, 흑인 유권자들의 관심을 민주당으로 되돌리는 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해리스 부통령이 첫 유색인종 부통령으로 상징성을 띠고 있는 만큼 다른 후보가 바이든 대통령의 대안으로 부각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나이가 78세, 바이든 대통령이 81세인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59세로 변화를 상징하는 인물이라는 점을 앞세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는 별도 기사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 관계자들도 이미 해리스 부통령의 출마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책을 갖춰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직접 자신의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에서 사퇴할 것”이라며 “이건 해리스 부통령을 상대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CNN 설문조사 결과와 같이 해리스 부통령의 출마가 지지율 상승에 기여한다면 이는 민주당에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대선을 약 4개월 남겨둔 상황에서 후보를 교체하는 것은 상당한 혼란을 일으킬 수 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안고 있던 약점을 대부분 털어버릴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로이터와 입소스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대선 출마를 가정할 때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오차범위 안인 1%포인트 이내로 따라잡았다.
 
바이든 미국 대선 사퇴하고 해리스 부통령 등판하나, 한국 기업에도 영향 촉각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월스트리트저널 계열 투자전문지 마켓워치는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 바이든 대통령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정책적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금융 또는 유통 분야와 관련한 규제, 복지나 인권과 관련한 사안 등에는 다소 차이를 보이겠지만 대부분의 정책은 바이든 정부와 일치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특히 바이든 정부가 가장 중요하게 앞세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친환경 산업 육성 정책과 반도체 지원법(CHIPS Act)도 큰 변화를 나타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책 조사기관 BTIG는 마켓워치를 통해 “해리스 정부가 들어선다면 이는 사실상 바이든 정부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밀려나는 것은 건강과 역량 문제일 뿐 정책 때문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해리스 정부의 외교정책 역시 중동 문제를 제외한다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패배하는 것은 현재 미국 정부의 지원을 고려해 현지 공장을 설립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여겨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산업 지원 정책을 대폭 축소하거나 폐지할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 전기차 공장을 신설하는 현대자동차그룹과 배터리 생산공장을 투자한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및 태양광 제품 공장을 운영하는 한화큐셀 등이 정책 변화 가능성의 영향권에 놓여 있다.

삼성전자 역시 미국에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을 신설하며 정부 지원을 약속받은 만큼 정권 교체 뒤 정책 변화 가능성에 촉각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출마하며 민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결국 한국 기업들에도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가능성이 불투명하고 해리스 부통령이 실제로 더 높은 지지를 받을지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당분간 불확실한 상황은 지속될 공산이 크다.

워싱턴포스트는 “여전히 민주당 내부에는 좀 더 진보적 성향인 해리스 부통령의 출마에 회의적 시선이 남아 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더욱 거센 공세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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